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 COFFEE 야마모토 쇼헤이

MOUNT COFFEE

야마모토 쇼헤이

「커피라면 사람과 통할 수 있다」 20년의 시간을 거치면서 개척해낸 커피 전문점의 새로운 경지

히로시마시의 중심부로부터 수km 떨어진 상가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로스터리 & 카페 「MOUNT COFFEE」. 점주 야마모토 쇼헤이씨는, 19살 때 캐나다의 스타벅스에 매료된 것을 계기로, 몇 곳의 커피 가게에서 일한 후, 2014년에 독립했다. 이후, 거리에 스며드는 가게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가슴에 새기는 한편, 무료 신문이나 Podcast라는 미디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도 있다. 그렇게 항상 새로운 일에 임하고 있는 야마모토씨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존칭 생략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은 남의 힘을 빌리면 된다

콘크리트 바닥, 천장과 목조 바닥, 골동품 가구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는 MOUNT COFFEE.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세련된 공간이다.

「저희 가게는 당연히 잘 만들었죠.」

자신있게 말하는 오너 야마모토이지만, 거만한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헌팅모자에, 흑백이 섞인 수염, 세월이 느껴지는 흰 앞치마가 어울리는 장인다운 모습. 하지만 막상 말을 꺼내보면 그의 소탈한 면을 느낄 수 있다.

「가게 인테리어든, 디자인이든, 멋진 것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을 시켜서 만들었기 때문이죠. 저는 일절 거기에 참견하지 않았어요. 가게 홈페이지만 해도 그렇지만 제 주변에 있는 대단한 사람들 덕분에 7년 동안 가게를 계속해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뭐, 다른 사람에게 의존을 잘하는 것 같아요(웃음). 어중간한 스킬이나 자존심이 없었기에 오히려 좋았죠. 커피 말고 다른 건 남에게 맡기면 될 것 같았어요.」

이렇게 말하는 야마모토는, 독립해서 자신의 가게를 차릴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제가 이길 수 없을 것 같다고 느꼈던 장인들의 커피숍에서 일해온 터라, 그 이상으로 센스 있고 멋있는 가게를 저는 못 만들것 같았어요. 멋진 가게, 편안한 가게에서 일할 수 있다면 그걸로도 운이 좋은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지요.」

「뒤집어 보면, 독립하려면 모든 것을 저 혼자 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었죠. 그래서 자신도 없었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이 바뀐 것은 진정한 커피를 만났기 때문일 거에요. 애초에 먼 이국땅에서 재배되는 커피 자체가, 저 혼자의 힘만으로는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없는 상품이기 때문이죠.」

MOUNT COFFEE라는 명칭은 자신의 이름 야마모토(山本)의 야마(山)=mountain 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런 에피소드도 야마모토답다고 느껴졌다. 「너무 이름에 집착해도 부끄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늘 잔잔하게 있고 싶은 마음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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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우러나오는 일을

야마모토가 커피의 세계의 문을 연 것은 19살 때 였다. 단기 유학으로 캐나다에 갔었는데, 그 때 방문한 스타벅스가 계기였다. 사람들에게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장소뿐만이 아니라, 편안한 장소를 제공한다는 컨셉이 그대로 디자인으로 반영되어 있어, 야마모토는 충격을 받았다.

「커피를 테이크아웃이나 종이컵으로 제공하는 스타일도 새롭고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시골인 와카야마 지역에서 자라 문화적인 것을 접할 기회가 적었던 것도 크겠죠.」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채 귀국한 야마모토는 히로시마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그리고,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은 스타벅스와 자가 로스팅 커피를 제공하는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당시(2000년대 초반)는 고베, 교토, 가마쿠라 지역에 세련된 카페들이 생겨나고, 유명한 잡지 cafe-sweets가 창간되는 등 카페 열풍이 불고 있던 시대였어요. 다만 제가 아는 한 멋있는 로스터리 & 카페도,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하는 카페도 거의 없었지요. 그 시절 저희 가게는 자체 로스팅 커피를 제공하고 있었으니 시대를 앞서가고 있다고 할까, 아무도 모르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죠.」

