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tz Coffee Company 김 도현

Fritz Coffee Company

김 도현

「맛 이상의 가치를 전달한다」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를 열어나가다

취급하는 생두의 90% 이상을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통해 매입하고 있고, 로스팅을 한 뒤 원두를 판매하고 있는 프릳츠 커피. 서울 시내의 카페 4곳을 운영하면서, 국내를 중심으로 850여 개 업체에 원두를 도매해, 국내 커피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90여 명의 직원 전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등, 프릳츠 커피만의 독자적인 기업 문화도 주목을 받고 있다.

공동 창업자는 5명으로서, 유명한 생두 바이어, 한국 바리스타챔피언십 우승자, 로스터 등등, 유명하면서도 실력도 좋은 멤버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어떻게 회사를 공동 창업하기로 한 것일까. 공동 경영자 중 한 명이며, 로스팅과 재무를 담당하는 김도현 이사에게 그 깊은 스토리를 듣게 되었다. (이하 존칭 생략)

우선은 이념을 만드는 것부터

한국의 전통양식으로 지어진 한옥 스타일의 1호점과, 1950~60년대 호텔을 생각나게 하는 3호점 등, 외관부터 인테리어까지 복고풍 분위기를 감각적으로 재현한 프릳츠. 물개가 그려진 로고에도 한글을 새기는 등, 한국 문화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코리안 빈티지를 콘셉트로 내세우고 있다.

매장에서는, 바리스타가 정성스럽게 내린 커피와, 빵 전문팀이 만든 갓 구워낸 빵을 제공하고 있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듯한 공간에서 맛있는 음식을 맛보는 순간은, 바쁜 도시의 일상에 잠시나마 여유를 가져다준다.

창업 멤버 5명은 원래 사이가 좋았는데, 우연한 기회에 팀을 맺어 바리스타 대회에서 우승한 것을 계기로, 회사를 공동으로 창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이후, 제빵사로 일하고 있었던 친구도 합류해서 6명이 되었다고 한다. 창업하기로 결정한 이후, 가장 먼저 한 것은 자신들이 회사를 경영하는 의미에 대해 토론하는 것이었다고.

「단지 맛있거나 멋있는 카페를 만들기 위해서라면, 굳이 함께 회사를 창업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중요한 것은, ’왜 우리가 회사를 해야 하나’에 대해 오랫동안 토론했던 거 같아요.」

사이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각각의 가치관이나 생각은 다를 수밖에 없다. 때로는 의견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었지만, 몇 달 동안 끈질기게 토론을 한끝에, 「동기부여가 잘 된 사람들의 공동체로서 귀하에게 맛 이상의 가치를 전달한다」는 이념이 생겼다고 한다.

「제가 혼자 이념을 생각한다 한 들, 모두가 납득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그러한 면에서 생각하면 5명은 누구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존재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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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다’에는, 맛 이상의 많은 요소가 존재하고 있다

경영진이 다음으로 토론한 것은, 「맛 이상의 가치를 전달」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것이었다.

「맛있는 것은 당연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손님이 맛있다고 느끼는 부분에는, 맛 이외에도 다양한 요소가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커피보다 카페 모카를 좋아하는 손님도 있기 때문에, 커피의 맛이 카페의 전부가 되고 싶게 하지는 않았답니다. 혹은, 저에게 있어서 카페가 그렇듯, 프릳츠도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들릴 수 있을만한 공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어 카페인을 드시지 못하지만 카페를 좋아하시는 손님도 있기 때문에 카페의 주인공은 커피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저에게 그렇듯 프릳츠도,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즐거운 공간이길 바라고, 커피는 여기에 좋은 수단이면 훌륭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매장 내에서는 대화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음악의 볼륨을 줄이고 있다고 한다. 또한, 직원과의 소통이 가능한 오픈 스타일 형식의 바를 만들어, 자신이 주문한 음료가 완성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손님에게 제공하는 것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심플한 커피와 빵. 인테리어에도 심혈을 기울여 이제는 프릳츠의 정체성이 되기도 한 코리안 빈티지 콘셉트가 탄생했다.

프릳츠는, 「디자인은 고객과 소통하기 위한 언어로서,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사내에는 전속 비주얼팀이 있는데, 전문 디자이너가 3명, 전문 사진사가 1명 속해있다고 한다. 세세한 부분까지 세계관을 표현하고 공유함으로써, 프릳츠 커피는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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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향상심을 가지는 것

프릳츠 커피는 ‘맛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직원 개개인의 열정과 일을 마주하는 자세를 중시하고 있다.

