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OCOFFEA 카스야 테츠

PHILOCOFFEA

카스야 테츠

세계 챔피언의 시선

말할 것도 없이, 카스야씨는 2016년 월드 브루어스 컵에서 우승을 한 챔피언이다. 유튜브에서 본 대회 결승 영상은 절대 잊을 수 없다. ‘커피를 만드는게 즐거워 죽겠다’ 라고 하는 그의 감정을 화면을 넘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퍼포먼스에 눈을 뗄 수 없었다. 역시 커피 장인의 모습이라는 느낌이 들어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 후, 카스야씨는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필로커피아를 설립해 로스터리를 운영하는 한편, 오피스 커피 서비스를 전개하는 대기업과 고문 계약을 맺거나, 편의점 커피를 감수하는 등, 지금까지의 스페셜티 커피 업계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레벨의 규모로 일을 하고 있다. ‘나는 일본의 커피 업계를 바꾸고 싶다. 그리고 바꿀 수 있다’ 라는 그의 강한 정신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카스야씨에게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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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커피 문화를 세계로

「최근에, 일본 국경을 뛰어넘어 해외로 전달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오픈했습니다. 이를 통해 전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일본의 드립 커피 기술이에요. 강배전이나 넬 드립같은 일본 특유의 커피 문화는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요. 세계 1위를 차지한 일본인인 제가 그걸 한다는 것은 그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저는 강배전에 심취해 있어요. 스페셜티 커피를 진하게 로스팅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죠. 강배전을 하면 커피의 개성이 없어진다고도 합니다. 아직 조금 더 검토는 필요하지만, 강배전을 해도 개성이 사라지지 않는 로스팅을 발견했어요. 제가 사용하는 롤링의 스마트 로스터는 가스 압력밖에 제어할 수 없는데, 가스 압력을 내리면 바람이 약해져 온도상승률(RoR)도 떨어지죠. 그러면 로스팅 시간이 길어지고 플랫한 맛이 됩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궁리를 한 끝에 가스 압력을 떨어뜨려도 온도 상승률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냈어요. 그것을 이용하면 강배전을 해도 개성적인 향이 나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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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옛날부터 독특한 커피 문화가 있는 반면, 최근의 커피 문화는 임팩트가 약하고 판단 축이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미국에서는~ 멜버른에서는~ 북유럽에서는~ 처럼 해외를 예로 들면서 커피를 하는 것은 아직 높은 수준으로 커피를 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생각해요. 자신의 커피를 만들면 된다고 항상 생각합니다. 올바른 일을 하고 있으면 그 가치는 증명될 것입니다. 그런 업계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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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있어서 중요한 것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오로지 좋은 커피를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예전에는 최고의 퀄리티를 무조건 추구했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경매는 품질이 좋은지 안좋은지 여부만 따지고 있기에, 평소에 경매에서는 별로 커피를 사고 있지 않지요.」

「2016년,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십의 파이널리스트인 렘 버틀러에게 ‘바리스타 챔피언십은 기술을 겨루는 곳이니까, 다 똑같은 커피 콩을 사용해야 하는 거 아닌가’ 라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대회는 발견한 것을 공유하는 장소이니까, 똑같은 원두를 사용하면 다양성이 없어지잖아’ 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커피에 있어서 다양성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무언가를 틀리다고 말하면 누군가를 상처입히게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저는 생산자와의 관계를 통해 그것을 재인식하였습니다. 완성된 최고의 커피를 비싼 값에 사는 것 보다, 생산자와 함께 최고의 커피를 만들고 싶다고.」

「그래서 저는 큰 회사의 생산자보다, 아직 덜 알려진 생산자와 이어지고 싶습니다. 그들도 분명 저와 같은 존재를 원하고 있을 겁니다. 함께 일을 함에 있어서 서로가 서로를 원하는 관계는 매우 중요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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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를 방문해보고

「재작년, 에티오피아를 방문했어요. 제 제자가 대만에서 수입의 일을 하고 있었는데, 저보고 에티오피아에 같이 가지 않겠냐고 권한 것이었습니다. 생산자에게 정제를 요청할 수 있다고도 해서 가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더블 아나에어로빅을 생산자에게 요청했는데, 잘 안되더군요. 원인은 알고 있었습니다. 에티오피아는 고도가 높기 때문에 기온이 너무 낮아 발효가 진행되지 않는 것이었지요. 뚜껑을 열어보니 평범한 내츄럴 프로세싱이었어요. 커피 체리의 Brix(당도)가 18~22%로 높았기에 어떤 가공을 해도 맛있을 것 같긴 했지만요.」

