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grams 앤서니 파이퍼 / 게리트 피터

19grams

앤서니 파이퍼 / 게리트 피터

「사업과 윤리를 양립시키다」 합리적인 사고를 통해 급성장중인 로스터리

독일에서 스페셜티 커피가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2002년, 베를린에서 창업한 19grams. 옛 회사 이름은 ‘트레스 카베자스(Tres Cabezas)’ 였다. 약 20년간, 커피의 산지를 돌아다녀 생산자와 친밀한 관계를 쌓아 왔고,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실현해 왔다. 2018년에 경영에 참여하여 사업성장을 주도해 온 게리트, 그리고 더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 2017년에 가담한 헤드 로스터 앤서니에게 19grams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스페셜티 커피라는 ‘원석’ 과의 만남

19grams. 정말 심플하고 명쾌한 이름이다. 더블 에스프레소에 사용하던 원두 커피 1회분의 분량 19grams이 그 이름의 유래라고 한다. 19grams를 사명으로 추진한 게리트는 이렇게 말한다.

「창업했을 시절의 이름인 트레스 카베자스(Tres Cabezas)는, 읽기 어렵고 발음하기 힘들었어요. 하지만 19grams는 커피와 직접 관련된 이름이기 때문에 어떤 브랜드인지를 설명하기가 매우 쉬웠지요. 그렇게 19grams를 브랜드 이름으로 바꾼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습니다.」

손님들과 눈 높이를 맞춘다는 19grams의 브랜딩 전략은, 파스텔 색상을 기조로 한 상품 패키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패키지에 그려진 배, 사과, 시나몬 등의 그림을 보면, 구매자들은 커피 맛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이것도 「알기 쉽고, 독자성이나 재미가 있으며, 눈길을 끄는 커피를 만든다」 라는 합리적인 전략으로부터 브랜딩되었다고 한다

예전에 유명 자동차 회사의 전략 부서에서 리더로 일하던 게리트가, 스페셜티 커피의 세계에 발을 들인 것도, 합리적인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게 게리트가 19grams의 창업 멤버들을 만난 것은 2018년이었다. 베를린의 코스타리카 대사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이 있었는데, 거기서 서로 대화를 나누었던 것이다.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통해 지속 가능함을 실현하는 스페셜티 커피가 얼마나 좋은 선택지이고, 공정하며, 친환경적이고, 생산자들을 배려하는가를 듣게 된 게리트. 다만, 스페셜티 커피의 매력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지만, 어떻게 판매할 건지에 대한 전략에 대해서는 들을 수 없었다.

「그날 집에 돌아와서 스페셜티 커피를 생각해 보니, 엄청난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그들이 갖고 있는 다이아몬드같은 원석을, 회사의 스토리와 좋은 문구로 다듬어 홍보해 나가면, 반드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었답니다.」

写真提供:19grams

사진제공 : 19grams
이렇게 해 게리트는 19grams의 멤버들과 대화를 나눈 끝에, 19grams의 사업에 뛰어들었다. 3개월간의 연수 기간을 거쳐 정식으로 19grams의 멤버가 된 뒤에는, 브랜딩을 주도해 카페뿐 아니라 호텔, 레스토랑 도매(B to B), 그리고 온라인 스토어(D to C)로도 차츰차츰 비즈니스 영역을 넓혀 갔다.

19grams의 독특한 도전중 하나가, 「어드벤트 캘린더」 이다. 어드벤트 캘린더는 독일에서 인기있는 크리스마스 달력인데, 19gram에서는 어드벤트 캘린더의 이른바 스페셜티 커피 버전을 만들고 있다. 구매해주는 고객들은, 12월 1일부터 24일까지 24일간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즐기고 체험할 수 있다. 8월 중순에 예약을 받기 시작하는데, 매년 곧바로 매진되어 버린다고 한다.