「좋은 기술자는 동기부여가 잘 되어있고, 항상 발전하려는 태도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 직원의 열정은 손님에게 꼭 전달됩니다. 회사가 준비해야 할 것은, 스태프가 발전하려는 태도를 항상 가질 수 있도록, 경제적으로도 안정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희 90여 명의 직원들은 모두 정규직으로서 고용하고 있답니다.」

아울러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최대한 높이기 위한 환경도 갖추고 있다. 커피 교육은 물론 직업인으로서 가치관을 공유하는 직업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고, 병원과 연계하여 언제든지 고민거리 등을 상담할 수 있는 멘탈케어에 관한 서포트 프로그램도 구축해 놓았다.

「직원들은 모두 같은 목적지로 가는 버스에 탑승한 사람들이에요. 프릳츠라는 버스는 어떤 목적지를 향해 가는데 함께 가다가 나는 다른 방향으로 가도 싶다면 언제든 벨을 눌러서 하차해도 괜찮아요. 같이 가고 싶은데 잠시 쉬어야 한다면 그것도 괜찮고요.」

덧붙여서 멘탈케어 시스템은 직원로부터의 제안을 바탕으로 실현된 것이라고 한다.

「프릳츠의 자랑거리는 직원 누구나 자유롭게 제안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무슨 일이 있으면 기획부터 실행까지 스스로 생각하고 제안할 수 있습니다. 즉, 문제가 있으면 다 같이 의논해서 다 같이 해결하는 것이지요. 」

경영진은 「이 제안을 실현하기 위해, 사람을 더 뽑을 필요가 있는가?」 등, 경영적인 관점에서 검토할 뿐이라고 한다.

수직적이 아닌 수평적인 조직 문화는, 매우 이상적인 조직의 문화가 아닐까. 더구나 그러한 수평적인 자세는 조직 내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생산자와 생두 거래에 관한 계약을 맺을 때, 생두의 품질뿐만 아니라 그 생산자가 열심히 노력을 하는지, 매년 무언가 개선을 거듭하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정하고 있다고 한다. 「포텐셜이 있는 생산자라면,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으니까요」라고 김도현 이사는 말한다.

「생산자들은 영어를 잘 못하고, 커핑 스킬도 숙련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러다 보니 자신들의 커피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하여 바이어의 말에 휘둘리고 맙니다. 그게 저희는 너무 아쉬웠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게 커핑하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대략적인 평가나 점수를 전달하도록 하고 있어요. 잠재력이 있는 생산자에게 있어 저희의 조언은 매우 절실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서로 성장할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해, 함께 성장해 나간다. 이는 근본적으로 주변 사람들을 아끼고 신뢰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맞습니다. 처음에는 저희도 남들이 하지 못한, 누가 보더라도 멋진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인생은 길다 보니, 하루하루 삶이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거창하고 추상적인 목표보다는 하루하루 제가 좋은 사람으로 사는 게 먼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저희가 좋다고 생각하는 그대로 살면 되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위대한 일을 목표로 달리기보다는 더 좋은 동료가 되고, 손님들이 더 멋진 일을 할 수 있도록, 맛있는 커피와 좋은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김도현 이사가 그러한 경지에 이르는 계기가 된 문장이 있다.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나오는, 「어떻게 자신과 가까운 관계에 있는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지, 나는 절대 이해할 수 없다」라는 구절이다.

「그 문장을 읽고 저는 충격을 받았어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동안 멀리 있는 생산자에 대해서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지만, 바로 옆에 있는 동료에 대해서는 그렇게까지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더라고요. 그 후로 회사 동료와 손님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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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함없는 맛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다

프릳츠는 일하는 방식이나 경영 방식 등, 사회 문제에 항상 관심을 가져왔다. 또한, 꿈꾸는 세계를 자신들의 손으로 구축하려고 노력해왔다. 김도현 이사는 공정무역 단체가 운영하는 카페에서 일하던 중, 다이렉트 트레이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커피는 많은 사람들의 삶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통해 생산자의 삶이 안정되면, 프릳츠 커피 직원의 삶도 안정되고, 손님에게도 맛있는 커피를 제공할 수 있어요.」

이후 김도현 이사는 로스터, 바리스타, 생두 바이어 등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일을 경험해 왔다. 현재 프릳츠에서는 로스팅을 메인으로 담당하고 있다.