「로스터나 바리스타 등, 커피를 사는 쪽이 생산에 관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아요. 생산자에게 불필요한 일을 시키게 되고, 거기에 책임도 따르게 됩니다. 작년에 제가 관여한 롯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책임지고 모든 수량을 구입했어요.」

「에티오피아를 방문해보고 가장 놀란 것은 ‘워시드는 엄청 힘든 일이다’ 라는 것입니다. 커피 체리를 수로에 흘려보내는 것도, 아프리칸 베드까지 수십 번이나 왕복하면서 파치먼트를 운반하는 것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걸 직접 보게 되었지요. 생산지를 방문해 그러한 것을 알 수 있게 된 것도 좋았고, 생산자와 소통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어요. 저는 생산자와 만나 이야기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느끼면 그 사람의 콩을 사고 싶어지게 됩니다. 커피는 생산지가 멀기 때문에 특별한 느낌이 들지만, 물론 커피뿐만 아니라 뭐든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야기하면서 생각 난 건데, 이런 것을 미디어가 전파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 미디어중 하나가 TYPICA일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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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밖에 말할 수 없는 일

「커피의 스토리를 전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손님에게 직접 커피에 대한 내용을 전달하는 것은 서투릅니다. 접객을 싫어해요(웃음). 저는 사람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싶은 인간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럼 어떻게 커피 스토리를 전달할까 생각했을 때, ‘어쨌든 맛있는 커피를 만들자’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손님들이 마셔보고 맛있다고 생각하면 더 궁금증을 가지시게 될 것 같았거든요.」

「그래도, 저밖에 말할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전에 온두라스의 엘푸엔테 농장의 게이샤를 다루고 있었습니다만, 저는 이것이 얼마나 뛰어난 커피인지를 자세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 정도 퀄리티의 게이샤를 만들 수 있는 농장은 세계에서 거의 없거든요. 커피 나무를 기르는 법부터, 나무뿌리를 짜는 법까지 다 계산되어 있더라구요. 이렇게 저밖에 모를만한 생산지의 정보는 역시 제 입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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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일을 하다

「TYPICA는 새로운 일을 하고 있지요. 청구서에 배송 운임과 자신들의 이익 등 가격 내역이 모두 적혀 있던 것은 놀라운 일이었어요. 이걸 보며 동업자들이 아이디어를 뺏어갈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TYPICA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새로운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TYPICA의 비전에 공감하고 있어요.」

「저도 어떻게 보면 새로운 걸 하려고 해요. 네슬레, 하리오 등 몇몇 대기업과 고문 계약을 했고, 편의점 커피도 감수하고 있지요. 패밀리마트의 회장님한테 제가 직접 문자를 보낸 적도 있습니다. 그건 목적이 있었는데요, 저는 회사를 키워 생산지에서 더 많은 커피를 사고 싶습니다. 필로커피아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통해 질적으로 공략하고, 대기업을 통해 양적으로 공략하는 전략입니다. 쌍방향으로 커피 시장을 좋게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분명 어디선가 뒷 말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웃음). 그래도 전혀 신경쓰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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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영향력을 가져, 가볍게 시장을 움직이는 카스야씨. 그 밑바탕에는 새로운 것과 흥미로운 것을 순수하게 즐기는 마인드가 있다. 그리고 사람과 커피에 대한 자연스러운 애정이 있다. 많은 사람이 카스야씨에게 끌리는 이유는, 반드시 거기에 있을 것이리라.

인터뷰 : 후지이 유이
글 : 야마다 아야네
번역 : 박치언

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가족이나 친구들과 마시는 커피가 제 인생을 풍요롭게 해요. '맛있네' 같이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누면서 마시는 걸 좋아해요. 혼자 마시는 것도 좋아합니다만, 혼자일 때는 커피를 즐기는 수준까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누군가와 같이 앉아 같은 커피를 마시고, 이야기하며 대화를 나누는 것을 재미있게 느끼곤 합니다. 이러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은 바로 커피의 힘일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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