「사람들은 다른 나라, 다른 품종, 다른 수법으로 만든 커피를 마시는것을 통해 그 차이를 알고 커피의 넓고 깊은 세계를 배우게 됩니다. 2014년에 처음으로 판매를 시작한 시즌에는, 가게에 직접 온 사람만 어드벤트 캘린더의 구입이 가능했었지만, 예상한 것보다 더 많이 화제가 되었어요. 그 이후로 커피의 라인업이나 디자인 등, 개선을 거듭해 왔습니다. 그러한 노력 끝에, 판매량은 약 100개에서 수천 개로 급증했고, 2021년에는 1만 개 이상의 캘린더를 제작하는 수준이 되었지요.」

「독일은, 영국이나 미국에서 유행하는 것이 한발 뒤늦게 들어오는 경향이 있어요. 원래 독일인에게 커피는 익숙한 음료이기 때문에, 스페셜티 커피의 물결이 독일에 오면 빅 웨이브가 될 것이라는 제 예상은 적중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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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누군가가 인정해 줄거야

독일 국내에만 한정하지 않고, 해외에서도 고객을 유치하여, 매년 몇 배씩 온라인 스토어의 수익을 늘리고 있는 19grams이지만, 쭉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니다.

미국의 스페셜티 커피문화에 감명을 받은 창업 멤버들이 스페셜티 커피를 로스팅/판매하는 로스터리 트레스 카베자스(현 19grams)을 창업한 것은 2002년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 독일 국내에서의 스페셜티 커피의 인지도는 전무했다.

「독일에는 커피에 대해 아주 쓸모없는 고정관념이 있었어요. 커피가 팔리기 시작한 19세기 이후로, 커피는 노동자들이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마시는, ‘각성 효과가 있는 저렴한 음료’ 로 인식되어 왔던 것입니다. 독일 국민의 평균 커피 소비량은 연간 160L 정도라고 해요. 맥주나 물보다 널려 있는데, 각성 효과만 있으면 된다는 인식이었기에, 커피가 맛이 없었고 편안한 시간을 만들어 낼 수도 없었습니다. (게리트)」

그런 가운데도 창업 멤버들은, 커피의 산지를 돌아다녀 생산자들을 찾아 다니거나, 코스타리카에서 자사 농장을 세워, 커피를 스스로 재배하기도 했다고 한다. 머지않아 사업이 잘 풀리도록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커피를 이해해주고 감사해 줄 것이라 믿으며, 8년간 스페셜티 커피를 위해 노력했었다고 한다. 그렇게 부지런히 뿌려온 씨앗이 싹트는 때를 맞은 시기는, 2010년경이었다.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커피 판매를 시작했을 때, 저희들의 사업이 정말 훌륭하며,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지식이 깊은 저희들에게서 커피를 사고싶다라는 말을 듣게 되었어요.」

「하기야 그때까지 저희가 스페셜티 커피에 대해 동기 부여를 받을 수 있던 것은, 독일 국내에서도 저희를 좋게 평가해주셔서 커피를 계속 사준 호텔과 레스토랑이 있었기 때문이죠.」

커피, 그리고 커피 생산자와의 교류에 대해,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19grams에서는, 오랜 기간동안 거래를 해온 생산자와 계속해서 같이 일해 왔다. 또한, 새로운 생산자와도 계속 교류를 맺고 있어, 해마다 원두의 종류도 늘고 있다. 2017년에 멤버로 참여한 호주 출신의 헤드 로스터 앤서니는 말한다.

「이전에도 다른 로스터리에서 일한 적은 있었는데요, 다이렉트 트레이드는 19grams에서 처음으로 경험했어요. 저희 회사에서 일하는 것을 통해, 원두가 어떻게 재배되고 정제되었는지 볼 수 있었지요. 그렇게 저는 커피업계가 하나의 커뮤니티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만난 적이 있거나 얼굴을 아는 커피 생산자의 원두를 볶을 수 있다는 것은 로스터로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2020년에는, 이러한 유대감을 더욱 깊게 하기 위해, 19grams는 직원들이 최소 일주일 동안 커피 생산자를 방문하여 직접 소통하는 커피 여행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유감스럽게 코로나의 영향으로 중지되었지만, 상황이 좋아지면 실제로 실행에 옮길 예정이라고 한다.

