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ICA GUIDE
Coffee Wrights 사카이바라 타쿠토

Coffee Wrights

사카이바라 타쿠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한다. 음악과 커피 활동을 양립시키는 로스터의 원동력

2016년 12월, 순전히 커피에만 집중하고 싶다소 무심코 말한 바리스타의 한마디에, 도쿄 산켄챠야에서 Coffee Wrights가 시작을 하게 되었다. 현재, 도내에 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Coffee Wrights에서, 로스터로 일하면서 프리 재즈/즉흥 연주가로서도 활동하고 있는 사카이바라 타쿠토씨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존칭 생략

커피의 즐거움을 전하고 싶다

“Coffee Wrights는 커피를 만드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원두를 구입해 즐기시는 분도, Coffee Wrights(커피를 만드는 사람)의 한 사람으로서 생각하여,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원두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원두를 즐기는 방법에 대해 매장에서 상담을 해 드리거나, 워크샵을 개최해 보다 깊게 원두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가게를 만들어 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인용)

홈페이지에 적힌, ‘커피를 마시는 사람을, 커피를 다루는 사람을 늘린다’ 는 컨셉에 마음이 끌린 사카이바라가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은 Coffee Wrights에 입사한 것은, 2017년 3월의 일이었다.

「저에게 스페셜티 커피의 매력을 가르쳐 준 것은, 미야자키의 로스터리 ‘렌시로 커피’ 였습니다. 그 로스터리의 점장님은 커피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하면 끝이 없었어요. 커피에 대한 열정만으로 가게를 개업한 것만 같은 분이었지요. 그렇게 저도 커피의 세계에 빨려들어, 어느샌가 그 가게에 빠져들게 되었지요. 저도 그분처럼 ‘커피는 재밌으니까 다들 하고싶으면 하면 된다’ 고 말해주고자 Coffee Wrights에 입사했어요.」

「커피가 다른 음료에 비해 재미있는 것은, 직접 추출해야만 마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생산하는 사람, 정제하는 사람, 수입하는 사람 등, 커피 일에 종사하고 있는 여러 사람으로부터 건네받은 바톤을 이어받아 완성시켜 나가는 감각은 굉장히 멋진 것 같아요.」

「로스터로서는, 생두의 잠재력을 가장 끌어낼 수 있게 로스팅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제가 커피를 마시는 것을 좋아하던 시절, 메이플 시럽이라고 적힌 컵코멘트를 보고 스페셜티 커피를 마셨는데, 정말 그 맛이 나서 너무 감동스러웠어요. 그래서 저도 스페셜티 커피의 독특한 맛을 쉽게 느낄 수 있게 전달하도록 의식하고 있지요.」

사진 : 본인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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写真:本人提供

자유로운 음악에 이끌리다

사카이바라는 뮤지션으로서 색소폰을 연주하기도 한다. 장르는 즉흥 연주나 프리 재즈. 대학에 막 입학했을 때 재즈 뮤지션들이 모이는 라이브 하우스에서 그 매력에 푹 빠졌다고 한다. 

「연주는 살면서 들어본 적 없을 정도로 파워풀했고, 손을 뻗으면 닿을만한 거리에 연주자가 있어, 생생한 소리가 직접 귀에 꽃히는 느낌도 압도적이었어요. 어떤 분야에도 속하지 않는 자유로움이 있었기에, 리스너의 선입견을 좋은 의미로 배신해 주는 그런 재즈의 느낌에 이끌렸어요.」

이후, 음악에 깊게 빠지게 된다. 대학 졸업 후에도 취직하지 않고, 음악 활동을 계속한 것이었다. 일주일에 이틀, 수입이 꽤 괜찮은 예식장 등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일하는 것 이외에, 모든 시간을 음악에 쏟고 있었다.

「라이브에 한번 출연해도, 개런티는 500엔(5,000원)이었어요. 가게에서 커피를 마시고 주차비를 내면 적자였지요. 하지만 그런 건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습니다. 도쿄에서 출장오는 재즈 뮤지션도 사정이 별반 다를 바 없었고, 돈보다는 제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표현하고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더 강했어요. 워낙 좁은 시장이었으니, 알아주는 사람한테 전달하면 될까 싶었지요. 오히려 뮤지션으로서 수입을 많이 올리는게 멋없다고 생각했을 정도였어요(웃음).」

하지만 20대 중반을 넘어서,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다. 그렇게 음악과 얼마나 엮이는 삶을 살아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해, 라이브 행사의 출연을 뚝 끊은 적도 있다. 그런 사카이바라가 음악에서 도망치듯 시작한 일이 스타벅스의 아르바이트였다.

