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kuli 요릭 브루인

Wakuli

요릭 브루인

잃어버린 징검 다리를 다시 한번. 커피가 다리 역할을 하는 "작은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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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커피시장에서 스페셜티 커피가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5%에 불과하다.이를 확대하기 위해, 2019년 정기 구독 서비스를 중심으로 D to C 비즈니스를 시작한 Wakuli. ‘음식이나 음료는 단순한 연료가 아니다’ 라는 가치관을 가진 창업자 요릭에게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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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가지고 있는 와인 같은 다양성

2010년, 20살의 요릭은 에티오피아 커피 생산지에서 마신 커피에 깊은 감동을 느꼈다.

「이게 제대로 된 스페셜티 커피구나 싶었어요. 적절한 방법으로 재배, 정제된 커피를 생산자들과 함께 마신 경험이었지요. 그때 최고의 맛을 직접 체감하게 된 것은 너무나도 감명깊은 추억이에요.」

「이탈리아에 살고 있던 당시, 강배전 에스프레소를 약을 먹듯 샷으로 마시는 것이 습관이었기 때문에, 더욱 더 그렇게 느꼈을 거에요. 산미나 단맛, 쓴맛, 톡 쏘는 맛, 향기로운 맛… 다양한 맛을 가진 커피는 와인처럼 될 수 있다고 그때 느꼈죠.」

요릭이 와클리를 창업하고 스페셜티 커피를 많은 사람에게 전파하는 일을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9년 후의 일이다.

「저는 모든 소비자가 스페셜티 커피를 마셨으면 합니다. 스페셜티 커피를 저희 온라인 스토어에서 사라는 말이 아니에요. 슈퍼에 진열된 질이 좋지 않은 커피를 일상적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스페셜티 커피를 부담 없이 살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원래 네덜란드에서 스페셜티 커피의 점유율은 전체 커피 시장의 5%밖에 되지 않아요. 그러니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하는 다른 가게들이 5%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어요. 그게 아니라, 저희들은 95%의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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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클리에서는, 단맛이 있는 양질의 스페셜티 커피(미디엄의 옴니·로스트*)를 대상으로, 타사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것도, 가능한 한 많은 소비자에게 스페셜티 커피를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필터든 에스프레소든 맛있게 내릴 수 있는 커피. 추출 방법에 제한이 없는 (범용성 높은) 원두로 로스팅이 되어 있다.

「저희는 2주에 한 번, 정기 구독 시스템을 통해 1만 3천명 이상의 손님에게 커피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주 인상 깊은 것은, 60대, 70대 분들이, 40년 동안 커피를 마셔오며 처음으로 설탕이나 우유를 넣지 않고 마실 수 있었다, 고 말해주신 것입니다. 그 밖에도, 커피에서 처음으로 프루티한 맛이나 단맛을 느꼈다고 말해주시는 분도 있지요. 맛의 다양성을 통해 넓은 세계가 펼쳐지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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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돈이 되지 않는다는 구조의 문제

요릭을 스페셜티 커피의 세계로 끌어들인 것은, 컨설턴트로서 동아프리카 국가들의 커피 농가와 관련된 일을 한 경험이 계기가 되었다. 2015년부터 약 2년 동안, 요릭은 현지 농업조합과 생산자 단체가, 보다 정당한 가격에 커피를 판매할 수 있도록, 그리고 은행으로부터 융자를 받을 수 있도록 서포트하고 있었다.

「커피는 홍차나 향신료와 마찬가지로, 식민지 시대 유럽에서 들여온 작물로서 공급 체계가 불투명하고 불평등합니다. 컨설턴트 일을 하면서 커피업계의 과제와 속사정을 체감했는데요, 알면 알수록 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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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는 고품질의 커피를 만들고 있는데, 판매는 현지 수출업자나 중개업자가 하자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 고품질 커피의 생산 과정에서 많은 노력이나 돈이 투자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는 고품질 커피를 싸게 살 수 있을때만 기뻐한다. 그렇게 커머셜 시장에서 커피의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의 모순이 점차 자신의 일처럼 여겨지던 요릭의 마음에 불씨를 피운 것은, 1930년경부터 대를 이은 농원을 경영하고 있는 친구의 말이었다.

「우리는 고품질 커피를 만들고 있지만 이 커피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누가 사고 누가 마시는지도 몰라. 커피로는 이익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커피 나무를 뽑고 옥수수를 키우려고 해.」

요릭은 말한다. 「옥수수는 단순히 먹을 수 있는 것 말고는 장점이 없는 작물입니다. 그것을 재배해 봤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교육비나 생활비를 벌 수 없어요. 그런 업계의 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통해 투명성을 높이는 것, 보다 평등한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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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과정을 알면 커피는 훨씬 맛있어진다.

