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ICA GUIDE
SHIROUZU COFFEE ROASTER 시로우즈 카즈토시

SHIROUZU COFFEE
ROASTER

시로우즈 카즈토시

'일생을 커피에 바치자' 그렇게 마음먹자 끝없는 흥미가 생겨났다

2012년 창업해 현재 후쿠오카 시내에 2개 점포를 두고 있는 ‘SHIROUZU COFFEE’는 고품질의 스페셜티 커피를 직접 로스팅해 제공하는 커피숍이다. 가게 주인 시로우즈 카즈토시 씨는 커피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모른 채 오픈을 했었다고 한다. 그 계기는 ‘아무 생각 없이 마시고 있던 캔커피’. 거기서부터 시작해, 지금은 커피와 함께 인생을 살아가는 시로우즈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존칭 생략

그 순간, 자신이 즐겁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구체화하다

시로우즈 커피의 미나토점은 2012년 10월 후쿠오카시 츄오구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2015년 9월, 같은 츄오구의 케고 지역에 두 번째 매장이 오픈을 했다. 그 두 가게는 놀랍도록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주택가에 있어, 로스터리도 겸하는 미나토점은 콘크리트의 외벽에, 내부에는 나무로 장식한, 내츄럴하면서도 세련되고 차분한 인테리어로 표현되어 있다. 한편, 상점가에 있는 케고점은, 흰색을 기조로 한 넓은 공간과 외벽의 컬러풀한 벽화가 인상적이다. 곳곳에 놓여진 관엽식물로부터 자연이 느껴지는 공간으로 되어있다.

「가게를 시작할 때부터 생각하고 있던 것은, 지역 밀착형으로서 폭넓은 세대의 사람이 와 줄 수 있는 가게를 목표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나토점은 누구나 들어가기 쉬운, 너무 튀지 않는 공간을 만드는 것을 의식했었어요. 한편 케고점을 만들 때는, 미국에 커피 가게의 디자인을 눈으로나마 배우러 가기도 했습니다. 그때 찾게 된 커피숍의 내부 인테리어가 너무 멋있어서, 그때 느낀 인상을 케고점에 마음껏 표현했습니다.」

본점을 잇는 2호점이라면 같은 디자인의 공간으로 통일한다는 것이 기본 발상이 아닐까. 그러나 시로우즈는 그 순간에 자신의 마음에 와닿는 것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이 즐겁다고 생각하는 것을 정직하게 구현했다. 그러한 마음가짐은 가게를 시작하기 전부터 변함이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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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계속 찾게 되는 것

이미 중학생 무렵에, 남에게 고용되는 것은 자신의 성격에 맞지 않을 것이라고 자각하고 있던 시로우즈. 그래서 언젠가 자신의 가게나 회사를 차리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는 몰랐었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패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윽고 의류 매장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의류 업계의 일은 즐거웠지만, ‘평생 할 일은 아니다’ 라는 것도 서서히 느끼게 되었다.

「의류 업계는 유행의 변화가 심해서, 비즈니스로서는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제가 일하던 가게도 결국은 망했어요. 게다가 옷 자체를 좋아한다기보다는, 옷 브랜드에서 내세운 영화/음악/스케이트보드 같은 문화도 모두 좋아하는 느낌이었기 때문에, 옷을 좋아해서 일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 하게 될 일은 ‘평생 이 일만 하자’ 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일로 하기로 마음을 다잡고, 일을 계속 찾아다녔다고 한다. 평생 하고 싶은 일은 금새 찾을 수는 없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힌트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에 잠복해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자판기 앞에 서서 무의식적으로 캔커피를 뽑으려고 하고 있는 자신을 봤을 때, 거기에 큰 잠재성이 숨어 있다고 느꼈던 것이다.

