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estore 이시야마 유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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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야마 유스케

「가게를 공원 같은 장소로 만들고 싶다」 커피의 힘을 믿는 로스터의 꿈

일본 센다이 지역의 중심부에 있는 darestore(데어스토어). 2017년, 현지의 유명한 커피 가게에서 로스팅과 추출 솜씨를 갈고 닦은 이시야마 유스케 씨(오른쪽)와, 멜버른에서 경험을 쌓은 테라사와 요시오 씨(왼쪽)가 연 로스터리&카페이다. 각각의 커피 콩 마다 다양한 색채를 가지는 컬러풀한 커피를 통해, 데어스토어를 기분 좋은 장소로 만들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 피난소에서 커피를 제공했던 경험이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하는 이시야마 유스케씨에게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존칭 생략)

누구든지 편하게 가게에 들어올 수 있도록

데어스토어의 패키지는, 특징적인 일러스트가 눈길을 끈다. 패키지에 그려져 있는 동물은 무엇을 의미할까.

「브라질 콩이면 카피바라, 에티오피아 콩이면 기린처럼, 콩 산지에서 서식하는 동물을 그려요. 손님께서, ‘이 일러스트로 된 콩을 사고 싶어요’ 라던지, ‘엽서가 있나요?’ 라며 관심을 보이기도 하세요. 일러스트를 계기로 대화가 오가고 콩 산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죠.」

자연스럽고 따뜻한 느낌의 동물 일러스트뿐 아니라, 어린이용 의자를 준비하는 점에서도 데어스토어의 철학이 나타난다.

「아기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손님이 와 주는 가게를 만들고 싶었어요. 저희 스태프들은 모두 어린이들을 좋아하기도 하죠. 어린이들이 있으면 활기찬 분위기가 되잖아요.」

2021년 7월 현재, 코로나의 영향으로 카운터석만 영업을 하고 있지만, 원래는 가게 안의 중심부에 큰 테이블을 배치해, 그것을 손님이 둘러싸는 형태였다고 한다.

「옛날 대가족이 식사할 때 식탁을 둘러싸고 밥을 먹는 느낌이에요(웃음). 자연스럽게 거리가 가까워며, 우연히 한 테이블에 앉은 손님들끼리 대화가 오가기도 하지요. 물론 혼자 조용히 있어도 좋고, 그룹으로 와주셔도 좋습니다. 누가 오던지, 어떻게 있던지, 모두 자유롭게 있을 수 있는 공원처럼 편하게 들를 수 있는 가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가격대도 너무 저렴할 정도로 가격이 합리적이었고, 직원의 복장도 모두 자유로운 스타일이었어요. 그리고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손님들에게 ‘어서 오세요’ 가 아니라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라고 말하도록 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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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으로 느낀 커피의 힘

커피를 만나기 전 이시야마는 학창시절 아르바이트를 하던 잡화점에서 사원이 될 생각이었다고 한다.

「졸업이 가까워지면서 일에 흥미를 잃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손님이 선물용으로 지갑이나 반지를 사줬다고 해도, 그것을 받은 사람이 좋아하는 모습은 저희가 볼 수 없기 때문이었나 싶어요. 반면 음식의 경우 손님들이 음식과 음료를 입에 대는 순간 미소 짓기도 하고, 반대로 먹고 어떻게 반응하는지 다이렉트로 알 수도 있습니다. 그게 물건을 파는 것 보다 음식을 파는 것에 더 끌린 이유죠.」

약 2년간 근무한 센다이의 음식점은 밤 영업이 메인이었다. 그렇게, 아침형 인간으로 전환하면서 요식업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선택지로 떠오른 곳이 커피 가게였다. 집에서 가까웠고, 1985년 창업한 넬슨 커피로 이직하게 되었다고. 로스터리와 카페를 같이 운영하는 가게였다.

그런 이시야마에 있어서 전환점이 된 것이, 거기서 일하고 있던 2011년에 일어난 동일본 대지진이다. 지진 재해로부터 2달 정도가 지난 5월말쯤, 한 피난소에서 행해진 무료 커피 배급소에 참가해, 추출을 담당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경험이 커피를 바라보는 시선을 근본적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커피는 굉장한 음료인 것을 알게 되었어요. 피난소에서 커피를 마시던 분들이, 제 눈앞에서 눈물을 흘리셨어요. ‘옛날에 한 카페에서 마셨던 커피 맛이 생각난다’ 라던지, ‘좋아하던 다방이 떠내려갔다’ 라며 커피에 얽힌 추억을 이야기해 주시더군요. 커피를 마시고 말고 할 상황이 아니였으실텐데도, 무척이나 행복하게 커피를 마시고 계셨던 것이 제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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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연의 모습으로 사람을 기쁘게 하다

자신의 커피를 기뻐해주는 사람을 늘리고 싶다, 그러기 위해 커피에 대해 더 알고 싶다, 고 생각한 이시야마. 이런 이시야마의 생각이 깊어지는 가운데, 현지의 로스터 커뮤니티와의 교류도 생겨났다.