커피가 제값에 거래되지 않는다는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요릭. 한편으로 그 배후에 있는 근본적인 과제에도 눈을 돌렸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무관하게 여겨지는게 문제에요. 페루나 동아프리카의 커피 생산자와 당신은 얼마나 이어져 있을까요? 사실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일상에서 이 관계를 느끼지 못하고 있어요.」

「커피의 역사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커피 생산자의 이름도 얼굴도, 어디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들에게는 어떤 아이가 있고,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도 모릅니다. 커피는 이탈리아에서 유래되었다고 말하는 손님도 있을 정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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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요즘 시대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왓츠앱을 이용해서 누구나 이어질 수 있는 시대지요. 동떨어져 보이는 이 두 세계에 다리를 놓는 것이 저희들의 도전입니다. 저희(생산자와 소비자)가 연결되어 교류가 깊어지면 세계는 더 재미있어질거에요. 예전에 제가 에티오피아에서 맛본 최고의 커피처럼, 생산자를 알면 커피는 훨씬 맛있을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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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와 호기심이 인생을 즐겁게 한다

요릭은 이제 생산자 정보를 알 수 없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채소와 과일도 적어도 2주에 한 번 암스테르담 외곽의 농장을 방문해 구입하는 등, 생산자와 최대한 깊은 유대관계를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요릭에게 와클리의 사업은 자신의 생각을 다 표현해 낸 것이다. 가능한 한 많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할 수 있도록 구축한 ‘My Wakuli’ 라고 하는 플랫폼은, 회원제의 온라인 커뮤니티이다.

생산자가 소비자에게의 메시지나 동영상을 전달하고, 소비자로부터 생산자에게는 질문이나 피드백을 하는 등, 쌍방향의 교류가 이어지고 있다. 생산자나, 커피를 내리는 방법을 자세히 알 수 있는 컨텐츠를 전달하는 것도, 양측의 유대를 돈독히 하기 위해서다.

「머지않아 생산자끼리 온라인으로 교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에요. 저희는 아직 설립한지 2년밖에 되지 않았기에, 다양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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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보람이 있어서인지, 와클리에는 호기심 많은 소비자의 목소리가 전해지고 있다.
~ 미얀마에서 커피가 재배되는 줄 몰랐어요. ~
~ 콩고는 전쟁만 하는 줄 알았는데 어떻게 커피를 키우고 있는건가요? ~
~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의문이, 커피를 통해 보다 명료해졌어요. ~ 등등..

「모든 사람이 다 알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저조차 커피에 대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조금의 흥미나 호기심만 있으면 인생은 더 즐거워질 거에요. 음식과 음료는 단순한 연료가 아니라 삶과 연결되는 순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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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다시 되돌아보다

자신이 먹는 것, 마시는 것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 어디에서 오고 있는지–. 그런 질문이 요릭의 머릿속에 맴돈 것은 암스테르담의 레스토랑에서 요리 아르바이트를 하던 18살 때의 일이었다.

그 궁금증을 더해가면서 요릭은 스페셜티 커피의 다이렉트 트레이드라는 하나의 대답에 도달한 것이다. 스와힐리어로 농가를 뜻하는 Wakuli 라는 이름에는 요릭의 철학이 숨쉬고 있다.

「와클리를 크게 키운 뒤 농장을 운영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무엇을 키울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토지와 가까운 곳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예전에 작은 농장을 소유하고 동물 몇 마리를 기르며 채소나 과일, 커피 등을 재배하기도 했었는데요, 저는 시골에서 자란 만큼 역시 시골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음식의 뿌리를 찾아가는 여행은 자신을 되돌아 보는 것과 같다. 문명과 현대 기술에 의해 분단된 세계를, 문명과 현대 기술을 활용하여 다시 이어간다. 중립적인 입장으로 사회의 모순이나 과제와 관련되어 가는 요릭의 삶은, 살아가는 의미를 우리에게 묻고 있다.

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에 동료들과 커피를 마실 때, 저는 가장 행복함을 느낍니다. 향기를 맡고, 커피를 선택한 이유 등에 대해 각자 생각하는 바를 이야기하지요. 비록 잠깐의 시간이지만, 모두가 한 가지 커피에 집중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훌륭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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