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o Morales Galo Morales

Galo Morales갈로 모랄레스

Sensum Trading센섬 트레이딩

‘에콰도르의 신뢰와 품질을 “수출”하다’ 성실하게 일하여 생산자의 힘이 되다

2019년, 에콰도르 북부의 피친차주에서 창업한 Sensum Trading(이하 Sensum)은 국내에 몇 없는 스페셜티 커피의 판매와 수출을 하는 회사다. 현재 연계 중인 약 50개의 생산자와 조합은 피친차주를 중심으로 전국을 커버한다. 창업자는 갈로 모랄레스 씨. 20년 이상의 업계 경험을 살려 국외 무역 회사와 국내 로스터에게 생두를 판매하는 등 자가 배전 커피콩의 도매도 한다.

에콰도르의 품평회인 ‘타사 도라다(TAZA DORADA)’에서 2020년에 3위, 2021년에 우승을 차지하는 등 생산자로서의 실적도 충분한 갈로. 양질의 커피를 만드는 일에 그치지 않고 다른 생산자를 위해 ‘세계로 가는 문을 여는’ 수출업에서도 최상의 모습을 추구한다. 무엇이 갈로의 원동력일까? 그의 속마음을 들여다보았다.

정직하게 일할 뿐

기업 가치로서 ‘진심’, ‘고객 지향’, ‘트레이서빌리티’, ‘공정 거래’, ‘이노베이션’ 이 다섯 가지를 내건 Sensum. 수출 업무는 전문성이 높지만, 거래처인 생산자와 로스터, 수출 회사 등에 대한 업무 내용을 숨기지 않는다. 자사 코스트도 적정하게 관리하기 위해 물류와 마케팅, 관세, 재무 등 외부 제휴 기업을 통해 조언을 받으며 재검토한다고 한다.

우리가 생산자에게 비싼 가격으로 사 와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이유는 코스트를 억제하는 것보다도 정당하지 않은 일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생두가 회사를 떠나서 항구에 도착하기까지의 프로세스를 투명화하는 것뿐입니다. 수출 회사가 필요로 하는 코스트는 그렇게 비싸지 않아요. 그만큼 생산자에게 비싼 대가를 제시하여 더욱 생산 의욕을 높이고 싶습니다.”

예전의 에콰도르 커피 업계에서는 수출 회사가 로스터, 생산자와 얼굴을 마주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이것이 부정의 그릇이 되어 품질이 안 좋은 생두가 고가로 팔리는 문제를 낳았다. 그런 업계에 투명성을 가져와서 새바람을 불어넣은 갈로는 혁명아와 같은 존재이다. Sensum을 창업한 이후, 갈로는 스스로 농원과 로스터를 찾아가서 적극적으로 가격 교섭을 해왔다. 사고 싶은 가격과 팔고 싶은 가격을 솔직하게 말하면 적정 가격이 정해질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업이 궤도에 오른 것은 품질과 가격, 그리고 양질의 서비스가 갖춰지고 난 뒤부터입니다. 품질이 향상함에 따라 지역 로스터가 배전두의 단가를 올려도 소비자는 재구매하게 되죠. 우리의 일을 평가해주시는 것 같아서 정말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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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회사의 신용을 되찾다

현재 40살인 갈로는 80년에 걸쳐 3대째 커피 농원을 운영하는 집안에서 태어났다. 수출업을 처음 의식한 것은 20년 정도 전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 아버지와 농원에서 일하던 때였다. 커피를 수확하여 수출 회사에 판매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금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아 갈로 가족에게 한 푼도 돌아오지 않았다. 거래처의 불성실함이 자신의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온몸으로 알게 되었다. 

그 후, 수도 키토에 있는 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에도 가족 농원에 관여하면서 중남미를 대표하는 카라벨라에서 품질 코디네이터를 담당하는 등 여러 기업에서 수출 업무를 경험했다. 그러나 그 기간에도 수출 회사가 자금을 쇼트시킨 영향으로 1년간 커피 생산을 멈출 수밖에 없었던 역경도 겪었다. 커피를 도매 판매한 지역 수출 업체에 수입 업체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에 얻어야 할 대가를 얻지 못했던 적도 있었다. 자신의 힘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일어난 사건에 농락당하는 상황이 답답했다.

“에콰도르라는 국가 그리고 수출 회사. 양쪽의 평판이 좋지 않으면 수출은 성공하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수출 회사와 도매 업체가 힘을 모으지 않는 현재가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것보다 다른 커피 생산국의 체계를 그대로 에콰도르에 적용한다.’ 2019년, 갈로는 이 발상으로 수출업을 시작했다(2021년에 법인화). 고객은 1개 회사에서 6개 회사가 되었고 새로운 수입 회사에서 문의도 오고 있다. 

자력으로 성공하여 지식을 공유하다

에콰도르는 과거에 커피가 최대 수출품이었다. 아라비카종과 로부스타종을 합쳐서 1980년대에는 연간 60kg×200만 자루가 생산됐다. 그러나 그 후의 경제 침체와 바나나, 새우, 생화 같은 생산성 높은 상품의 대두로 2021년의 생산량은 8분의 1인 약 26만 자루(세계 1% 정도)로 떨어졌다. ‘생산성 낮은 농작물’이 되어 정부가 재배를 장려하지 않게 되었다. 한편, 안데스산맥의 비옥한 토양과 일교차 등 환경 조건은 뛰어나서 스페셜티 커피 신흥국으로서의 기대치가 높다.

