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edhats  Coffee Roasters 딜런 세드윅

Friedhats Coffee Roasters

딜런 세드윅

손님과 친구같은 관계를. 장사에 욕심이 없는 창업자의 꾸밈없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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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드햇츠는 스페셜티 커피의 로스터리이다. 2016년에 창업했고, 2018년에 직영 카페를 오픈했다고. 회사의 풍조는 ‘자신이 즐길 수 있을 것’.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호주, 런던을 거쳐 현재 살고 있는 암스테르담에서, 친구들과 프라이드햇츠를 창업한 딜런에게 그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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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길 수 없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다

프라이드햇츠의 홈페이지만큼, ‘물건을 팔고 싶다’ ‘매력을 알리고 싶다’ 를 느끼지 못하는 사이트는 찾기 어렵다. 임팩트가 강한 로고가 눈에 들어오는 것 말고는, 예쁜 사진도 없고 눈이 쏠리는 캐치 프레이즈도 없다. 특징이 너무 없어 무기력하게 보이는 사이트지만, ‘마케팅에 쓸 시간을 줄여 커피에 시간을 쓴다’는 조용한 어필이 그 이유를 말해준다.

「로스터리의 광고가 인스타그램에 넘쳐나는 것은 아이러니해요. 저희는 마케팅에 빠져 커피의 품질을 소홀히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희의 물건이 잘 팔리는 것은, 물건 그 자체로 마케팅이 되기 때문이지, 마케팅을 잘해서 물건이 팔리는 것이 아니에요. 그렇기에, 2016년에 창업해서 여태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건 운이 좋았기도 합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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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드햇츠를 창업한 이는, 같은 카페에서 주인과 종업원 사이의 관계로 일하던 렉스와 딜런이다. 사정이 있어 그 가게를 접게 된 뒤, 두 사람은 비어있던 로스터리를 인계받아 재출발을 한 것이다.

「저희는 돈을 벌기 위해 로스팅을 시작한 것이 아니에요. 그냥 저희들이 좋아하는 커피를 만들고 싶을 뿐이었고, 그걸 다른 사람들도 좋아하길 바랄 뿐이었죠. 저희들의 맛에 자신이 있었다는 소리가 아니라, 매출이나 타인의 평가에 신경 쓰지 않았다는 소리입니다. 저희가 가장 소중히 여겨온 것은 즐기는 것이에요. 즐기지 못할만한 일은 하고 싶지 않았기에, 재미있는 장소가 되는 것이 중요했지요.」

하지만 먹고살려면 어느 정도 돈을 벌어야 한다. 처음에는 로스팅한 원두를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하고 있었지만, 홍보를 하지 않는 한, 인적이 드문 산골에 가게를 차리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실제로, 창업 후 약 2년간 원두가 팔리지 않는 상태가 계속되자, 그만둘까도 생각했다고 한다. 아무런 타개책을 찾을 수 없었고, 무엇을 하면 상황을 바꿀 수 있는지도 몰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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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맛있는 커피를 만들고자 하는 열정은 계속됐다. 렉스가 바리스타 대회에서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으로 네덜란드의 챔피언 자리에 오른 것이다. 렉스는 이렇게 말한다.

「옛날에는 시간이 많았어요. 이 대회에서 이겨내기 위해서는 전력을 다해 다른 선수들과 경쟁할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커피를 발견하고 전달할 스토리를 짜야 합니다. 대회는, 커피의 경계를 넘은 새로운 모험의 무대라고 생각해요.」

「친구와 함께 자신을 즐겁게 할 커피의 산지를 찾는 것. 거기서 만난 커피의 매력을 최대한으로 살려, 그 가능성을 세계에 전하는 것. 그런 것에 제 모든 걸 쏟아 붓는 것이 너무 즐거웠습니다. 물론, 제 뒤를 서포트해주는 종업원들과 좋은 팀을 만들 수 있었던 것도, 승리를 쟁취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였죠.」

프라이드햇츠의 분위기가 바뀐 것도 이 대회가 계기였다. 2018년 대회에서 팀이 세계 2위의 성적을 거두자, 인지도가 넓어지면서 서서히 고객이 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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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치도 않았던 커피의 세계로

「학창시절 카페에서 알바를 하다가, 어느덧 직업이 되어, 로스터 지인과 창업을 한다는, 그런 흔한 루트라기보다는, 저는 전혀 다른 경로를 통해 스페셜티 커피의 세계로 들어섰어요.」