「제 경우 캔커피는 단순히 음료였어요. 솔직히 그렇게까지 맛있다고는 생각도 안하고 있었죠. 다만 담배를 피우는 것과 같이, 없으면 왠지 모르게 허전했습니다. 하루에 거의 10캔 가까이 마시고 있을 때도 가끔 있었어요. 저까지 포함해 모두가 돈을 내고, 이런 커피를 매일 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커피는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계속 원하게 되는 음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찻집은 옛날부터 내려오는 가게가 많다. 더 조사해 보면, 커피 가게도 500여 년 전부터 내려오는 전통적인 장사라는 것도 알게 된다. 그렇다면 분명 오래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느끼게 될 것 같았다. 의류 업계의 일을 하면서,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도 좋아했기에, 자신이 만드는 가게라면 자신만의 디자인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하는 점에서도 매력을 느꼈다.

「틀림없이 커피 가게를 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저는 전혀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 단계에서 커피 가게를 하려고 생각한 거기도 해요(웃음). 그제서야 제대로 된 맛있는 커피를 마셔보고 싶어서, 친구의 부모에게 권유를 받은 전통 있는 찻집 ‘노다 커피’에 가봤습니다.

카운터에 앉았더니, 눈앞에서 사이펀으로 커피를 따라 주었는데, 일단 향이 전혀 다르고, 맛도 캔 커피와는 전혀 달리 잡맛이 없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게 맛있는 커피구나 느꼈죠.」

그 순간 시로우즈는 확실하게 마음을 굳혔다.

‘일생을 커피에 바치자’

개성은 누군가를 따라한다 해도 생기는 것

그것은 인생을 좌우하는 큰 결단이었다. 그러나 시로우즈는 망설임 없이 바로 행동에 나섰다. 1주일도 안 돼 ‘노다 커피’에 연락해서 스태프로 일하기로 한 것이다. 그 시점에서 시로우즈가 마신 적이 있는 커피는, 캔커피와 노다 커피의 커피 한 잔뿐이었다. 커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자였던 것이다.

「일하던 날, 밀을 청소해 달라고 하셨는데 밀이 뭐예요?라고 대답했어요(웃음). 그정도로 커피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어요. 일도 고되고 해서, 처음엔 하루 종일 설거지만 하고 있었어요. 첫날부터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스승 밑에서 제대로 커피를 배우고 싶다고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30년 넘게 커피에 몸을 담고 있던 스승이 해준 말들은, 지금도 시로우즈가 커피 가게를 경영하는 것에 있어 나침반이 되고 있다.

「스승님이 말해주신 것은 개성이란 누군가를 따라해도 무조건 생긴다는 거였어요. 개성은 내려고 해서 내는 것이 아니라, 모두와 같은 일을 하고 있어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법.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경험과 내공을 쌓는 것이 중요하고, 쌓이면 쌓일수록 평범한 일을 하고 있어도 개성이 나오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그렇게 나오는 개성은 역시 대단할 수 밖에 없겠구나’라고 생각했죠.

스트리트 문화를 좋아했던 적도 있어, 지금까지는 남과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이나 특이한 사람을 좋아했습니다. 제 자신도 아티스트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뒤로, 저도 제가 쌓아올린 경험으로 제 개성을 드러내고 싶다는 가치관으로 변해갔습니다.」

지금 시로우즈는 커피 생두를 로스팅할 때 그 생두의 장점이나 고유한 맛을 살려, 자연스럽게 생두의 개성을 이끌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볶다 보면 자연스럽게 개성을 살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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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장 관심 있는 것은 ‘생두의 개성을 살려내는 로스팅’

결국 시로우즈는 커피 노다에서 5년간 근무한 뒤, 서른 살이 되었을 때 드디어 독립하기로 마음먹었다. 1년쯤 건물을 찾아다닌 뒤에 겨우 발견한 건물은 상업지에서 조금 떨어진 주택가 안에 있는 건물. 우선은 공간을 제대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자금 문제상 자가 로스팅은 하지 않고 사이펀으로 내린 커피를 제공하는 카페 운영만으로 출발했다.

