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ICA GUIDE
hazeru coffee 쿠보타 토요히사

hazeru coffee

쿠보타 토요히사

톡톡 튀어 퍼지는 맛. 개성 넘치는 커피와 인생을

2016년 토야마시 변두리에 문을 연 hazeru coffee는 대로변에서 벗어나 있는데도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이다. 가게 내부의 계산대 앞에는 시음 스페이스를 겸하여 6인용 큰 테이블이 하나만 놓여 있는데, 마치 가정의 식탁을 연상케 한다.

그리고 2020년에는, 토야마의 개성적인 가게가 모이는 SOGAWA BASE에 2번째 가게를 오픈하였다. SOGAWA BASE는 상업시설이라 더욱 많은 사람들이 스페셜티 커피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hazeru coffee의 상호는 로스팅 용어인 “터트리다”에서 유래했다. 「커피 콩을 터트리는것으로 향기와 맛을 끌어내는 것과 같이, 자신의 생각을 터트려 hazeru coffee가 생겼다」라고 말하는 오너 쿠보타씨에게, 독립을 하게 된 경위나 가게의 신념, 소중히 하고 있는 마음가짐을 물었다. ※존칭 생략

「새로운 발견」을 전달하고 싶다

가게 안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시음용 커피다.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hazeru coffee에서는 상시 7~8종류의 원두를 시음·판매하고 있다.

「모든 종류를 시음하실 수 있게 항상 준비해 놓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커피를 ‘쓰고 진한, 검은 액체’라는 이미지로 생각하고, 신맛을 잘 못 마시겠다는 분이 많이 계십니다.

그렇지만, 시음을 해 보시고 ‘아, 이건 제 취향일지도 모르겠어요’ 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인 만큼,  커피의 개성을 즐길 수 있게 먼저 체험을 해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커피의 일을 시작했을 때에는 일본에서도 커피의 서드웨이브가 퍼지면서 새로운 커피와 추출 기구가 생겨난 시기였다. 쿠보타씨는 그때부터 ‘새로운 발견이나 매력을 만날 수 있는 가게로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이 강했다고 한다.

「도시에 비하면 토야마에는 아직 제가 마시고 싶다고 생각하는 커피가 적었고, 로스팅 기구도 구입하기 전에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장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새로운 것을 제공하고, 커피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거나 지금까지 몰랐던 매력을 소개할 수 있는 장소이고 싶었습니다. 아직도 이러한 생각은 바뀌지 않아요.」

또한 가게 인테리어에 관해서는 이러한 포인트도.

「카페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로스터리나 커피 스탠드로써의 가게를 목표로 했습니다. 카페처럼 손님이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곳이 되면 커피가 목적이 아닌 분들도 모이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가게 내부에는 큰 테이블 하나밖에 없습니다.」

실제, 큰 테이블을 둘러싸고 있으면, 손님끼리의 대화가 생기기 쉽고, 쿠보타씨가 대화에 참여하는 일도 많다. 맛있는 커피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소통이 이루어지는 장소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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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에서 커피의 길로

지금은 커피의 세계에 푹 잠겨 있는 쿠보타씨이지만, 사회인으로써의 출발점은 요식업과는 거리가 멀었다. 고등학교까지 카나자와에서 지낸 쿠보타씨는, 요코하마의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은행에 취직했었다. 그로부터 어떤 경위로 커피의 길에 들어섰을까.

「경영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은행에서 많은 경영인과 얘기하는 것이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안이하게 취업했죠. 하지만 입사하고 보니, 은행은 경직된 업계였었고 이런저런 규약도 많아, 금새 답답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돈의 대출 관계는 대출을 받는 고객님의 입지가 강해지기 마련이였습니다. 조금 더 자유롭고 대등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그런 쿠보타씨가 이직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퇴근길에 자주 들리던 커피 체인점에서 있었던 일 때문이었다.

「커피를 마시면서, 대학시절 요코하마의 스타벅스에서 처음 카페 라떼를 마셨을 때의 충격을 떠올렸어요. 우유의 탄탄한 달콤함과 동시에 커피도 놀랄 만큼 임팩트 있는 맛. 잊을 수 없는 맛이었습니다.

