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ICA GUIDE
chouette torréfacteur laboratoire 타카야마 켄지

chouette torréfacteur laboratoire

타카야마 켄지

「재료에 손만 얹었을 뿐」 미슐랭 3성급 셰프에서 로스터로 전향한 프로의 긍지

스페셜티 커피를 제공하는 세타가야에 있는 chouette torréfacteur laboratoire의 로고・간판

로스팅은, 고온에서 단시간에 볶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커피의 격전지 세타가야에 있는 ‘chouette torréfacteur laboratoire’ (이하 슈엣)은, 독자적인 저온 로스팅을 통한 개성이 빛나는 가게이다. 3성급 레스토랑 ‘칸테상스’ 의 전직 셰프이기도 한, 가게 주인 타카야마 켄지 씨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존칭 생략

세타가야에 있는 chouette torréfacteur laboratoire으로 스페셜티 커피를 로스팅

재료의 맛을 끌어내는 저온 로스팅

「커피의 콩을 어떻게 다뤄야, 맛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슈엣이 독자적인 저온 로스팅 수법을 개발하게 된 것은, 타카야마가 가진 ‘셰프의 발상’ 에서 탄생했다.

「독학으로 저온 로스팅 수법을 만들었어요. 제가 로스팅 방법을 여러가지 시도해서 알게 된 것은, 고온 로스팅은 커피 콩에 손상을 가한다는 것 이었습니다. 고온, 단시간에 볶는 일이 많은 스페셜티 커피의 세계는 옛날의 요식업계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어요.」

타카야마는 어릴 때부터 요리를 좋아해, 셰프의 꿈을 꾸어 전문학교 때는 프랑스에서 요리를 배우기도 하였다. 졸업 후에는 미슐랭 2성급 레스토랑 ‘상 파우’나, 3성급 레스토랑 ‘칸테상스’ 에서 수행을 해왔다.

「원래 저는 레스토랑에서 일했기에, 재료를 가열하는 기술에는 자신이 있었어요. 특히 칸테상스에서는 고기의 가열을 저온에서부터 실시하는 로스트 기술을 배웠습니다. 요리 업계도, 옛날에는 고온에서 가열하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재료의 맛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점점 가열하는 온도가 낮아진 역사가 있었지요.」

세타가야에 있는 chouette torréfacteur laboratoire으로 스페셜티 커피를 로스팅

통상적으로 로스팅의 투입 온도(생두를 로스팅기에 투입할 때의 가마 안쪽 온도)는 약 180~200℃. 이에 반해 타카야마는 80℃에서 생두를 로스팅기에 투입한다. 그러면 150도를 지날 무렵(일반적으로는 180도 전후)에 콩이 튀기 시작한다고 한다. 

「애초에 자연에서 나오는 원두를 고온에서 로스팅하는 것은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했어요. ‘커피콩을 어떻게 볶을까’ 같은 발상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맛을 끌어낼 수 있을까’ 같은 발상으로 재료를 바라보고, 손만 얹었을 뿐이에요.」

고급 스페셜티 커피가 가지는 새콤달콤함과 풋풋함, 프루티한 맛은, 저온 로스팅을 통해 끌어 올릴 수 있다고 한다. 볶은 콩은 1주일간 숙성시켜 판매하고 있고, 최고로 맛있는 시기는 볶은 지 2주일이 된 시점이라고 한다.

「물론 고기와 원두는 가열하는 방법은 다릅니다. 완전히 똑같게 가열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재료를 다루는 방법’ 은, 레스토랑에서의 수행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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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타가야에 있는 chouette torréfacteur laboratoire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바리스타가 추출

원래 커피는 잘 못 마셨다

요리사로서 경력을 쌓아온 타카야마는 어떻게 커피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었을까.

「수면 시간을 확보해야하는 지병(간질)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요리사는 밤늦게 일하는 데다, 노동시간도 길어요. 몇 차례 직장에서 쓰러지며 요리사를 그만둘 결심을 하게 되었답니다.」

원래 못 마시던 커피의 매력을 알려준 사람은, 근무하던 레스토랑(칸테상스)의 셰프였다.

셰프님을 따라 에스프레소를 마시게 되었는데, 셰프님으로부터 커피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인상이 바뀌었습니다. 커피가 뇌 자극제 같은 음료에서, 흥미가 끌리는 음료로 인상이 바뀌더군요.

유명한 커피를 마시러 가거나, 정보를 찾아 다니거나… 커피의 세계를 탐구하다 보니, 점차 커피가 맛있고 좋아진 타카야마. 그런 타카야마의 가슴 속에서는 어느새 ‘스스로가 맛있다고 생각하는 커피를 손님이 마셔줬으면 좋겠다’ 는 마음이 싹트고 있었다.

스페셜티 커피를 제공하는 세타가야에 있는 chouette torréfacteur laboratoire의 내부

이후 메르세데스 벤츠가 운영하는 카페 ‘DOWNSTAIRS COFFEE’에서 바리스타 겸 매니저를 맡는 등, 수행기간을 거쳐 2017년 4월에 슈엣을 개업했다.

