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MAN good 하시모토 유다이/유리

COFFEEMAN good

하시모토 유다이/유리

작다고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 소중한 것을 망치지 않기를

스페셜티 커피를 제공하는 일본에 있는 COFFEE MAN good의 하시모토 유다이씨/유리씨 01

“커피를 통해 이어지는 커뮤니티 스탠드”를 컨셉으로 하는 아오모리현의 COFFEE MAN good. 이곳에는 매일 커피를 취급하고 있지만, 생산자와의 유대감을 느낄 수 없어 고민했던 이들이 있다. 하시모토 유다이 씨와 그의 아내, 유리 씨는 볼리비아와 페루로 2주간의 여행을 떠났는데, 긍정적인 사고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행동을 일으키는 전환점이 되었다고 한다.

볼리비아의 커피 농원에서 01

천천히 그리고 신중한 성장을 지향한다

커피를 맛있게 끓이기 위해 제일 중요한 건 뭔가요? 손님을 맞이할 때 무엇을 제일 신경 쓰시나요? 종종 이런 질문을 받지만, 언제나 대답하기 곤란합니다. 카페 일에서 중요하지 않은 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진지하게 커피 일을 하고 있긴 했지만, Lab 여행을 통해 커피를 더 소중히 다루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제일 크게 변화였죠. 볼리비아, 살바헤 농장의 카르멜로 씨가 “한 알 한 알의 커피를 이제 좀 더 소중히 여기며 키우려 합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생두 한 알 한 알을 사랑스러워하며 로스팅하고 있습니다.

원래부터 ‘일 때문에 한다’라는 느낌은 그다지 없었지만, 생산자분들과 만난 이후에는 더 즐거워져, 이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하. 매일 손님과 만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데, 생산자분들과의 교류까지 더해지니 더 행복합니다. 손님들도 이러한 교류를 조금이나마 느끼실 수 있도록 귀국 후에는 생산자분들의 얼굴로 일부 패키지 디자인을 변경했습니다.

볼리비아의 커피 농원에서 02

유리: “예전에는 국가명으로 커피를 선택하는 게 보통이었지만, 최근에는 『◯◯씨의 원두』와 같이 커피 생산자를 고를 수 있는 손님들이 꽤 늘어난 거 같습니다. 생산자분들의 에피소드를 전하면, 『더 친근하게 느껴지네요』라고 말씀해주시기도 하고, 얼굴을 볼 수 있으니 생산자들과 가까워진 것처럼 느끼기도 합니다.”

사실 이렇게 말해도, 저희는 거의 둘이서 가게를 꾸립니다. 매우 작은 가게죠. 생산자분들을 소중히 생각한다면, 우리도 규모를 크게 키워 구매량을 늘려야만 합니다. 하지만, 성장 속도와 서비스, 품질의 밸런스가 무너져버리면 제일 가까운 사람들이나 커피 자체를 소중히 여길 수 없게 될까 봐 무섭습니다. 그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성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스페셜티 커피를 제공하는 일본에 있는 COFFEE MAN good의 하시모토 유다이씨/유리씨 02

교류를 포기했었다

우리 로스터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잠재적인 고민으로, ‘생산자와의 교류를 느낄 수 없다’라는 점이 있습니다. 서면이나 인터넷을 통해 생산자와 커피에 관한 정보를 얻고 있지만, 온도나 손에 닿는 느낌은 없습니다. 그 사람의 인품이나 사정을 모르는 상태로 커피를 취급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언제나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사실, 매년 SCAJ 등에서 생산자분들과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를 모르는 그들에게 말을 걸어본 들 당황하게 만들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언어의 문제도 있지만, 우리가 가진 정보도, 구매하는 커피의 양도 적은데, 시간을 할애해 달라고 하는 건 죄송하니 제멋대로 선을 긋고는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들과 친근하게 이야기하는 일본 로스터분들이 무척 부러웠습니다.

스페셜티 커피를 제공하는 일본에 있는 COFFEE MAN good의 하시모토 유다이씨/유리씨가 볼리비아의 생산자와 교류 01

그래서 현지와 아오모리에서 만난 볼리비아 생산자들과 10월 11일~14일에 열린 TYPICA 주최 국제 커피 미팅과 SCAJ 행사장에서 다시 만나, 서로 오래된 친구처럼 교류할 수 있게 되어 놀랐습니다. 그들 덕분에 ‘생산자들은 큰 로스터들만 상대한다’라는 생각이 불식되었습니다.

실제로 핀카 이자벨 농장의 가브리엘라 씨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도 아주 작은 농장을 경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작은 까페와 교류해본 적이 전혀 없었다. 그곳에서 일하는 바리스타나 로스터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기회를 얻게 되어 굉장히 기쁘다.”