그래서 ‘스타벅스로 이직해서, 고향 카나자와에 점포를 열자’고 생각했죠. 요식업인 만큼 물건을 주고받기에 일의 보람을 느끼기 쉬운 것과, 고객과 관계를 맺으며 장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어요.」

즉시 스타벅스에 전화를 해, 마침 호쿠리쿠 지역의 1호점을 세울 계획이라는 이야기를 듣자 곧바로 스타벅스에 입사를 지원한 쿠보타씨. 졸업후 취직한지 7달만에 은행을 그만두고 커피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점포의 매출을 신경쓰는것 뿐만이 아니라 회사의 운영/경영에도 종사하겠다고 벼르고 입사했습니다. 옛날부터 경영을 하고 싶어서 초등학교 졸업 문집에도 ‘사장이 되는 게 꿈’이라고 썼을 정도이었으니깐요. 독립 같은 건 제겐 무리라고 늘 생각해 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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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아이, 그리고 한 권의 책과의 만남

스타벅스의 점장으로서 이시카와나 토야마의 점포에 근무하고 있던 쿠보타씨. 입사한 지 10년 정도 지나 교토로 전근 갔을 때부터 그에게 조금씩 변화가 찾아왔다.

「이런저런 계기는 몇번인가 있었습니다만, 그 중 하나가 동일본 대지진이었습니다. 교토로 전근 간 다음 달에 지진이 일어났었는데, 그 무렵부터 ‘인생이란?’, ‘산다는 것이란?’이라고 생각하며 저를 되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그 다음해에 아이가 태어난 것이었습니다. 그때까지는 전근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여러 지역의 생활을 즐기고 있었습니다만, 아이가 태어나서 한 지역에서 머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지역에서 새로운 자극을 받는 것도 즐거웠지만, 한 지역에서 오래 살면 다양한 정보와 깊은 관계성을 축적해 나갈 수 있다는 매력을 깨닫기 시작했죠.」

그리고 교토에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도 그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부끄럽지만 그 무렵에 처음 스페셜티 커피를 알았어요. 계속 마시다 보니 역시 스페셜티가 더 맛있다는 생각이 들어 커피의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죠.」

그래도 아직 독립은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는 쿠보타씨. 그를 독립으로 이끈 건, ‘시골 빵집 주인이 발견한 썩어가는 경제’라는 책이었다.

「좋은 빵을 만들기 위해, 혹은 가족을 위해, 사는 장소나 가게를 자유롭게 바꿔 나간다는 게 회사원인 저에겐 참 신선했어요. ‘그래, 내가 생각하는 대로 인생을 살려면 내가 일을 만들어나가는 게 최고지’ 라고 생각하며 납득이 갔습니다」

커피 콩이 터지듯 그의 안에서 끓어오르는 무언가가 탁 튀어오르는 순간이었다.

「그 책에 너무 영향을 받아 처음엔 빵집을 열려고 했어요. 하지만 반년 쯤 지났을 때 ’10년째 커피 업계에서 일해왔는데 왜 빵집을 차리려고 하지?’라는 생각이 들어 정신을 차렸죠. 아, 커피의 길을 걸으면 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제 길은 정해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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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가 되는 장소

커피 가게를 열면서 과제로써 우선 떠오른 것은 로스팅이었다.

커피의 퀄리티를 생각하면 생두의 품질이 중요하고, 그것을 위해서라면 스스로 커피를 볶고 싶다고 처음부터 생각하고 있던 쿠보타씨. 단지, 오랫동안 커피의 세계에 있었던 그도, 로스팅은 아마추어였다.

「처음엔 스스로 하는 게 무리라고 생각했지만 책에서는 결국 화력의 강약일 뿐이라고 써져있어서 안이하게 생각했었죠. 실제로는 그렇게 쉽지 않았어서 오픈 전까지 전통 있는 로스터리의 세미나나, 현지에서 로스터리를 운영하는 친구에게 배워서 몸에 익혔습니다.」

이렇게 하나의 과제를 해결하고, 3년 안에 독립하기로 결심을 맺었다. 고향이 아닌 토야마에서 창업을 하기로 한 이유는, 9년정도 살아온 지역인 만큼 주위와 관계가 돈독했기 때문이었다. 계속해서, 가게의 컨셉이나 창업 장소를 시간을 들여 검토해 갔다.

