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M Richard Mwangoka

Richard Mwangoka

GDM

함께 성장하다

GDM은 탄자니아 남서부의 마을 무베야에 있는 커피 회사이다. 우리의 커피 컨설턴트인 메리가 준비해줬던 커핑 테이블에, 유난히 품질이 좋은 내추럴 커피가 놓여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GDM의 커피였다. 이렇게 GDM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GDM은 무베야에 광대한 커피 농장과 정제소, 8만 그루 이상의 커피 나무를 소유하고 있는데, 정제소에서는 GDM 농장의 커피뿐만 아니라 지역 협동조합에서 구입한 커피도 정제하고 있다. GDM 농장에서의 생산량은 연간 1천 톤, 협동조합의 생산량은 연간 2,3천 톤에 이르는 수준이다.

GDM의 사명은 창업자인 ‘Grivas D Mwangoka’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하는데, 2021년 7월에 그의 아들 리차드가 불과 22살의 젊은 나이로 이 회사를 물려받았다. GDM에서 한 젊은이와 악수를 나누었는데, 그가 이 회사 사장이었던 것이다.

그런 리처드에게 회사의 일, 무베야의 일, 그리고 사생활에 대해 물어보았다.

GDM이 탄생하게 된 계기

GDM은 리처드의 아버지 그리바스에 의해 2000년에 설립되었으며, 2010년경에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 진출하여 2018년부터 정제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창업했을 시절에는 커머셜 커피만을 생산했는데, 스페셜티 커피의 수익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이 업계에 뛰어들었어요. 그런데 크게 커피 재배 방법을 바꾼 것도 아니라서, 우리는 그 이전부터 스페셜티급 커피를 키우고 있었던 셈이기는 합니다.」

이들은 스페셜티 커피뿐만 아니라, 옥수수나 콩 등 다른 농작물도 생산하고 있다. 또한, 커피와 관련된 물류업이나 건설업도 자체적으로 사업화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을 여러 개 만들어 경영 기반을 안정시켜 왔다. 여기서 선대 경영자인 그리바스의 재능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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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와의 유대감

GDM은 무베야의 커피 회사들 중에서 매우 독특한 존재이다.

「다른 회사는 대부분 해외의 자본을 통해, 서양인들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편, GDM은 탄자니아인이 운영하는 유일한 회사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아요. 저희가 타사와 크게 다른 점은 단순한 비즈니스가 아니라는 점. 저희는 예나 지금이나 커피 생산자이기 때문에, 많은 생산자들이 저희에게 친근감을 갖고 동업자로 봐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저희는 해결하기 위해 도움을 주기도 하고요. 저희는 같은 탄자니아인, 같은 지역에서 태어나 자란 인간으로서, 깊은 유대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탄자니아에서는 커피가 주요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탄자니아인 경영자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GDM은 뛰어난 비즈니스 모델과 리처드가 말하는 ‘생산자와의 유대감’을 강점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함께 성장하다

GDM에서는 사업과 병행하여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는 소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병원이나 학교를 세우거나, 학교에 화장실이나 책상을 기부하거나, 우물을 뚫어주는 등 다방면에 걸쳐있다. 2018년 GDM이 벽지 마을에 워싱 스테이션을 만든 것도, 일하고 싶어도 할 일이 없는 사람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저희가 저희 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이유는 저희는 공동체로서 성장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탄자니아는 개발도상국이기 때문에, 스스로의 힘으로 지역과 국가를 성장시키고 발전시켜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제 친척들도 학교에 다니고 병원에 갈 수 있습니다. 저희 나라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다함께 성장해 나가야 합니다. 혼자 힘으로는 절대 성장할 수 없습니다.」

현지인이 경영하는 GDM이 사회 발전을 위해 스스로 의지를 다진다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커피 산업도,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지역 사회의 생활과 소득 수준이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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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죽음, 탄자니아의 미래

장남으로 태어나 자란 리처드에게, 아버지의 뒤를 잇는 것은 일종의 운명이었다.

「GDM은 가족경영 회사라서, 어릴 때부터 일을 도와오다 보니 몇 살에 입사했다라는 느낌은 없었어요. 제가 성장함과 동시에 회사도 커지는 느낌이었죠. 아버지의 인품에 대해서는 누구에게 물어도 주먹을 보일 겁니다(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의미함). 실제로 아버지는 잠잘 시간까지 아껴서 일을 하시던 분이었어요.」

그런 아버지 그리바스가, 2021년 7월 교통사고로 명을 달리하게 되었다. ‘그때 어떤 심경이었나요?’ 라고 물어보자, 리처드는 입을 다물었다. 아직 몇 달도 채 안 된 일이니까 당연한 반응이리라. 그런 일이 있었어도, 리처드는 미래를 위해 자신의 일에 전력을 다하는 훌륭한 청년이었다.

「이렇게 빨리 회사를 이어 받을 줄은 몰랐어요.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되는 사항이 많아서 힘들고, 부담도 느끼고 있습니다. 원래 이탈리아 대학원으로 유학을 가서 커피와 경제에 대해 공부할 계획을 세웠으나, 그것도 할 수 없게 되었어요. 경영자의 입장이 된 지금, 제가 회사를 비울 수는 없으니까요. 그렇긴 하지만, 커피 사업은 즐겁습니다. 다른 비즈니스에 비해 심플하고 수익성도 높지요. 이미 저희의 커피를 원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큰 상심에서 극복하고, 지금 눈앞에 있는 일에 정열을 불태울 수 있는 리차드의 강인함에 감동을 받았다. 리처드는 탄자니아 커피산업에서도 희망을 찾고 있다.

「옛날부터 커피를 산업으로 키워온 케냐나 에티오피아에 대해, 저희는 지금까지 단순하게 커피를 농작물로만 보고 있었어요. 이것을 반대로 말하면, 저희는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를 포함한 커피 생산자들의 관심사는, 스페셜티 커피의 수익성에 있습니다. 스페셜티 커피를 잘 만들면, 수익을 얻기 쉽기 때문에, 여기에 뛰어드는 사람도 앞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탄자니아 커피는 아직 성장의 여지가 있습니다.」

리처드의 말을 듣다 보면, ‘혈연’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오늘날, 인터넷을 통해 세계가 통하고, 국적이나 국경이라는 개념도 희미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고장에서 태어나 자란 것의 의미, 그 고장에서 계승되는 것의 의미가 희미해지지는 않는다. 리처드에게는 탄자니아인의 피가, 그에게 인터뷰를 하는 나에게는 아시아의 피가 흐르고 있어 저마다 할 수 있는 일이 역시 다른 것 같다.

리처드는 메리 등의 동료들과, 탄자니아의 스페셜티 커피 업계를 발전시킬 것이다. 리처드에게 흐르는 탄자니아의 피가, 그를 그렇게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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