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kona Coffee Roasters 자비에르 가르시아 후네스

Sakona Coffee Roasters

자비에르 가르시아 후네스

「커피에는 특별한 힘이 있다」 마법이 걸린 커피 한 잔

세계 최고의 미식 거리라고 알려진 스페인 북부의 산, 세바스티안. 사코나 커피는 그곳에서 동쪽으로 약 20㎞ 떨어져 있고, 프랑스와의 국경과 접해 있는 이룬이라는 지역에 위치해 있다.  2015년에 커피 및 레스토랑을 갖춘 공간으로서 탄생했다고.

창업자는 현지 출신의 자비에르 가르시아 후네스. 바리스타 챔피언십 스페인에서 5번이나 챔피언을 차지했고, 세계대회에서는 4위(2011년)를 달성한 어마무시한 실적의 소유자다.

그런 자비에르는 스페셜티 커피가 ‘퍼즐의 마지막 조각’ 과도 같다고 말한다. 그 깊은 뜻은 무엇일까. 바텐더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그의 일생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발견할 수 있는 기쁨을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건물들이 있다. 옛날에는 자동차 매장이나 과일 창고 등으로 사용되던 사코나 커피의 둥근 건물도 그 중 하나로 꼽힐 것이다. 실내 넓이는 90여 평. 주변에는 큰 건물이 없어 멀리서도 잘 보이기에, 현지 사람들에게도 인지도가 높다고 한다.

그런 특징적인 건물을 매입해 자신의 가게를 차린 창업자가 바로 자비에르다. 그는 다채로운 표정을 가졌고, 몸짓과 손짓이 활발하다. 산타클로스도, 광대도 될 법한 분위기의 자비에르. 그가 판매하는 원두 패키지에서도, 그러한 면모를 엿볼 수 있다.

로고 옆에 그려진 수중 생물 같은 캐릭터 사코니타는 현지 일러스트레이터에 의해 만들어진 가상의 존재이다. 사코니타는 커피를 찾는 나그네로서, 커피를 만드는데 필요한 도구로 가득 찬 배낭을 메며 사람들에게 커피를 대접하고 있다. 다른 패턴의 일러스트도 있지만, 기본 컨셉은 변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자비에르의 유쾌함은 자신의 일에도 투영되어 있다.

「저는 항상 놀라운 커피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어요. 그래서 생두 샘플을 제공받았을 때도 커피 종류에 대한 설명을 최대한 듣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손님을 놀라게 하려면 먼저 자신이 놀랄만한 커피를 만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특히 신경 쓰고 있는 것은 생두의 품질이 균일한지 아닌지에요. 천천히 생두를 관찰하면, 건조를 한 시간이 짧았는지, 충분했는지 알 수 있지요.」

「기본적으로는, 외관이나 냄새로 추측한 습도나 신선도를 바탕으로 품질을 평가하고 있어요. 하지만, 커핑할 때까지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지 않는 것이 좋음을 지난 몇 년간 많이 느꼈어요. 가끔, 외관상 좋지 않았던 생두를 커핑해보고 놀랄 때가 있답니다.」

「결론은, 첫 인상만으로 생두의 품질을 판단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고품질의 맛이나 플레이버를 만나고 싶다면 스스로 그 가능성을 닫아두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저도 새로운 커피를 커핑할 때는 먹어 본 적이 없는 사탕을 맛보는 아이 같은 기분이 들고는 해요. 커피가 가져다주는 즐거움 중 하나는 새로운 맛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무언가를 발견하는 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훌륭한 경험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Spacer

커피와 상성이 좋은 접객

커피를 직업으로 하던 사람들이 스페셜티 커피의 세계를 알기까지의 계기는 제각각이다. 옛날부터 커피를 좋아했던 사람도 있고, 커피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사람도 있을 것이다. 커피업계를 쭉 이끌어온 사람도 있고, 음악이나 IT 등 전혀 다른 업계에서 눈을 돌린 사람도 있다. 자비에르는 50살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30여 년 전 고등학교 졸업 후 바에서 일했던것이 스페셜티 커피 세계에 문을 열게 된 계기라고 한다.

