TYPICA GUIDE
ABOUT US COFFEE 사와노이 야스나리

ABOUT US COFFEE

사와노이 야스나리

'찾는 이의 가슴을 울리고 싶다' 가게 주인이 표현하는, 여기밖에 없는 다양성

한 잔의 커피를 마신 후, 마음이 움직여 커피를 통해 인생의 분기점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일본의 오래된 도시 교토에 가게를 차려 스페셜티 커피를 제공하는 ‘ABOUT US COFFEE’는 방문객의 가슴에 무언가를 울린다. ‘그 무언가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기 때문에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가게 주인 사와노이 야스나리 씨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존칭 생략

계기는 커피가 아니어도 좋아

교토 후시미이나리의 옛 거리에 있는, 마치 블랙 슈트를 입은 신사와 같은 건물. 영문자를 세로로 쓴 ‘ABOUT US COFFEE’의 흰 글씨는 예술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무언가 세련되고, 가슴 설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장소임에 틀림없다’ 라는 직감을 자극하여, 발길을 멈추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 가게 안에는 흰색을 듬뿍 사용한 공간이 펼쳐져 있다.

「흰색은 캔버스, 검은색은 액자같은 느낌이에요. 거기에 있는 스태프나, 손님, 상품이, 색채를 더해 가는 가게로 만들고 싶어서, 모노톤으로 시크한 분위기를 추구했습니다. 당돌한 디자인으로 꾸민 덕분에, 젊은 분들도 많이 와 주시는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사실 교토라는 고장의 특성상, 관광차 오신 분이나 외국인들도 방문하길 바랐는데 오픈한지 반년만에 코로나 사태가 일어나버렸어요.」

그렇게 말하면서 가볍게 미소를 짓는 사와노이씨도 물론, 이 캔버스에 색채를 입히는 한 사람이다. 그는 정장을 입는 날이 있는가 하면 후드티처럼 캐주얼한 스타일을 선택하는 날도 있다고 한다.

「손님이 어디까지나 주역이기 때문에, 제가 입는 옷 색깔에는 신경을 많이 쓰지만 굳이 옷차림에 규칙까지 정할 정도는 아니에요. 스태프의 옷차림의 다양함 조차도, 가게의 색조 중 하나가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가게에 와주시는 손님들은, 다양한 계기가 있을 거에요. 스페셜티 커피가 궁금해서 와주시는 분들도 있고, 가게의 인테리어와 분위기에 이끌려서 와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가게에서 가슴을 울리는 커피 한 잔과 만날 수 있게 하는 것이에요. 많은 분들에게 그 체험을 전달해 드리고 싶기 때문에, 사람을 끌어들이는 인테리어를 고집했습니다.」

Spacer

커피 업계의 경험 없이 바로 가게를 차리다

‘여러 사람이, 다양한 계기로 가게에 와서, 커피를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 라고 말하는 사와노이씨의 생각의 근원에 있는 것은, 학창시절에 품고 있던 커피에 대한 울렁증이다.

「당시의 저에게 있어서의 커피란, 시험 기간의 졸음을 쫓아주는 음료였어요. 물론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고 있었지요. 대학생이 되고 나서 카페에 가는 일도 많아졌지만, 단지 세련된 공간을 즐기기 위함이었고, 커피의 매력은 그때까지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런 제가 정성이 담긴 한 잔의 커피를 마시고 충격을 받은 것은, 사회인이 되고 나서였어요. 커피가 그렇게까지 프루티한지는 처음 알았어요.」

그 이후로 사와노이씨는 커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런데, 가게를 차리기 전에 커피업계에서 일해본 적은 한번도 없다고 한다.

「오픈 당시, 나이는 이미 서른 살이였어요. 어디선가 커피를 배워 나가는 것 보다, 차라리 제 가게를 열어서 목표를 달성해나가는게 지름길이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불안했었습니다. 하지만 연수 기간에는 맡을 수 있는 일의 범위가 꽤 좁잖아요. 그보다는 커피 가게의 전체 프로세스를 한꺼번에 경험하고 짊어져야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발을 내디뎠죠.」

고급 의류 브랜드의 점원으로 일하며 카페 탐방을 즐기던 사와노이씨는, 어느덧 커피를 생업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부모님 모두 자영업이셨기 때문에, 저도 정년까지 샐러리맨을 계속 할 예정은 없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하고 있던 시기에, 이정표가 된 것이 커피였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전문학교를 다니고, 거기서 추출이나 로스팅 기술부터 카페 운영까지 배웠습니다.」

Spacer

누구나 인생의 주역이었으면 좋겠다

‘ABOUT US COFFEE’라는 가게 이름에 담긴 의미는 두 가지가 있다. 스페셜티 커피의 생산자를 포함해, 그 한 잔에 관련된 모든 사람(US)이 주역이라는 의미. 그리고 다른 한 의미에는 고객에 대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누구나 자신의 인생의 주역이고,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제 자신에게도 타이르고 싶고, 이 가게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퍼뜨려 가고 싶은 메시지였기 때문에, ‘ME’가 아니라, 확산하는 느낌이 있는 ‘US’로 짓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부모님에 의해 정해진 인생을 살아온 타입이었습니다. 부모님에게 정해진 학교의 시험을 준비하거나, 야구를 하고 싶은데 무도를 배우게 되거나 했지요. 지금 생각하면, 그것은 그것대로 좋은 경험이었지만, 역시 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이야 말로, 한번뿐인 인생을 자신답게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학창시절의 이러한 경험에 영향을 받아,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대한 의지가 강해진 사와노이씨. 의류업계에 취직할 때는 파리 패션 위크에 등장할 만한 패션업계의 유명 브랜드를 선택했다.