커피의 추출을 담당하는 스타벅스와, 로스팅에 담당하는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가운데, 야마모토는 로스터리쪽이 재미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음식점은 트렌드에 좌우되는 부분이 커서 5~10년 주기로 가게 형태를 바꿔가는 게 일반적입니다. 반면 로스터리는 유행을 타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우러러 나는 느낌이 멋지다고 생각했죠.」

지역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히로시마시의 중심부로부터 수km 떨어진 지역에 있는 상점가의 한 켠에 가게를 마련한 것도, 시간을 들여야만 우러러 나오는 가치에 중점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동네에 스며드는 가게를 만들고 싶었어요. 저에게 커피 가게는 야채 가게나 생선 가게와 같은 존재입니다. 지역마다 작은 가게가 있으면 손님을 쟁탈하기 위한 경쟁도 일어나지 않고, 평화로운 세계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커피 생두를 구입하는데에 있어서도, 일정한 퀄리티를 넘고 있다면, 커핑의 점수가 다소 낮더라도, 생산자와 긴밀한 관계성을 구축할 수 있는 곳의 커피를 사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국산 밀을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빵집이나 우동집이 부럽기도 해요. 커피 생산지는 일본에서 멀어 쉽게 생산자를 만나러 갈 수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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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걸 계속 하기 위해서

스스로 사업을 하는 부모님을 통해, 자유롭게 자란 야마모토. 어딘가에 취직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세상의 상식은 야마모토에게 있어 상식이 아니었다.

「항상 제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느낌이에요. 그것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왜 그 일을 하냐고 이유를 물으면 쉽게 대답을 못 하고는 합니다. 직감이 가는 대로 사는 사람이라, 주위 사람들에게는 위태위태하게 보일 지도 몰라요(웃음). 저 자신은 스무 살 무렵, 신뢰가 가는 멋진 은사에게서 ‘즐거운 일만 하면 돈은 나중에 따라온다’ 라는 말을 들은 게 큰 도움이 됐죠.」

실제로 흘러가는대로 삶을 살다 보니, 본래의 자신을 잊어버린 적도 있다고 한다.

「같은 커피 가게에서 8년 정도 일하다 보니, 저를 지지하는 축이 무엇인지 모르게 되었다는 것을 독립하는 타이밍에 알았어요. 거기서는 2호점 점장으로서 가게 운영을 맡고 있었는데, 일 자체는 무척 즐거웠고 불만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편안한 곳에 계속 있어도 되는지, 35세를 맞이하기 전에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 가게로부터 독립해 자신의 가게를 가질지, 아니면 거기서 계속 일할지 고민한 야마모토. 긴 고민 끝에 독립을 선택한 야마모토였지만, 끝까지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었다 한다.

「단지, 그러한 작은 선택에는 망설여도, 큰 선택에는 망설이지 않습니다. 인생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의지는 일관되어 있고, 커피 가게는 계속 하고 싶어요. 커피라는 세상에서 하고 싶은 걸 이루어 내기 위해서라면 하기 싫은 걸 해도 힘들지 않구요.」

독립한 지 7년. 야마모토가 하고 싶은 것은, 더 이상 로스팅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이벤트에 참가해 모르는 사람과 만나는 것, 산지를 방문해 생산자나 현지의 생활을 접하는 것, 업종을 불문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취재하여 Podcast나 무료 신문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것 등등.. 관심의 폭이 점점 넓어지면서 야마모토는 하나의 과제에 직면했다고 한다.

「해외 생산자를 방문하는 것은 물론 무료 신문도 질 좋은 것을 만들려면 비용이 많이 듭니다. 하지만 저는 경제적인 기반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거기에 과감히 돈을 넣을 수 없어요. 계속 자유로운 상태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역시 볶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고 느꼈습니다. 저 대신 볶을 수 있는 사람을 길러야 하고, 스태프도 갖추지 않으면 안 되지요. 요컨대 경영 감각을 갖춰야 해요.」

늘 자유를 추구하는 야마모토지만 마냥 자유로이 사는 것은 아니다. 가게가 있는 상가의 부회장으로서 상가를 유지, 활성화시키기 위한 활동에도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밖에 나가는 일도 많지만,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여행일 뿐입니다. 지역 손님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변함이 없고, 안심할 수 있는 홈그라운드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뿌리를 박기 쉬운 곳을 선택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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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커피가 있다

곁눈에는 변덕스럽게 보이는 야마모토이지만, 무료 신문을 제작하거나 Podcast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야마모토는 그런 커피와는 직접적으로 관계없는 활동을 통해, 재차 커피의 매력을 눈치챘다고 한다.