그런 딜런의 경력은 좀 이색적이다. 뉴질랜드 출신으로 대학시절 인사관리를 전공했는데, 작은 호텔의 카운터나 짐을 나르는 일이 성에 맞았기 때문에, 호텔업계에 취직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 딜런이 커피의 세계에 발을 들인 것은, 함께 호주로 이주한 여자친구가 계기였다. 호텔 일을 구할 때까지 여자친구의 가족이 운영하는 커피기기 수리업체에서 일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한 호텔에서 채용연락을 받았지만, 딜런은 그대로 수리업체에 남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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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런던에서 5년간 생활하며, 인사 부서에 취업을 하려했지만 모두 채용되지 못했다고 한다. 한 회사의 면접관은, 인사관리 학위를 갖고 있는데, 그간의 경력에서 왜 그걸 한 번도 살리지 못했느냐, 는 핀잔을 주기도 했다고 한다.

런던에서 원하는 직업을 구할 수 없다는 사실에 반쯤 절망한 딜런은, 로스터리에서 5년간 일한 뒤 암스테르담으로 이주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카페 일을 시작했을때, 렉스와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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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티 커피의 매력을 깨달은 것은 런던의 로스터리에서 일할 때였어요. 에티오피아의 생두를 볶다가 트레이에서 콩을 꺼내 맛을 본 순간, 마치 블루베리 같은 맛이 입안에 퍼졌습니다. 그때까지 커피의 맛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는 하고 있었지만, 프루티한 맛이 어떤 건지는 잘 모르고 있었어요.」

「그렇다고 해서 커피 일을 하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렉스에게도 그렇게 말한 적이 있었어요. 단지 스스로 회사를 경영해 보고 깨달은 것은, 이것도 인사 관리의 일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실제로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절반은 커피에 관한 것이지만, 나머지 절반은 인사나 경영에 관한 것이죠.」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제가 원하는 대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었어요. 그게 제가 사업을 하며 느끼는 기쁨이자 이 일을 좋아하는 이유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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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사람들과 좁고 깊은 관계를

최근 ‘직거래 = 좋은 것’ , ‘중간 업자를 통한 유통 = 나쁜 것’ 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는 가운데, 프라이드햇츠에서는 커피 콩의 대부분을 수입업자로부터 조달하고 있다고 한다.

「다이렉트 트레이드의 문제점은 많은 인력과 노력이 필요하며, 수입업자한테 사는 것보다 메리트가 있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에요. 저희가 한번에 모든 생산자의 모든 커피를 살 수는 없기 때문에, 생산자에게도 디메리트가 생기게 됩니다. 저희를 포함한 여러 로스터가, 생산자와 이어진 수입업자로부터 모든 커피를 한꺼번에 구매할 수 있다면, 생산자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저희는 가능한 한 같은 사람과 일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생산자와 알게 되어 그 커피가 마음에 들면, 그 농장에서 매년 같은 것을 삽니다. 생산자도 커피 맛에 영향을 주는 존재니까요. 물론 오픈 마인드로 새로운 것에도 도전하고 있지만, 평소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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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처든 고객이든 좁고 깊은 관계를 가지는 프라이드햇츠의 가치관은 바뀌지 않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프라이드햇츠가 운영하는 카페에 매일 다니는 단골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카페에서 보내는 시간까지 스트레스를 느끼게 하고 싶지는 않아요. 커피를 마실 때는 여유롭게 사소한 이야기를 하고 싶잖아요. 그래서 카페에서 일하는 바리스타가 손님과 함께 어디론가 가기도 하고, 오케스트라 단원이었던 손님의 초대를 받아 콘서트를 보러 간 적도 있지요. 손님이라도 친구 같은 관계가 될 수 있는 게 이 일의 멋진 점인것 같아요.」

딜런과 렉스에게는 딱딱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프라이드햇츠라는 회사명에 「특별히 깊은 의미는 없어요」 라고 말하는 것도 그들답게 느껴진다. 꾸밈없는 인품의 두 사람이 만든 카페는, 주변 사람들에게 있어 친한 친구의 집 같은 장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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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머리가 아파지는 체질이라서, 가끔 휴식삼아 마시는 커피를 좋아해요. 무척 추운 겨울의 맑은 날 이른 아침, 햇빛을 느끼며 커피를 마셨던 시간이 인상 깊게 남아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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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edhats FUKU Ca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