3년 뒤, 점차 손님도 늘어나 경영이 안정 궤도에 오른 끝에, 염원하던 로스팅기를 구입해 스스로 로스팅을 시작했다.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에서 일하던 직원으로부터 로스팅을 배우고 흥미를 느껴, 스페셜티 커피를 내놓기로 했다고 한다. 같은 시기에, 2호점이 되는 케고점도 오픈. 당시 미국을 석권하고 있던 서드웨이브계 카페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서드웨이브 계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생두의 개성을 살려내는 로스팅을 해보니 맛도 제 취향이었고 생두의 특징을 잘 알 수 있어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콩의 성질을 더 안 다음, 그것을 어떻게 볶을 것인가를 궁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져 갔습니다. 지금도 점포에서, 바리스타와 파티시에 둘 다 하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일을 열심히 추구해 나가고 싶은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가장 관심 있는 게 뭐냐고 묻는다면 그건 역시 로스팅이죠.」

원래 공간 조성에 관심이 컸던 시로우즈에게 커피는 이상적인 공간을 구현하고 그곳에서 평생 장사를 이어가기 위한 도구와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시로우즈의 최대 관심사는 로스팅이다. 커피를 배우면 배울수록 모르는 것들이 하나둘씩 생겨난다는 것이다.

「저는 옛날부터 늘 새로운 것을 쫓고 싶은 마음이 강했습니다. 커피는 하면 할수록 모르는 것이 생겨나고, 깊게 추구해 나갈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저는 커피를 취급하면서도,  커피 나무에 열매가 열려 있는 것을 본 적이 없지요. 그래서 저희가 취급하고 있는 생두를 생산하는 아프리카와 중남미의 농장에 조만간 꼭 가보고 싶습니다. 그런 식으로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것이 생겨 더 궁금증이 생기고 흥미가 떨어지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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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히 로스팅과 마주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아서

지금 시로우즈는 로스팅 커피점으로, 더 좋은 로스팅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도시가 아니어도 좋으니까 넓은 공간에 로스터리와 카페를 열고 싶다고 한다. 차분히 로스팅과 마주하고, 자신이 꿈꾸는 이상적인 공간을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이다. 그러나 그것은 ‘당장은 힘들지도 모른다’ 라고도 말한다.

「요즘 직접 보고 듣는 것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껴요. 농장을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만 한 채로, 몇 년 동안 가지 못한 것도 그렇습니다. 게다가 최근 3년 정도는 코로나 사태의 영향으로 후쿠오카현 이외의 곳도 갈 수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당장 어떤 걸 하고 싶다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일단 머릿속에 여러 가지를 입력해두고 싶은고 싶은 단계죠.」

정직한 사람이다. 경영수완이나 타고난 센스를 발휘하면 새 가게를 만드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는 당황하지도 않고 무리하지도 않는다. 항상 차분하게 안테나를 켜고 확실히 마음이 움직일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커피 가게는 의류 업계에 종사했을때처럼 그냥 시작한 일이 아니라 15년 전 평생 하고자 싶은 일로 하려고 마음먹고 시작한 일입니다. 그 때는 커피에 대해서는 잘 몰랐으니, 인생을 걸었다고 억지로 밀어붙인 면이 있었을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거기서부터 9년간 계속해 왔는 데도, 커피에 대한 관심은 끝날 것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때의 결단은 잘못된 게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새로운 것을 계속 찾아갈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축에는, 반드시 커피가 있을 것입니다.」

의류에서 커피로. 공간 만들기에 대한 흥미가 로스팅이나 커피에 대한 추구로. 변하는 흥미와 관심은 마치 맥락이 없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시로우즈의 감성이라는 한 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그 과정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갈망이 시로우즈의 등을 계속 밀어내고 있었다.

글 : 히라카와 유키
사진 : 켄이치 아이카와
번역 : 박치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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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저는 취미로 서핑을 하는데요, 한겨울 바다에서 서핑을 한 후에 마시는 따뜻한 커피는 정말 맛있게 느껴집니다. 추울 때 마시는 커피는,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두근두근거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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