또한 상호인 ‘chouette torréfacteur laboratoire(슈엣 트레파쿠튀르 라보라투아르)’ 는 직역하면 ‘올빼미 로스팅 연구소’. 올빼미는 과거 타카야마가 요리를 배운 프랑스 마을의 마스코트에서 유래한 것이다. 일본 전통의 고양이 인형인 마네키네코로 잘 알려진 세타가야구 코토쿠지에서, ‘커피로 행복을 전달하고 싶다’ 는 타카야마의 염원이 가게 이름에 담겨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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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티 커피를 제공하는 세타가야에 있는 chouette torréfacteur laboratoire의 내부

메뉴가 없는 커피 가게

슈엣의 가게 안에는 메뉴가 없다.

「기본적으로 오마카세 같은 느낌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처음에 우유를 넣을지 말지를 묻고, 넣지 않을 경우에는 계속해서 약배전과 강배전 어느것을 좋아하는지 묻습니다. 그것뿐입니다.」

창업 초기에는, 다른 가게처럼 메뉴가 있었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의 스타일로 정착하게 되었다고 한다.

「요즘 카페에는 원두의 종류와 산지가 적힌 메뉴가 있는데, 손님들은 거기에서 자기가 마시고 싶은 것을 고르게 됩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골라보게 되니, 손님에게 선택의 여지가 너무 많은 게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것 같다고 깨달았어요.」

세타가야의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chouette torréfacteur laboratoire01

그렇게 타카야마는 메뉴판을 없애게 되었다. 뜻하지 않게, 오마카세만을 제공하는, 칸테상스와 같은 고급 레스토랑 스타일이 된 것이다.

「손님들도 커피에 대해 잘 아시는 분들은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시고는 해요. 물론 물어봐주시면 저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지요. 손님들이 커피를 맛있게 마실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취급하는 콩의 라인업은 대략 12종류 정도라고 한다. 그 중에서, 콩의 상태를 보며, 자신이 추천할만한 커피 한잔을 내린다. 손님에게 이것저것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커피 그 자체의 맛을 선사하는 것이다.

「가능한 한 심플하게, 커피의 맛을 전하고 싶어요. 커피에 대한 사랑이 강할수록, 이것저것 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곤 하지만, 복잡해질수록 손님에게는 와 닿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을 했어요. 로스팅이나 추출의 방법을 탐구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커피가 있는 삶’ 의 제안도 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손님의 일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을지 항상 의식하고 있어요.」

세타가야에 있는 chouette torréfacteur laboratoire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바리스타가 추출

슈엣의 테마는 ‘최고의 시작을 위하여’ 라고 한다.

「아침이든 점심 식사 후든, 커피를 마시는 것을 통해 다음 단계가 이어져 나가는 것을 이미지하고 있어요. 커피를 마심으로써 다음 스테이지로 나아간다는 느낌이죠. 일상 속에 있는 커피가, 손님들의 멋진 미래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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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타가야의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chouette torréfacteur laboratoire02

커피를 통해 남을 돕다

슈엣은 오프라인 매장이나 온라인 매장 외에, 2020년 4월부터 정기구매에 특화된 온라인 쇼핑몰 슈엣블랑쉬를 운영하고 있다. 수익의 25%는 자연보호나 인도적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단체에 기부된다고.

「슈엣을 개업한 뒤 사회를 위해서라도 뭔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손님이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커피가 있는 삶의 장점을 알아 주시는 것을 통해 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로만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커피를 단순한 소비활동으로 끝내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손님에게도, 커피를 마시는 것을 통해 자연환경이 좋아지거나 힘든 사람을 웃게 해주거나 하는, 미래로 이어지는 행동을 일으키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세타가야의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chouette torréfacteur laboratoire03

타카야마의 이야기에는 자주 ‘도움’이라는 말이 나타난다. 그것은 자신의 손님들만에 대해서만이 아니다.

지금까지도, 고마에 지역의 지역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 카페 ‘K.Base Roastery Lab.’ 의 로스팅 코칭이나, 장애 복지 서비스 사업소 ‘스미다 하루야마엔’ 에 대한 지원을 실시해 왔다. 재활 훈련의 일환으로 선별된 생두를 슈엣에서 로스팅해 원두 커피를 만드는 것이다. 이것들 모두 커피를 통한 도움이다.

「여러가지 형태로, ‘맛있는 커피가 있는 삶’ 을 전하고 싶어요. 맛있는 커피를 스트레스 없이 마실 수 있길 바랍니다. 스페셜티 커피 가게에 따라서는, 추출의 방법까지 세세하게 전하는 곳도 있습니다만, 손님에게 그런 추출을 시키지 않아도, 제대로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저희의 원두입니다. 프로로서, 원두의 단계부터 그 정도 수준까지 갖췄습니다.」

요리든, 한잔의 커피든, 재료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맛을 끌어내려는 타카야마의 자세에는 변함이 없다. 손님에게도 스트레스를 느끼게 하지 않고, 심플하게 훌륭한 맛을 전달한다. 일관된 프로의 긍지가 느껴졌다.

글: 미즈노 사치에
편집 : 나카미치 타츠야
사진 : 아이카와 켄이치
번역 : 박치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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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마시는 커피가 제 인생을 풍요롭게 해요. 잡생각 없이 잡지를 읽거나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시간인데요, 가볍게 정보를 받아들이면서 커피 한잔을 마시곤 합니다. 일하는 동안에는 커피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의식을 분산시키는 시간도 소중히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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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uette torréfacteur laboratoire

[영업시간]
Weekday: 12:00-18:30 / Weekend, Holiday: 7:30-1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