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ICA GUIDE
Nagasawa COFFEE 나가사와 카즈히로

Nagasawa COFFEE

나가사와 카즈히로

돋보이는 개성을 가진 모리오카현의 커피 전문점. 주인이 목표로 하고 있는 장벽이 없는 사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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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오카현에서 커피 생두의 매입부터 로스팅, 추출까지 모두 진행하고 있는 Nagasawa COFFEE. 모리오카 지역이 자신의 고향인 나가사와 카즈히로씨는, 2019년에 세계적인 커피매체 SPRUDGE(스플래지)가 선정한 ‘커피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 있는 20인’ 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개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가게를 만들고 싶다’ 라고 말하는 나가사와씨에게,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존칭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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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즐기는 방식은 사람마다 제각각

전면 유리 재질로 된 창문은 창밖의 빛을 끌어 들이고, 넓은 가게에 비해 적은 자리수가 특징인 Nagasawa COFFEE. ‘느긋하고 개방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Nagasawa COFFEE에는, 나가사와 자신의 ‘느긋하고 개방적인’ 생각이 반영되어 있다.

「저희는 손님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따라서 노 키즈존으로 하거나, 사진을 많이 찍는 손님에게 경고를 주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적당한 선은 있습니다만, ‘커피는 이렇게 맛봐야 한다’ 라는 가치관을 강요하지 않고, 개개인이 커피를 즐기는 방식을 존중하는 가게를 만들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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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라도 많은 사람이 커피를 즐겼으면 좋겠다는 나가사와의 신념. 나가사와는 해외의 오래된 로스팅기(1960년대에 제조된 OLD PROBAT UG-15)를 도입할 정도로 확고한 가치관을 가지는 한편, 자신의 커피를 ‘스페셜티 커피’라고 부르지 않는 방침에서도 그의 신념을 느낄 수 있었다.

「스페셜티 커피를 다루는 건 사실이지만, 이 커피가 특출나다는 식으로 표현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애초에 사람들이 순수하게 커피로써 행복을 느끼는 가게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저와 제 주변사람들을 기쁘게 해 주는 그 행복을 제게 가르쳐 준 것은 커피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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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을 다해 최고의 커피를 찾아

나가사와가 커피와 만나게 된 계기는,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커피 콩의 도매회사에 다녔던 것이다. 하지만 커피를 좋아하지는 않았다.

「처음엔 쓰기만 한 음료였어요. 그저 일로서 커피를 다루고 있었습니다만, 계속 마시다 보니 점점 향기와 맛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답니다.」

20대 무렵, 프로 스노보더를 목표로 하고 있던 나가사와는,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서 그 회사를 퇴직했다고 한다. 하지만 스노보드로 생계를 이어가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현실에 직면하며, 그 꿈을 접게 된다. 그런 나가사와를 다시 커피의 세계로 이끌어 준 것은, 취미 삼아 즐기던 캠핑이었다.

「설산에서 경치를 즐기며 마시는 커피를 너무 좋아했어요. 물론 커피의 맛도 중요하지만, 마시는 장소나 환경, 누구와 마시느냐에 따라 맛의 느낌이 달라진다는 것을 느꼈고, 그렇게 커피를 더 좋아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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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는 해도, 갑자기 카페를 하려고 방향을 바꾼 것은 아니다. 회사에 다니며, 홈 로스팅부터 차근차근 수련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택에서 로스팅을 계속하면서, 나가사와는 취미로서 로스팅하는 것의 한계를 깨닫게 된다.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퀄리티를 실현하려면, 전력으로 임해야 한다고 결론지은 나가사와는, 자택의 정원에 창고를 짓고, 후지 로얄의 업무용 로스팅기(3kg)를 과감히 구입했다.

「로스팅기 사용법도 모르는 초보자가 갑자기 카페를 차릴 정도로 업계 바닥이 만만하지 않은 것은 알고 있었어요. 사업으로서 성공하려면 배우는 기간이 필요할 것 같았거든요. 후지 로얄의 로스팅기를 구입한 것은 제 나름대로의 각오 표현이었습니다.」

5년 정도의 수행 기간을 거친 끝에,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었고, 2010년에 가게의 오픈 준비를 착수하게 되었다. 가게의 설계나 융자의 계획이 결정되어, 개업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어느날,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다. 계약서에 서명을 하기 사흘 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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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줄만한 가게로

「대지진이 일어나, 모든 계획이 백지가 되었어요. 건축자재를 조달할 수 없었고, 대출가능한 액수도 깎였었답니다.」

미래의 계획을 세우는 도중, 나가사와는 자원봉사에 참가해, 피난소에서 커피를 나눠주게 되었다. 지진 재해로부터 1개월 정도 지났을 때라, 간신히 물과 식량이 보급되던 시절이었다. 그곳에서 커피를 받은 사람들이 전해준 말이, 나가사와의 마음에 다시 불씨를 틔웠다.