「개성이란 경험의 축적이 겉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생각해요. 인간은 반드시 누군가나 무엇인가로부터 영향을 받습니다. 본 것, 들은 것 등의 경험이 씨앗으로서 자라나어 그 사람의 일부가 되어 갑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여러 가지 일에 접하는 경험은 사람이 변화해 나가는 계기로 이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게의 인테리어, 스태프, 커피로부터, 여러가지 경험을 느끼고, 제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습니다」

Spacer

다양성을 표현하는 커피 가게

사와노이씨에게 고객에게 어떠한 영향이나 계기를 줄 수 있는 가게를 만들기 위한 키워드는 다양성이다. 매장에는 스테디셀러의 블렌드 커피에 가세해, 그때그때 선택한 5종류 정도의 커피를, 가능한 한 커피의 개성이 중복되지 않게 다양한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다.

「상황에 맞는 패션이 있듯이, 커피에도 상황이나 기분에 어울리는 한잔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감성을 울리는 건 천차만별이라고 생각을 해요. 제가 좋아하는 생산지나 프로세싱, 로스팅의 완성도가 반드시 다른 사람의 감성에 영향을 준다고도 할 수 없고, 저 자신도 생각지 못한 타이밍에 충격적인 한 잔과 마주치곤 할 것입니다. 예전에 저도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지금 여기까지 왔지요. 마셔보지 못한 커피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어, 주말에는 커피를 시음하러 다니기도 합니다.」

단순히 다양성을 실현하는게 목적이라면, 여러 종류의 커피 콩을 구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보이지만, 사와노이씨는 “이곳밖에 없는 다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폭넓고 다양성이 있는 커피에, ‘제가 생각하는 다양성’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커피를 직접 볶기로 했습니다. 로스팅이 재미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생두 자체가 가지고 있는 개성을 이끌어내는 과정이지, 없는 것을 추가할 수 없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즉, 로스팅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눈앞의 생두를 표현할 것인지에 대해, 로스터는 생각을 담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로스터 중 한 명인 aoma coffee의 아오노 씨가, 생두를 ‘다듬는다’고 표현했듯, 단순히 개성을 끌어내면 되는 게 아니라 생두의 가능성을 넓혀주는 어프로치와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Spacer

누군가에게 커피로의 문을 열게 하다

오픈으로부터 2년, 음식업계에 큰 영향을 끼친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커피 가게 창업을 목표로 하는 손님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와노이씨의 창업에 대한 마음가짐이 전달되었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정말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공간에 대한 힐링과 만족감을 위해 찾아오시는 분들도 많으신데, 그중에는 커피를 못 드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 분이 저희 커피를 시음해주시고 ‘이거는 마실 수 있을것 같아요! 맛있어요!’라고 해 주시니, 옛날의 제가 생각나기도 해서 기쁩니다.

저는 어떤 것이든 즐기고 숙달하는 비결 중 하나는, 업계의 동향을 아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패션 업계 최고의 브랜드를 접하면서 이것을 깨달았습니다. 톱 티어 브랜드들이 만들어내는 패션의 물결은 일본에 도착하기까지 몇 년이 걸립니다. 다시 말해, 업계 최상급의 품질을 미리 알고 있으면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있어 행동이 더 쉬워집니다.

또한 업계의 최상위 품질을 알면, 업계의 하위 품질의 본질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급지고 비싼 옷과 합리적인 가격의 옷과 비교해보세요. 만약 합리적인 가격의 옷이 그 가격에 어울리지 않는 좋은 원단으로 만들어져 있다면, 당신은 그것의 가치를 더욱 더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패션이든, 예술이든, 와인이든, 아니면 다른 어떤 것이든, 최고 수준의 품질을 알기 위해서는 많은 돈과 시간이 필요한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고급 커피(스페셜티 커피)는 접근성이 뛰어나며 쉽게 즐길 수 있지요. 커피 세계가 주는 즐거움과 좋은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중남미의 커머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맛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그것도 최상급 커피에 익숙하기 때문에 경험할 수 있었던 일이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최근에는, 카페를 열고 싶다며 사와노이씨의 가게에 상담을 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자신이 다녔던 전문학교에서 커피를 가르치고 있는 로스터의 말에 따르면, 입학한 학생 12명 중 9명은 사와노이씨를 동경해서 입학했다고 한다. 이는 이들이 단순히 커피를 좋아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와노이씨와 마찬가지로 가슴을 울리는 커피 한 잔이 커피의 세계로 들어가고 싶다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요즘 패션업계의 근로 환경이 사회문제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커피업계도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커피업계가 그러한 이유로 쇠퇴해 가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는 것으로, 업계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두 번째 로스터리의 오픈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ABOUT US COFFEE’. 다양한 커피와, 다양한 감각을 제공하며 커피 세계로의 문을 활짝 열게 하는 이 가게가, 어떤 다른 모습으로 거리에 나타날지 기대가 된다.

글 : 마에자와 치호
편집 : 나카미치 타츠야
사진 : 타케무라 마키코
번역 : 박치언

Spacer

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한 잔을 맛보는 게 굉장히 저를 설레게 하는 것 같아요. 처음 알게 된 농장이나 정제 방법, 플레이버를 만났을 때는 마음이 두근거립니다. 제 가게의 컨셉처럼, 저는 새로운 무언가를 만나고, 새롭게 영향을 받는 기회를 언제나 추구하고 있습니다.

Spac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