「스페셜티는 커피 한 잔의 가격으로서는 비싸기 때문에, 음식에 관심이 많고 맛있는 것에 돈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 가게를 열고 싶었습니다. 도심지는 그런 분들이 수적으로 많긴 하지만, 그 이외의 분들과 미스 매치가 일어날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렇기에 일부러 찾아가는 가게가 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거기서 눈에 띈 것이, 토야마시의 변두리에 있는 후루사와 지역이었다. 브랜드화 된 쇠고기를 취급하는 정육점과, 그 옆에 쿠보타씨가 응원하던 빵집이 이전했기에, 좋은 장소가 될 것을 직감하였다. 그리고 직접 이야기를 들으러 간 끝에, 비어있는 토지를 사기로 결심했다.

「그야말로 꿈을 꾸던 장소였어요. 미식가들이 모였고, 이어서 ‘그 미식가가 지지한다면 틀림없이 좋은 곳이다’며 또 다른 고객들을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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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게 퍼져나가는 관계를 즐기다

이렇게 창업에 성공한 쿠보타씨는, ‘독립은 무리수’라고 생각했던 당시를 이렇게 회고한다.

「리스크가 무섭기 때문에 독립을 할 수 없다고 단정했지만, 리스크를 분해해 보면 결코 리스크가 큰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회사에서 계속 일한다는 리스크를 느끼지 못하고, 경험하지 않은 리스크를 과대평가하고 있는 면이 컸습니다. 지금은 주위에도 권하고 싶을 정도로, 독립을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창업하여, 스스로 인생을 디자인 할 수 있는 것의 행복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전 직장이라면 가족과 함께 살고 있어도, 정말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굉장히 적었지요. 지금은 자택 겸 매장이기 때문에 아이들과 밥을 먹거나, 목욕을 하고 남은 일을 마무리할 수도 있습니다. 코로나를 기회삼아 영업시간을 바꾸거나 하는 등, 가게의 운영 방식과 생활 방식도 스스로 책임지며 자유롭게 선택하고 있습니다.」

자유를 손에 넣은 쿠보타씨는, 지금 어떤 가게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일까.

「손님의 상태를 파악하며, 손님과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거리감을 유지하고 싶어요. 예를들면, 음식점에서 손님이 자유롭게 식사를 하고 있을때 주인이 손님의 취향을 파악해서 다음 요리를 하고 있는 스타일의 가게를 좋아합니다.

저희의 경우는 특히 커피 전문점이므로, 커피를 좋아하는 고객님이 일부러 와주고 계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요청 사항을 확인하면서 로스팅 상태나 라인업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커피 콩을 가게에 들여놓을 때도 ‘아, 이 콩은 저 사람이 좋아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며 얼굴을 떠올립니다.」

고객이 요구하고 있는 커피와 새로운 발견을 가져오는 참신한 커피. 라인업에 그러한 밸런스를 두는 것이 어렵다고 쿠보타씨는 말한다. 실제로, hazeru coffee의 라인업을 보면 그런 그의 생각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커피콩이 두 번 튀듯이, 창업 후도 쿠보타씨는 변화를 즐기고 있다.

「지역에 뿌리를 두고 장사를 하다 보면, 그 지역에서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나 고객님들과의 연결고리가 점점 넓어지고 깊어집니다. 같은 장소에 있어도 주위와의 관계가 점점 달라지고 있어요.

토야마 사람들은 ‘토야마에는 아무것도 없다’라고 말합니다만, 사람에 초점을 맞추면 신념이나 스토리가 각자 있고, 재미있는 사람도 재미있는 가게도 많지만 단지 알려져 있지 않을 뿐입니다. 저는 그것을 더 널리 알리고 싶고, 함께 토야마를 부흥시키고 싶습니다. 지금도 콜라보 기획을 하고 있는데, 커피와 관계성이 적은 분들과도 새로운 페어링의 형태를 맺을수 있진 않을까 생각합니다.」

글 : 카루베 미에코

편집 : 나카미치 타츠야

사진 : 아이카와 켄이치

번역 : 박치언

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휴일날 부인과 같이, 마음에 드는 디저트와 함께 마시는 커피입니다. 집에서 벗어나 자립하고 싶다던 학창 시절을 돌아봐도 그렇지만,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나 가족과 보내는 시간 속에 있었네요.

아이가 가끔 저희의 흉내를 내어 커피를 내려주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것도 꽤 맛있습니다. 아이는 아직 커피를 마실 수 없습니다만, 빨리 아이와도 함께 커피를 마실 수 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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