「저희는 생산자가 정성들여 키운 생두를 구매하고, 볶아서 판매합니다. 그러면 손님들이 다양한 말을 해주세요. 예를 들면, 잡맛이 없어 훌륭하고 감동적인 맛이었다고 말을 해주신다던지, 저희들이 옳은 길을 걷고 있다고 말씀해 주신다던지, 행복을 느낀다던지 말씀해 주시곤 합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정말 기쁩니다.」

「현재 저희 회사는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지만,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궤도에 올랐을 때, 도태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좋은 커피를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을 만한 교육 컨텐츠를 준비하고 싶어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저희와 함께 커피에 대해 지식을 쌓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게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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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와 윤리를 양립시키다

게리트가 베를린 코스타리카 대사관에서 19grams의 창업 멤버들을 만난 2018년은, 새로운 삶을 모색하었던 무렵이었다.

「대기업에서 일하는 게 지겨웠어요. 돈은 많이 벌었지만 제가 취급하는 종목에 애정을 느끼지 못했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제 상품에 대한 이야기를 해도, 이루고자 하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으니까요.」

자기 자신이 영향력을 가져, 자신의 종목에 애정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작은 기업에서 일하고 싶다. 이익에만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라, 더 두근거리는, 자신이 진심으로 하고 싶다고 생각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게리트. 그런 마음을 품고 있을 무렵에 게리트는 그들과 만나게 된 것이다.

「2015년 아들이 생긴 것을 계기로, 삶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것도 19grams로 이직한 이유 중 하나에요. 저희는 선진국으로서 에너지나 자원을 낭비하며 풍요롭게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동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남아메리카등에서 사는 ‘선택사항이 없는 사람들’ 의 희생이 있기에 성립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제 아들이 사는 미래는, 살아갈 가치가 있는 세상이기를 바랍니다. 그렇다면, 저희는 뭔가를 바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이 생활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으지만 실제로 행동하는 사람은 별로 없지요. 그렇게 생각했을 때, 소규모 회사로서 제 목표를 이룰 수 있을만한 19grams에서 일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비즈니스 모델에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사회주의자도 아니고 공산주의자도 아니기에, 돈을 많이 버는 것에 반대하지는 않아요.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면서 돈을 벌어야 해요. 그러면서 바꿀 것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자는 점점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자는 점점 더 가난해진다. 그 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이 인간이라면, 그 흐름을 방해하는 것 또한 인간이다.

「저희는 생산자에게 최대한 수익이 돌아가도록 거래하여, 좋은 관계를 지속하려고 해요. 또한 볶고 있는 커피의 품질에도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과제나 배울 것이 많지만, 적어도 저는 지금까지 일해온 어떤 회사보다도 지속가능하고 고급스러운 사업을 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직장으로 향하는 것에 행복을 느끼는 일은 인생에서 처음이에요. 비즈니스와 윤리라는 두가지 축을 아우르며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19grams가 계속 성장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게리트가 예전에 근무하던 글로벌 기업도, 초기로 거슬러 올라가면, 다이렉트한 트레이드를 느낄 수 있는 관계가 당연했을 지도 모른다.

생산자로부터 로스터에게, 그리고 소비자에게 소중히 전해지는 스페셜티 커피는, 사람은 사회 생활을 하는 동물이라고 하는 인간의 원점을 생각나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게리트:
각성제에 지나지 않았던 커피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19grams에서 일하게 되고 나서였어요. 펑키한 맛과 포도, 사과향 같은 맛과 풍미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저희 19grams의 프로가 내려주는 커피는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아침에 사무실에 도착해 커피를 마시는 시간은, 일상적인 습관에서, 커피의 맛을 감상하는 행복한 시간으로 바뀌었지요.

앤서니:
로스터로서, 전세계의 다양한 커피를 시험하며 여러가지 맛과 향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정말 멋진 경험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휴일 아침 느긋하게 의자에 앉아 직접 내린 커피를 즐기는 시간을 좋아해요. '어떻게 하면 보다 좋은 맛이 날까' 라는 직업적인 고찰에서 벗어나, 커피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커피와 시간을 보내툐. 마음을 안정시키는 귀중한 시간이 되곤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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