2015년, 그곳의 잠재성을 발견한 갈로는 ‘Finca Cruz Loma’의 이름을 걸고 스페셜티 커피의 생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커피를 좋아하고 이 업계에서 쌓아온 지식을 총동원하고 싶었어요. 원래 연구를 좋아하는 성격입니다. 로스팅, 커핑, 추출, 병충해에 대해서도 공부했어요. 생산자라면 누구나 필요로 하는 지식이고 동료들과 공유하며 제 농원에도 적용하려고 했지요.”

그 후, 갈로는 지역 품평회에서 잇달아 상위권에 입상하여 ‘젊은 생산자’로 이름을 알렸다. 2020년에 개최된 전국 대회인 ‘타사 도라다’에서 3위를 차지했고 2021년에는 챔피언이 되었다. 갈로의 커피에는 1파운드 100달러의 가치가 붙었고 에콰도르에서 최고 가격을 갱신했다.

“에콰도르의 커피 업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제가 우선 생산자로서 결과를 내서 커피로 생활을 풍족하게 만든 것을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어요.

도움이 필요한 생산자와 만나면 반드시 그 생각이 머리를 스칩니다. 투자를 줄여도 성공할 수 있는 커피 생산 체계를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어디까지나 제 의견입니다만, 초기 투자가 가능한 것보다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많이 공부하고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노력하는 사람은 이미 미래의 성공을 담보 받은 것과 마찬가지죠.”

커피 생산과 수출 회사를 경영하는 ‘양립 불가한 겸직’을 하는 사람은 에콰도르에서도 몇 없다. 투명성을 중요시하는 갈로는 두 개의 사업을 분사화하여 자신의 농원은 Sensum의 고객에 불과하다는 자세를 대외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커핑과 품질에 따라 생산자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경영 규모와 자금력, 인간관계로 커피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저를 만나러 와준 시간이 빨랐는지 늦었는지는 상관없어요. 그런 상황에서도 제 농원에 대해서는 가장 객관적이고 엄격한 자세로 있고 싶습니다.”

지역 로스터인 마놀로 로잘레스는 갈로를 따르는 사람 중 하나다. 과거에 경영했던 카페에서 “갈로라는 사람이 괜찮으니까 찾으러 갔다 와줘.”라고 부탁받은 것을 계기로 만나게 되었다. 성실함과 확실한 일 처리가 마음에 들어서 구매량이 연 1~2자루였던 것이 월 10자루까지 증가했다.

“스페셜티 커피를 사는 건 갈로 이외에는 있을 수 없어요. 수도 키토조차 커피 테이스팅이 가능한 시설이 없는데 갈로를 찾아가면 함께 커핑을 하고 어떤 커피를 어느 정도 원하는지 판단할 수 있어요. 우리의 질문에도 흔쾌히 답해주고 의문점이 있으면 한 번 더 테이스팅할 수 있게 해줍니다.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산 커피를 함께 커핑해서 의견을 듣기도 해요. 갈로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갈로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라고 말할 거예요. 그 없이 장사는 불가능합니다. 아이디어를 나누면서 우리도 더 광활한 커피의 세계를 알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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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도보다 중요한 것

Sensum이 수출 업계에 등장한 이후 생두가 기존 수출 회사보다 고가에 거래되어 생산자에게는 더 많은 대가가 환원되게 되었다. 이 소식은 갈로의 귀에도 들어가게 되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입소문으로 많은 사람에게 전해지자 마치 자석처럼 많은 생산자가 모여서 ‘같이 하고 싶다’라며 손을 들어줬습니다. 정말 극적인 변화여서 그중에는 ‘믿을 수 없다’라고 말한 사람도 있었어요.

실제로 자사 이익보다 생산자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회사가 이익을 얻는 것을 전제로 생산자가 돈을 버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철학입니다. 아직 4년 차입니다만, 분명 잘 될 거예요.”

고품질 커피를 만들면 자립할 수 있다는 인센티브는 차세대에도 선한 영향을 미쳤다. 어느 생산자의 아들은 경제적 자립을 위해 본가에서 나오려고 했다. 그러나 갈로가 농원을 서포트하기로 약속하자 그는 마음을 바꿔서 커피 생산의 길을 골랐다고 한다. 현재는 2ha 규모의 농원에서 커피를 재배하여 내년에는 양질의 커피가 수확될 전망이다. 갈로는 “제가 성공하는 것보다 기쁜 순간”이라고 언급했다. 

갈로가 하는 일의 묘미는 수출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이 에콰도르의 커피를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하게 양을 늘린다는 의미가 아니다.

“폭넓은 층의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는 것 외에 성공할 방법은 없어요.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로스터와 수출 회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설령 상대방이 아무리 멀리 있어도, 소량만 구매해도 똑같이 대합니다. 이것이 중요하다고 생산자들에게 알려줬어요. 

제가 고객과 만나서 가장 알고 싶은 건 에콰도르의 커피로 무엇을 실현하고자 하느냐입니다. 그 비전을 공유할 수 없다면 같이 일할 수 없죠. 상품을 사고 나면 끝인 차가운 관계가 되길 원하지 않으니까요.

에콰도르의 커피가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건 기쁜 일이지만,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그 신뢰와 품질이 잘 전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그것이 이루어진다면 커피 한 잔을 마실 때 에콰도르 커피가 맛있다고 진심으로 느낄 수 있을 겁니다.”

Sensum이라는 단어는 라틴어로 ‘느끼다’를 의미한다. 소비자가 커피를 마셨을 때의 기분, 자신이 생산자와 대화했을 때의 편안함, 고객에게 커피를 파는 순간이 주는 기쁨…. 거기에는 커피를 둘러싼 사람들의 감정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갈로의 인간미가 담겨있다.

글 : 다케모토 다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