잘 생각해보면, 볼리비아 생산자들이 ‘작은’ 우리를 받아들여 주고 따뜻하게 대접해 준 것은, 그들 자신도 규모가 큰 것을 선호하는 세계에서 보답받지 못하는 경험을 해왔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아내인 유리에게는 또 다른 부분에서 부채 의식을 느꼈던 거 같습니다. 커피나 접객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저와 함께 가게를 시작했기에, 제가 생산국에 가봐도 괜찮을지 주저하는 마음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볼리비아의 커피 농원에서 03

유리: “현지에서는 감동해서 몇 번이나 눈물을 흘렸습니다. 첫 번째는 나시아 씨의 집에 갔을 때였습니다. 서프라이즈 선물로 전통 악기와 춤, 식사로 환대를 받았는데, 『당신들이 와줘서 기쁘다』라고 생각해주어 무척 기뻤습니다.

저는 사정이 있어서 10월 11일~14일에 열린 이벤트에 마지막 날 밖에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때까지 3일 동안 계속 모두가 “오늘은 유리 안 왔어? 어떻게 된 거야?”라고 물어봐 주셨다고 합니다. 드디어 마지막 날에 만났을 때, 모두 굉장히 기뻐해 주어 무척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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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의 커피 농원에서 01

한 걸음 내디디면 미래는 변한다

이 여행 중에 터닝 포인트가 된 것이 페루에서의 체험이었습니다. 페루에는 수지 씨라는 여성분이 운영하는 농장이 있는데, 가기 전부터 궁금했던 곳이었습니다. 2년 전, 가게에서 취급했던 그 농장의 원두가 손님들에게 호평받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작년 오퍼 리스트에 없었기에 이상하게 생각했던 참이었습니다. 그래도 스페셜티 커피를 생산하고 있으니, 볼리비아 생산자들처럼 향상심을 갖고 밝게 일하고 있을 거라 어렴풋이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농장에 가보니 충격을 받았습니다. 볼리비아와 비교해 생활 수준도 낮았으며 설비도 갖춰져 있지 않았습니다. 커피의 품질이 안정되지 않으니 수입도 안정되지 않았으며 생활 수준의 향상도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생활 상태와 관련이 있는지, 수지 씨는 우리를 계속 경계하는 것 같았습니다.

페루의 커피 농원에서 02

차근차근 이야기를 들어보니, 작년에 퀄리티가 떨어져 오퍼할 수 없었던 이유는 (생두를 말리는) 건조대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건조대를 살 돈(일본 엔으로 약 7만 엔)이 그들에겐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건조대를 구매할 돈은 마련해줄 테니, 같이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보자!”

그러자 계속 어두웠던 수지 씨의 표정이 한순간 확 밝아지면서, “지금까지 구매하고 싶어도 불가능했는데, 무척 기쁩니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함께 밝은 미래를 향해 가자며 약속하는 악수를 했을 때, 마음이 포개지는 기분이 들었으며 현실을 바꾸기 위해 움직여 보자고 결심했습니다.

스페셜티 커피를 제공하는 일본에 있는 COFFEE MAN good의 하시모토 유다이씨/유리씨가 볼리비아의 생산자와 교류 02

이번 여행에서는 볼리비아와 페루의 생산자들밖에 만나보지 못했지만, 이 경험을 통해 지금 취급하는 다른 생산자들의 커피를 좀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싹텄습니다.

22개국 생산자들이 모인 국제 커피 미팅에서, Java Frinsa Estate의 피크리와, 3년간 커피를 계속 구매해온 Primavera Coffee의 나딘 씨에게 이야기를 듣는 등 이전의 제가 할 수 없었던 일들이 가능해졌습니다.

생산자와 직접 교류하는 기쁨을 알고 나니, 다른 분들도 그 기쁨을 맛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생각에 SCAJ의 행사장에서 우연히 만난 아오모리의 로스터에게 말을 건 뒤, 볼리비아의 생산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니 무척 기뻐해 주었습니다. “나 같은 사람이 저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도 되는지 알 수 없었다”라고 털어놓는 그의 모습이 이전의 저와 겹쳐졌습니다.

스페셜티 커피를 제공하는 일본에 있는 COFFEE MAN good의 하시모토 유다이씨/유리씨가 볼리비아의 생산자와 교류 03

지금은 직접 만나서 교류했던 생산자분들의 커피를 더 소중하게 여기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들과 관련된 정보를 주변 사람들과 공유해야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지역 로스터들이 생산자들을 찾아가는 여행이 어땠는지 물어볼 때도 많으니까요. 하지만 역시, 제일 좋은 방법은 그들과 함께 볼리비아나 페루에 가는 거겠지요. 함께 여행하면 흐름이 끊어지지 않는달까요, 커피의 저변이 넓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번역: 박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