「손님을 대하는 재미에 이끌려, 바에서 일하는 것에 점점 매력을 느꼈어요. 다양한 손님의 취향, 니즈에 대해 바의 직원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나 접객, 그리고 음료의 맛을 통해 손님의 마음의 문을 열게 할 수 있지요. 가게를 선택해 준 분들의 기대를 웃도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손님을 차분히 관찰하면서 접객하는 것에 항상 집중하고 있었어요.」

「제가 바라는 장소는, 손님들에게 있어 하루의 끝에 모든 것을 잊고 싶어서 찾는 장소입니다. 그렇기에 접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손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려는 마인드라고 생각해요. 좋은 하루를 보내지 못한 사람이 바텐더와의 대화를 통해, 기분 좋은 내일을 맞이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고민을 안은 사람이라 해도 조그마한 희망을 가지고 바를 향할 수 있지요. 이러한 접객은 바텐더에게 있어 가장 인간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접객에 큰 관심을 가지며 바에서는 바리스타도 맡고 있던 자비에르였지만, 바에서 취급하는 커피는 고품질의 커피가 아니었다. 바리스타보다 오히려 위스키 등의 술을 만드는 바텐더의 일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는 했다.

자비에르는 문득 10년째 같은 가게에서 일하고 있는 것을 깨닫게 된다. 무언가에 이끌리듯이 바텐더의 길을 걷던 자비에르는 다른 일을 하고싶다는 생각조차 못하게 된다.

그 후에도 4~5년간 일을 계속 해온 자비에르. 하지만, 2006년 바리스타 챔피언십과 만난 것을 계기로 자비에르의 삶은 크게 바뀌게 된다.

「커피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힘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그때 커피는 프루츠와 같다는 훌륭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지요. 최고의 커피를, 최고의 방법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강력한 두 가지 무기를 바리스타 챔피언십이 제게 알려준 겁니다.」

2008년부터 바리스타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시작한 자비에르. 자비에르의 커피 인생을 결정지은 것은 엘살바도르의 커피 한 잔이었다. 2009년 애틀랜타에서 열린 WBC(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에 참가한 자비에르는, 그때 마신 엘살바도르 커피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 깨끗하고 프루티한 맛은, 정말 예상 밖이였어요. 커피를 내려준 사람에게 이게 정말 내가 평소에 마시는 커피가 맞냐고 물어 버렸을 정도예요. 그때 저는 커피에 제 인생을 바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후 많은 커피를 만나 왔지만, 그 이상의 놀라움을 맛본 경험은 없어요. 아마 커핑 스코어는 87점 정도의 커피였을테지만 아직도 색이 바래지 않는 그 기억이 제 커피 인생의 원점인 것 같아요.」

Spacer

접객 × 스페셜티 커피 = Sakona Coffee Roasters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바리스타 챔피언십에 7차례 출전해 스페인의 챔피언을 5차례 경험하고, 2011년 월드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4위로 입상을 한 자비에르는 2015년부터 로스팅을 시작하며 사코나 커피를 창업했다.

「스페셜티 커피는 저에게 퍼즐의 마지막 조각과도 같았어요. 손님의 기대를 웃돌고 싶다는 생각과 이를 위한 도구가 최고의 형태로 조합되어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손님을 대접하는 것과 커피를 내리는 것. 저에게 가장 소중한 그 두 가지가 융합된 최종적인 형태가 사코나 커피인가 싶네요.」

「커피를 손님에게 제공하기 전까지, 눈앞의 손님은 최고의 경험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계시겠죠. 자신감 넘치게 맛있는 커피를 제공할 생각을 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는 해요. 커피라는 말 자체에서도 힘이 넘친다고 느껴져요.」

자비에르는 예전에 한 여성 고객으로부터 잊을 수 없는 칭찬을 받은 적도 있다고 한다.

「’자비에르 씨, 저는 당신을 떠올릴 때가 두 번 있어요. 한번은 여기서 커피를 마시고 있을 때. 그리고 또 한번은 다른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을 때에요.’ 라고 말해주시더라구요. 즉 제가 내리는 커피가 다른 카페의 커피보다 더 기분 좋게 해주고, 감동을 주기 때문에 제 생각이 난다는 것이었죠.」

물론 칭찬만 듣는 것은 아니다. 간혹, 커피에서 프루티한 맛이 난다고 하거나, 비싼데 맛이 없다며 화를 내며 가게를 나간 손님도 있다.