「마침 커피를 마시고 싶었다며 반겨주는 분들이 많았어요. 이런 곳까지 와줘서 고맙다고 말해주는 분들도 계셨지요. 그런 분들에게 용기를 얻은 덕분에,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말자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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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에서의 자원봉사를 기회로 「커피가 가진 기묘한 힘」을 실감한 나가사와는, 원래의 컨셉을 수정한 Nagasawa COFFEE를 2012년에 오픈한다.

「대지진이 일어나기 전에는, 제가 좋아하는 약배전 커피에 특화한 가게를 만들려고 했어요. 하지만 한 잔의 커피를 통해 많은 사람이 안도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사람이 기뻐해주고 즐겨주는 가게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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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개인의 취향을 존중한다’ 는 컨셉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모리오카현에게도 적합한 컨셉일 것이다. 2018년에는 2배 넓이의 공간에 매장을 이전하게 되었는데, 예전부터 꿈만 꿔온 빈티지 로스팅기를 도입할 수 있었다.

「컴퓨터로 로스팅한 데이터들을 기록하고 있지만, 디지털이 만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참고하는 수준이죠. 오감으로 느끼는 소리나 냄새의 변화 등, 데이터에는 나타나지 않는 부분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감각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역시 사람만 할 수 있는 영역이 있는 것 같아요.」

눈이 덮인 산속에서 마시는 커피를 평소보다 더 맛있게 느낀 경험을 통해, 나가사와는 아름다운 공간을 만드는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공간을 넓히는 한편 자리 수는 그대로 유지했는데, 설계사가 왜 자리를 더 늘리지 않느냐며 깜짝 놀랐다고 한다.

「가게를 이전한 것도 빈티지 로스팅기를 도입하고 싶어서였어요. 돈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지요.」

앞서나가는 이상과, 현실의 균형을 잡아나가는 것이 나가사와의 생활 방식이다. 먼 지역에서도 가게를 방문하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커피나 서비스 품질에 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점포를 늘리는 것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나가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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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다’ 는 공통 언어로 이어지다

모리오카현에서 계속 살아오며, 모리오카현은 시장규모가 작고, 입지적으로 불리한 사실을 알고 있는 나가사와. 어째서 모리오카현에서 가게를 열게 된 것일까.

「장소는 상관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대지진 후 도쿄나 센다이에서 가게를 열까 생각해 본 적도 있지만, 모리오카현은 제가 좋아하는 장소이고, 무엇보다 세계에서 통할만한 수준의 커피를 제공하고 있으면 언젠가 모두 알아줄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2019년 커피업계에서 손꼽히는 미디어 SPRUDGE로부터 일본인으로는 유일하게 ‘커피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 있는 20인’ 으로 선정되며, 나가사와는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이 옳았다고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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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초기부터 변함이 없는 ‘개개인의 커피를 즐기는 방식을 존중한다’ 는 스탠스는, 나가사와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카페와도 관련이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카페에서 본 광경을 잊지 못합니다. 다운 증후군인 직원이 고객이 보이는 곳에서 포장 업무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몸이 불편한 분들이 일상 생활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을 보고, 일본 사회에 없는 다양성을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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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은 팝업스토어를 내기 위해 대만을 방문하는 등 모리오카현에 뿌리를 박으며 활동 폭을 점차 넓히고 있다.

「’커피는 맛있다’ 라는 공통언어를 통해, 문화나 언어의 벽을 넘어 외국 분들과도 소통을 할 수 있었어요. 인맥을 넓힐 수도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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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와는 몸이 불편한 자녀를 둔 부모이기도 하다.

「사회 문제의 해결같은 거창한 느낌이 아니라,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당연하게 하고 싶어요. 이를 위해 저희 카페에서도 몸이 불편한 사람도 자유롭게 일하실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커피를 중심으로 다양한 유대가 생긴다. 자신도 주변 사람들도 행복해지는 미래를, 나가사와 커피는 만들어 나갈 것임에 틀림 없다.

글 : 사토 카에데
인터뷰, 편집 : 나카미치 타츠야
번역 : 박치언

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매일 아침, 신문을 읽거나 메일을 보내며, 1시간 정도 천천히 커피를 마시는 루틴을 계속한 지가 약 10년정도 되었어요. 불필요한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마음을 릴렉스 할 수 있고, 기분 전환도 됩니다. 최근은 윌파 그라인더에 콩을 갈아서, 1L의 강배전 프레스로 내리는 것이 마음에 들기도 합니다. 콩은 에티오피아가 취향이라면 취향이지만, 크게 가리지는 않습니다. 소비자의 시선을 느끼기 위해서라도, 간단하고 맛있게 커피를 내릴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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