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w it by NODE 요네자와 다케히로

Brew it by NODE

요네자와 다케히로

‘몰랐던’ 것을 알게 되었다, 스스로 세상을 좁히지 않도록

6년 정도 일했던 삿포로의 ONIYANMA COFFEE&BEER에서 독립하여 2022년 12월에 로스터리 카페 Brew it by NODE를 창업한 요네자와 다케히로 씨. ONIYANMA 시대부터 커핑 모임과 다른 업종 사람들과의 교류 행사를 자체적으로 주최하는 등 자신이 주체가 되어 다양한 접점을 만들어왔다. 한편으로는 커피 농원과 서플라이 체인의 실태를 더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러한 요네자와 씨가 탄자니아ㆍ케냐 여행에서 가져온 것은 무엇일까?

멀리 있어도 같은 생산자

언젠가 생산지에 가고 싶다고 계속 생각했었기에 가기 전에는 새로운 세계와 만난다는 즐거움이 앞섰습니다. 커피의 정제 방식, 현지 풍경과 공기를 제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끼면 어떤 발견을 할 수 있을지 궁금했죠.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생산자가 있는 공간에서 실시한 커핑이었습니다. 로스터가 한 명씩 피드백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생산자가 생산 방법을 개선합니다. 그 결과 품질이 좋아진 커피가 로스터에게 전달되고 소비자에게 판매된다는 단순한 사이클이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 가기 위해 아주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커피 생산도 외국의 먼 곳에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며, 생산자도 만드는 사람으로서 같은 위치에서 커피를 생산하는 사람이라고 실감할 수 있어서 장기적으로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어요. 커피는 농작물이니까 품질에 매년 차이가 발생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당장 살 건지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 외에는 인터넷과 SNS에서 참고했던 선배 로스터와의 교류도 배울 점이 많았던 것 중 하나였습니다. 원래 스타일이 있는 로스터를 목표로 삼았었는데 아직 제 스타일을 찾고 있는 단계랄까요? 누군가를 따라 하는 듯한 상태였습니다.

그런 와중에 명확한 기준을 가진 다른 로스터와 커피에 관한 철학 등을 이야기 나누다 보니 시야가 넓어져서 조금 진보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전에는 ‘생두의 개성을 유지하도록 로스팅은 약배전으로 해야 한다. 박력 있는 플레이버를 내야 한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결코 그것만이 답은 아니죠. 그 서랍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는지가 로스터의 수완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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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것을 섣불리 말할 수 없다

생산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노동 환경이 나쁘다는 것, 임금이 부당하게 적다는 것, 커피를 정제할 때 사용한 물이 하천을 오염시킨다는 것…. 저는 원래 그러한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어서 생산자분들에게도 눈을 돌려줬으면 했습니다.

단지 생산지에 가서 느낀 솔직한 감정은 의문점이 더 깊어졌다는 것입니다. 특히 국가가 커피 산업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케냐에서는 불투명한 부분도 많더군요. 트레이서빌리티를 중시하는 스페셜티 커피 업계에서조차 허물기 어려운 업계의 구조 문제도 많다고 느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은 여행을 가기 전에는 책과 인터넷으로 얻은 지식이 선행되었다는 것이죠. 그 지식을 기반으로 손님께 커피의 배경을 말씀드린 적도 있는데, 섣불리 말할 수 없는 거라고 깨달았습니다. 물론 정보를 제공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가볍게 지레짐작해서는 안 되고 책임감 있게 발언해야 한다는 자각이 싹텄습니다.

어쨌든 여러 가지 면에서 제가 일부밖에 보지 않았다고 깨달은 것이 여행을 통해 얻은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예로 코모디티 커피가 주류인 탄자니아에서는 스페셜티 등급의 커피로 바꿔가기 위해 필요한 설비(드라이 밀)를 만드는 프로젝트가 진행되던 중이었습니다. 국가와 업계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싶다면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고 깨달았습니다.

커피를 통해 접점을 만들다

현재의 개인적인 목표는 스페셜티 커피 소비량을 늘려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생산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늘릴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몇 개월 전에 독립한 뒤에 깨달은 것은 스페셜티 커피를 모르는 손님이 대부분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감도가 높은 아티스트분들도 편의점 커피와 캔 커피를 마시는 경우가 많죠. 그런 점에서 보면 ONIYANMA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이었지만 이미 고객 기반이 있기 때문에 커피 등급과 상관 없이 손님들이 와주시는 것 같아요.

출발점이 어디든, 스페셜티 커피를 마시면 분명 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스페셜티 커피를 처음 마셨을 때 충격을 받았고 바리스타의 멋진 모습을 동경하게 된 것이 커다란 계기였거든요. 스페셜티 커피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전문서를 취급하지만, 일반인도 들어오기 편한 서점’ 같은 카페를 만들고 싶습니다.

역시나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하면 자기만족의 늪에 빠지기 쉽잖아요? 아무리 좋은 것을 만든다 해도 손님에게 그 가치가 전해지지 않으면 의미 없는 것이고 오래 가지 않죠.

그래서 스페셜티 커피를 모르는 분도 무언가를 느끼실 기회로써 매장에서 이벤트를 열 수 있도록 공간을 넓게 만들었습니다. 가게 건물 지하는 음악 스튜디오이기 때문에 음악과 그림을 하는 사람 등 문화가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여 서로 자극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제가 바텐더, 요리사와 교류하여 생각지 못한 발견을 했거든요. 그들은 각자의 개성, 경험을 바탕으로 미각 체험에 몰두하기도 하고 독특한 조합을 알고 있기도 했습니다. 그것은 커피만 봤다면 이뤄지지 않았을 접점입니다.

ONIYANMA 시절부터 커핑 모임과 이벤트를 자체적으로 개최했었는데 저는 원래 내향적인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대로 있으면 제 세계가 넓어지지 않으니까 의식적으로 저 자신을 외부 세계로 밀어냈죠. 그런 의미로 보자면 커피는 안성맞춤인 도구입니다. 매년 트랜드는 바뀌고 생산지 등 전 세계정세도 알 수 있죠.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세계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것이 커피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런 이유가 없어도 커피는 재밌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시점과 감각을 가져다주는 놀라움과 즐거움을 손님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