「저는 오히려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모든 사람의 취향을 만족할 순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고 하면 자신의 신념을 굽혀야만 합니다. 돈을 벌고 싶다는 이유로 자신에게 정직하지 않은 것은 오히려 불성실하다고 생각한답니다.」

Spacer

주어진 사명을 알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애틀랜타에서 커피에 인생을 바치겠다고 마음먹은 지 십수 년이 흘렀다. 하나의 집대성이 될만한 자신의 가게를 차린 지 6년이 지난 지금, 자비에르는 새로운 퍼즐을 완성시키고 있다.

「사코나 커피의 사업에서 이루고 싶은 것은 사람들을 사코나 커피로 끌어들이는 것이에요. 정성 어린 접객과 맛있는 커피가 곁들여졌을 때, 손님은 다른 사람에게 사코나 커피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지게 될 것입니다.」

「사람은 강요당하거나 강제당하면 거부하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스스로 발견하면 남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는 하지요. 그것이 커피 문화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접객도 근본적으로는 똑같아요. 남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자기가 하는 일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하면 됩니다. 스페인어로 피카르디아라는 말이 있어요. 사전적인 의미에 따르면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제어하는 능력’ 이라는 뜻인데 저는 이렇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손님에게 상상 이상의 경험을 시켜주기 위해 예상 외의 일을 하는 능력’ 이기도 하다고. 그러니까, 손님이 예상했던 것과는 반대로, 사실은 그 손님을 위한 일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기분이 좋지 않은 손님의 눈앞에서, 제가 청소 중에 물건을 떨어뜨렸다고 합시다. 그것은 실수이기도 하지만, 큰 기회가 될 수도 있어요. 제 대응에 따라서는 뜻밖의 대화가 생길 수도 있고, 그 사람에게 있어 기분 좋은 경험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이 어떤 상황에서도 손님을 즐겁게 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어요. 물론 단지 화려하게 연출하는 것 뿐만 아니라, 장소의 분위기나 상황, 상대방을 잘 관찰한 후에 적절한 대응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피카르디아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일 뿐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이 남을 기쁘게 하는 것이라고 제대로 알고 있으면 다른 것은 뒤따라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에요. 손님이 즐거웠으면 좋겠고,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으면, 적절한 움직임이 저절로 생길 것입니다. 물론 급작스러운 상황에서 대처 가능할만한 경험을 쌓아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자비에르는 옛날에, 가족 앞에서 마술을 보여주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피아니스트였던 어머니의 연주에 맞춰 춤을 추고, 모두들을 즐겁게 하는 존재였기 때문이었는지, 어머니로부터 아티스트가 되어야 한다는 권유를 받고는 했다고 한다. 그렇게 어릴때부터 자비에르는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저 자신도, 나이가 들수록, 인생이나 감정 같은 정신적인 것에 빠져버리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습니다. 커피 자체도, 그것을 둘러싼 사람과의 소통도 너무 좋아해서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요.」

「커피 한잔은 프라이빗하고 친밀한 관계로 들어가게 해주는 입구와도 같아요. 상상조차 못했던 사람과 만나 평생의 친구로 발전해 나갑니다. 이보다 더 멋지고 신비로운 경험이 또 있을까요.」

어른이 되어 사람을 기쁘게 하기 위해, 바텐더에서 바리스타가 된 자비에르. 사코나 커피는 자신의 경험과 꿈을 담은 세계일 것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의 접객을 하고 싶다’ 고 말하는 그는, 앞으로도 스페셜티 커피라는 지팡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마법을 걸어 나갈 것이다.

글 : 나카미치 타츠야
사진 : Raquel and Iakiaki
번역 : 박치언

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커피 업계의 친구들과 커핑을 한다고 합시다.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10가지 커피중, 모두가 단 한가지의 커피를 마음에 들어하고 그것에 대해 대화를 나누려고 하는 장면이 이상적인 장면입니다. 그것은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 하나로 이어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에요.

Spacer

Sakona Coffee Roas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