「원래 센다이 지역에는 로스터끼리의 유대가 있었습니다. 거기에서 핵심적인 멤버가 1996년 문을 연 카페 발뮤제트의 오너 가와구치 씨였어요. 해외 산지에서 사온 생두를 테이스팅하는 커핑 모임을 열어주는 등, 지식과 노하우를 자신만의 것으로 하지 않고 젊은 우리들에게 전해주신 게 너무 고마웠어요.」

데어스토어의 공동창업자 테라사와와의 만남도 이 커뮤니티를 통해서였다. 테라사와는 데어스토어를 설립하기 전 카페 문화가 자리 잡은 멜버른에서 바리스타 경험을 쌓았다고 한다.

「저도 멜버른에 가봤는데 멋진 거리라고 생각했어요. 커피가 맛있는 것은 당연하고, 커피 가게의 장르가 많고, 어느 가게에 가도 활기찬 분위기가 있었답니다. 가게 직원과 가볍게 이야기를 나눈다던지, 신문을 천천히 읽으며 커피를 마시는 등, 손님들이 편하게 그 장소를 사용하고 있었어요. 카페에서는 조용히 커피를 마셔야 한다는 일본의 고정관념이 깨졌어요.」

그 후 테라사와로부터 일본에서 함께 가게를 하자고 권유를 받은 이시야마는, 10년간 근무한 넬슨 커피를 퇴직하였다. 여러가지 형태로 즐길 수 있는 장소를 만들기 위해, 원래는 전통 찻집이었던 빌딩에 데어스토어를 오픈했다.

「커피는 컬러풀한 음료예요. 신맛이 있으면서도 단맛과 향기가 퍼지지요. 그런 여러 가지 색채를 흐리지 않고 손님에게 전달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런 건 처음 마셔봐요’ 라던지, ‘커피는 잘 못 마셨는데 이 정도라면 마실 수 있어요’ 라는 반응을 직접 들으면 너무 기쁘고, 이 일을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커피를 즐기는 방법을 가이드해주는 역할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시야마. 하지만 원래는 접객이 자신없었다고 한다. 바빠서 여유가 없을 때도, 친구나 친척을 대한다는 느낌으로 손님을 대하면 좋다는 점장과 오너의 조언을 떠올리며 마음을 가다듬었다고 한다.

「음식점에서는 와인이나 요리의 지식을 몸에 익히고, 맛도 제 나름대로 이해한 다음 접객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딘가 무리를 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런 약점을 극복하려고 노력했던 시절도 있지만, 기분 좋게 풀리지는 않았습니다. 근데 지금은 아니에요. 제가 진심으로 권하고 싶은 것을 다루다 보니, 접객한다는 딱딱한 느낌이 아니라, 제 본연의 모습에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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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얼굴을 만들어드리기 위해

이시야마가, 자신의 고향 센다이에서 가게를 창업한 것은 어째서일까.

「고향을 좋아해서 그래요. 예전에 도쿄에 살던 누나를 찾아갔을 때, 누나를 포함해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여 다들 피곤해보이는 느낌을 받은 것이 컸습니다. 그건 아마 제가 남들이 힘들어하는 걸 보면 저도 힘들어지는 성격이라서 그런가 봐요.」

그런 이시야마이기 때문에 센다이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한다고 한다.

「유아를 데리고 들어갈 수 있는 가게가 적거나, 유모차가 방해된다고 생각하는 가게가 있거나 했지요. 센다이는 느긋하고, 앞으로 일본을 짊어질 사람들에게도 상냥한 거리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아이를 동반한 아버지, 어머니들이 위축되지 않도록 테이크아웃도 하고 있고, 5~10분이라도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가게이고 싶어요.」

남녀노소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공원은 아무도 거부하지 않는 곳이다.

「아이뿐만이 아니라, 손님을 가려받을 생각이 없습니다. 커피 한 잔에 오래 머무는 할아버지가 계셔도 좋고, 디저트만 시키는 젊은 여성이 있어도 좋습니다. 물론 커피도 주문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언젠가 그렇게 되어 주길 바랄 뿐이지요. 만약 자신이 좋아하는 손님밖에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가게도 저도 성장이 멈춰 버립니다. 자신에게 없는 생각이나 자신과는 다른 생각을 많이 접하는 이문화 교류를 반복하는 것만으로, 새로운 발상은 태어날 것입니다. 커피가 이루어 낼 수 있는 일이 더욱 더 있다고 저는 믿는 것 같아요.」

darestore라는 이름에는 레스토랑의 어원이기도 한 restore=건강하게 하다, 회복시키다 와 dare=도전 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한 잔의 커피로 피로가 풀리고, 웃는 얼굴을 지을 수 있었면.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하고 세계관이 넓어졌으면. 누군가의 미소가, 자신의 미소로도 이어진다. 이시야마에게 있어서 커피는, 그것을 위한 희망인지도 모른다.

글 : 미즈노 사치에
편집 : 나카미치 타츠야
번역 : 박치언

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누군가가 내려준 커피를 좋아합니다. 네 살 된 딸이 가끔 내려주는 커피를 지금 제일 맛있게 느껴요. 딸은 아직 커피를 마시지 않고, 내리는 방법도 어깨너머로 배운 수준이라, 객관적으로는 전혀 맛있지 않을테지만, 저에게는 정말로 맛있게 느껴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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