「커피는 농장, 품종, 가공방식, 수확 시기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에요. 옛날에는 그러한 개성에 예술성을 느끼고, 커피를 더 예술적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직접 만들기 위해 코스타리카로 이주해 농장을 경영할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을 정도랍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커피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설령 제가 생각하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라 하더라도 그 맛을 어떻게 느낄지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커피의 「맛」을 담당하는 직책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로트 하나하나, 한 알마다 맛이 다른 생두를, 로스팅 기술을 통해 매번 같은 맛을 만들어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것만 하면 재미가 없잖아요(웃음). 아까도 말했듯이 커피는 원래 아주 다양한 음료예요. 일반적으로는 2주에 한 번씩 싱글 오리진 라인업이 바뀌는데 라인업을 구성할 때 1~2개 정도는 일반적인 커피, 하나 정도는 독특한  품종이나 가공 방식의 커피로 구성해서 만들어요. 그러면서 1년에 3-4차례는 실험적인 커피를 만들기도 합니다.

시즌 블렌드를 만드는 것은 저희 로스터에게 있어서도 큰 즐거움입니다. 이를테면 로브스타 100% 커피를 싱글 오리진으로 판매한 적이 있답니다. 아라비카가 로부스타 보다 우월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좋은 로부스타도 굉장히 매력적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로부스타 100%는 굉장히 구수하고, 바디도 묵직하며 달콤한 커피입니다.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던 커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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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와 함께 성장하다

김도현 이사는 로스팅이든 회사 경영이든, 즐기면서 이상과 꿈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제 별명이 꿈쟁이에요. 대부분은 제가 무슨 말을 하면 ‘또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한다’ 이런 소리를 듣습니다(웃음).」

예를 들어 자신이 예전에 좋아했던 농장이 경제적인 어려움에 빠졌을 때는, 어떻게든 힘이 되고 싶다며 자신의 돈을 빌려주어 모두가 놀라기도 했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프릳츠 커피가 생각하는 맛있는 맥주』를 연구하여 판매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 회사의 지원을 받아 맥주 공부를 시작했다고.

「그 제안을 했을 때도 ‘저놈을 누가 말려’ 이런 느낌으로 포기하고 있는 눈치였어요(웃음).」

프릳츠 커피에는 ‘꿈쟁이’를 따뜻하게 지켜보고, 응원하는 분위기가 분명 있을 것이다. 회사로서, 커피를 통해 만들고 싶은 「이상적인 사회」 란 어떤 것일까.

「쉽지는 않겠지만, 생산자, 동료들, 손님, 이 모든 것을 연결하는 공동체성이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의 영향이 특히 컸던 대구에는 한 달간 커피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했었어요. 

또, 올해 같은 경우는 공급망 이슈로 생두 가격이 많이 올랐잖아요. 그래서 다들 커피 가격을 올리고 있습니다만, 프릳츠에서는, 최선을 다한 결과 품질을 유지한 채로, 같은 가격으로 판매하기로 했죠. 카페에서 판매하는 음료 가격도 올리지 않을 거고요. 그로 인해 15~20% 정도 손해가 생기겠지만, 저희는 공동체와 끝까지 함께 잘 성장하는 것을 우선하고 싶습니다.」

프릳츠에게는, 자신들만 성장하면 된다는 생각은 없다.

「어차피 회사는 망할 거예요. 회사의 수명이 15년에서 20년이라고 평균적으로 이야기합니다. 프릳츠가 더 길게 성장해 갈 수도 있겠지만 대략 이 정도 기간 동안 멋진 일을 했다면 그것만으로 큰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프릳츠를 통해 재벌이 될 수는 없을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생각하는 좋은 가치를 위해서 그냥 해보는 거죠. 그러다가 망하면 어쩔 수 없고요. 잘 되면 좋은 거고요. 그렇게 생각하면서 항상 일하고 있어요.」

프릳츠가 실현하려는 것은 이상적인 사회와, 관련된 사람들의 행복이다. 그들은 앞으로도  커피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맛 이상의 가치」를 동료들과 함께, 계속해서 제공해 나갈 것이다.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미래가, 너무나도 기대가 된다.

글 : 히라카와 유키
사진 : 박지우
번역 : 박치언

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아내가 항상 커피를 내려달라고 합니다. 귀찮다고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만(웃음), 같이 천천히 커피를 마시면서 하루를 마치면, 커피가 더욱 따뜻하고 맛있게 느껴져요. 물론 그 커피에는 프릳츠의 원두를 사용하고 있답니다. 특히나 저는 코스타리카 에르바수 농장의 비야 사르치 허니를 가장 좋아해요. 농장주 안토니오의 단단함이 느껴지는 커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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