「제가 가진 커피의 수준에 맞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그래서 제 자신의 커피 레벨이 올라갈수록 만나는 사람들의 레벨도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해요.」

「무서울 정도로 고난이 없는 인생을 살아온 제가, 가치 있는 얘기를 못 물어보는건 아닐까 하고 주눅이 든 적도 있지만, 20년가량 몸담아 온 커피가 있었기에 그런 걱정은 사라졌어요.」

야마모토에게는 커피의 새로운 가능성을 느낀 인상 깊은 장면이 있다. 1970년대 히로시마의 오노미치를 무대로 한 역광이란 영화에 잘 어울리는 블렌드 커피를 만들었더니 뜻밖의 반응이 돌아온 것이다.

「제목 그대로 빛이 특징적인 영화였어요. 반짝이는 빛도 있고 둔한 빛도 있다는 영화였죠. 그 이미지를 재현하기 위해, 가게의 스태프들과 함께 만든 커피를, 감독과 각본가의 사람들에게 마시게 했더니, ‘영화 그 자체의 맛’이라던지, ‘예고편 같은 맛이며, 커피를 마시고나서 영화를 보면 정답을 비교해보는 느낌이 들 것’ 이라는 말을 해주셔서, 감동을 많이 받았죠.」

「제일 호평을 받은것은 스태프가 만든 블렌딩이었어요. 커피도 영화의 주제가처럼 될 수 있구나라고 느꼈지요. 영화의 주제는 커피와 전혀 관계없지만, 그들도 같은 제작자이기 때문에 통할 수 있었던 거겠죠. 그 상태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하니까 서로에 대한 신뢰감도 더해지고 분위기가 고조되는 방식도 전혀 달랐습니다. 게다가 그것은 저희뿐만 아니라 영화를 감상한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감각이라고 생각해요.」

역광의 각본을 쓴 와타나베 아야는 그때의 감동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작가라는 일을 시작한 지 20년이 됐는데, 이런 멋진 체험은 여태껏 해본 적이 없어요(중략). 커피에 대해 잘 모르는 저도 분명히 그런 생각이 드는 게 신기하고 기쁘고 감동스러웠으며, 웬일인지 말이 잘 안 나와서 당황했답니다.」 (Podcast 인터뷰 中)

「야마모토씨가 영화의 감상을 전하는 데에 있어, 말보다 커피라면 더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 커피를 먼저 만들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야마모토씨에게 커피는 곧 언어였던 것입니다. 그렇기에 커피를 잘 모르는 제가 커피를 통해 말문이 막힌 것도 왠지 불가능한 일은 아닌 것 같아요.」(Instagram gyakkofilm中)

야마모토도 이렇게 되돌아 본다. 「커피 가게를 해서 다행이고, 앞으로도 계속 커피 가게에서 있어야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커피의 가능성을 뼈저리게 느끼는 최근 몇 년 사이, 계속 커피 가게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그 어느 때보다 고민이 없어진 느낌이에요.」

야마모토에게 있어서 커피는, 결국은 사람과 만나, 사람과 이야기하고, 사람과 연결되기 위한 수단일 것이다. 커피라고 하는 동반자와 여행을 계속하는 야마모토의 인생은, 40세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가능성에 가득 차 있다.

「세계시장에서 커피시장 규모는 석유에 이어 2위입니다. 그렇기에 세계에는 커피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고 들었지요. 그러한 규모를 생각하면, 커피를 통해서라면 누구와도 연결될 것이고, 만나고 싶은 사람도 머지않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이 들어 기대감이 벅차오른답니다.」

글 : 나카미치 타츠야
사진 : 아이카와 켄이치
번역 : 박치언

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처음 구입한 커피 콩을 로스팅하여, 가게 직원과 함께 마시는 한잔이 제 인생을 풍요롭게 해요. 어떤 맛과 만나서 어떤 반응을 할지에 대한 두근거림도, 맛있었을 때의 기쁨도 모두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점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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