「문득 커피 한 잔이나 내려볼까 생각이 들어, 이미지가 좋은 스타벅스에 재미삼아 지원했더니 합격했어요. 그렇게 스타벅스에서 일하며, 커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 때맞춰 생긴 렌시로 커피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알게 되어, 커피를 직업으로 삼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어요.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도 좀처럼 찾아갈 일이 없는 재즈의 세계와는 달리, 커피의 세계에는 공감하는 사람이 많아 기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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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커피가 서로 영향을 주다

대학을 진학한 것을 계기로, 태어나 자란 에히메를 벗어나 10년 가까이 미야자키에서 지내온 사카이바라. 또 다시 그가 도쿄로 상경한 것은 2016년 12월의 일이었다. 심기일전하여 도쿄에서 음악과 커피에 도전하자고 생각을 한 사카이바라. 음악에서도 스탠다드 재즈에서 프리 재즈로 흥미가 바뀐 것을 통해, 시야가 트였다고 한다.

「프리 재즈의 요소를 도입한 뮤지션의 연주에서, 심플하고 멋진 연주나, 제 상상을 뛰어넘는 연주를 들으면 스스로도 그런 음악이 너무 하고 싶어졌어요.」

「곡을 연주하는 스탠다드 재즈는 어느 정도 정해진 대본을 따른 후에 자신의 연주를 더해가는 음악인데 반해, 원래 곡이라는 틀이 없는 프리 재즈는 대본도 없고 대사도 없는, 무대 연극 같은 음악이에요. 멜로디나 음계, 리듬은 있어도 되지만 굳이 없어도 상관은 없는, 그런 자유로운 점에 마음이 끌렸어요.」

한편, 사카이바라는 로스터이기도 하다. 철저한 온도관리와 시간관리를 위해 재현성 있는 로스팅을 해야하는 일은 매번 1회성 연주를 하는 프리재즈와는 반대되는 일이다.

「두 가지 일을 하니까 가치관도 서로 영향을 받는 것 같고, 극과 극의 세계를 넘나드는 것도 재미있어요. 음악계와 커피계에서 만나는 사람의 타입이 다른 것도 신선한 자극을 받습니다. 극과 극을 느끼며, 어느 쪽으로도 갈 수 있는 상태가 제 밸런스를 잡는 데 도움이 되죠.」

과거 한 쪽의 극으로만 치닫던 사카이바라는 요즘 밸런스라는 말이 마음에 든다고 한다.

「여러 가지 평가축을 갖고 밸런스를 잡으려는 것이, 수준이 높고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로스팅은 감각에 너무 의지하면 좋지 않다고도 하는데, 숫자로 나타낼 수 없는 것(감각)과 숫자로 나타낼 수 있는 것(이론)이 모두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게 균형있는 감각이 생긴 것은 음악도 커피도 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극과 극을 달리는 음악과 커피지만, 서로 겹치는 부분도 있다고 한다.

「1회성 연주를 하는 프리 재즈는 확실히 1회성 음악이긴 해요. 하지만, 자신의 내리는 방법이나 그 날의 컨디션, 기분 등에 따라서도 맛이 바뀌는 커피도 어떤 의미에서는 1회성 음료입니다.」

「같은 생산자의 생두라도, 년도에 따라 품질에 차이가 있고 기후나 환경에 따라 맛이 변화해 갑니다. 어떤 조건에서도 일정 수준의 동일한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이 로스터로서 이상적이긴 하지만, 에이징 등에서도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자신이 추구하는 맛을 낼 수 있는 것은 한 순간뿐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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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기에 더욱 재미를 느끼다

대학에 막 입학했을 때, 사카이바라가 라이브 하우스에서 재즈에 매료된 것은, 미지의 세계를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모르는 것을 알 때까지의 과정을 소중히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한 소비자로서 크래프트 맥주를 마시러 가서, 크래프트 맥주에 대해 아는 것은 없지만 맥주를 매우 맛있게 느끼는 경우, 그 맛에 대해 몰랐던 상태를 소중히 하고 싶어요.」

「사람에게 물어보거나,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라도, 스스로 시행 착오를 통해 거기까지 도달하는 것이 재미있어요. 그래야 미지의 것을 알아가는 재미를 가질 수 있잖아요.」

「옛날에는 몰랐던 것이, 우연한 순간에 갑자기 알게 되는 순간을 맛볼 수도 있고요. 그래서 전 산 정상에 가고 싶다기보다는, 그냥 산을 오르고 싶을 뿐이에요(웃음).」

솟아나는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열중한다. 사카이바라는 분명, 그런 순간을 커피와 음악의 세계에서 계속 추구하고 있을 것이다.

「저에겐, 미래의 목표가 없어요. 목표를 세우지 않는 게 목표였기 때문이죠. 미래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현재를 즐기는 재즈 뮤지션들을 많이 봐 왔기 때문에, 그들처럼 미래는 어떻게든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려 하면,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글 : 나카미치 타츠야
사진 : 아이카와 켄이치
번역 : 박치언

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가끔 제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한 잔과 만나고는 합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굉장히 맛있는 커피 한잔을 만났을 때는 감동하곤 해요. 이유를 모르는 상태가 설렘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에, 그 이유에 대해서는 굳이 알려고 하지는 않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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