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COUNTY 모리 타카아키

COFFEE COUNTY

모리 타카아키

커피의 중심에서 보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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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카운티는 후쿠오카를 대표하는 로스터리이다. 훌륭한 커피의 품질과 세련된 미적 감각은 많은 이들을 매료시키고 있어, 후쿠오카에서 독특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실제로, 야쿠인 지역의 커피 카운티를 찾으면, 그 세계관에 흠뻑 빠져들 수 있다. 짙은 보라색의 마르조코와, 놋쇠로 장식된 카운터. 그리고 따뜻한 느낌이 있는 두꺼운 잔을 통해 커피가 제공된다. 커피는 말할 것도 없이 최고의 맛. 이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얼마나 시행착오를 거쳤을지 그 노력을 가늠할 수 조차 없었다.

오너 모리씨는 오랫동안 커피 업계에 종사하고 있어 생산자와의 관계도 돈독하다. 생산자로부터 모리씨의 이름을 듣는 일도 여러 차례 있을 정도. 필자에게 있어서는 대선배뻘인 사람으로, 커핑 모임에서 몇 번인가 만난 적은 있었지만, 시간을 내어 차분히 이야기를 듣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기회를 통해, 필자가 개인적으로 계속 물어보고 싶었던 것을 세세하게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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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로

모리 씨는 대학 졸업 후 삿포로와 후쿠오카의 카페에서 근무한 뒤, 후쿠오카의 회사에 들어가 로스터로서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2013년, 회사를 그만두고 니카라과를 방문한 것을 계기로 커피 카운티를 시작하게 되었다.

「커피 생산지에 갈 수 없다면, 커피 일을 계속하는 것이 힘들 것 같았어요. 요리사가 야채를 만드는 농부를 찾아가거나, 시장에서 식재료를 선택하듯이, 저도 매일매일 로스팅을 하면서, 생산지를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있었습니다. 그러나 회사에 소속되어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그것은 어려운 일이었죠. 그래도, 제가 사용하는 콩을 잘 이해하지도 못하고 로스팅을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해서, 뒷날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일단은 생산지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생산지에 다녀와서 창업을 마음먹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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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머물렀던 곳은 니카라과의 카사블랑카 농장이었습니다. 당시 다니던 회사에서는 이 농장의 커피를 볶고 있었어요. 우연한 기회에 농장주 세르히오 씨를 일본에서 만난 적이 있었기에, 머물러도 되냐고 부탁을 했는데 받아들여 준 것입니다. 그렇게 니카라과에서는 3개월정도 지냈지요. 하시엔다(숙박시설을 갖춘 농장)에서 20명 정도의 일꾼과 함께 숙박하며, 모두와 같이 일을 했습니다. 잡초도 베고, 25만 그루나 되는 커피나무에 하나하나 비료를 뿌려주거나 했습니다. 중노동이었죠. 아침 6시에 일을 시작해, 8시에 아침을 먹고, 다시 일을 하고, 낮 2시에 점심을 먹으면 하루가 끝납니다. 그 후엔 친구들과 함께 야구를 하며 놀기도 했어요. 5월부터 7월까지 거기서 시간을 보냈는데요, 수확도 정제도 끝나 바이어가 오지 않는 시기였습니다. 그렇지만 그 시기의 일을 직접 볼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로스터로서는, 수확 시기나 매입 시기에만 방문하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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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블랑카 농원에 머물면서, 그들의 커피를 제대로 팔고 싶다는 사명감을 느꼈습니다. 생산지의 일은 정말 힘들고, 저는 그것을 계속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일, 즉 제 역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거기서 하게 된 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비시즌의 생산지는 결코 화려하지 않다. 커피 꽃도, 열매도 없는 밭에서 매일 단조로운 작업을 똑같이 반복해야 한다. 그렇지만, 그런 날들이 모리씨를 서서히 자극했다. 니카라과에서 돌아온 모리씨는 곧바로 쿠루메 지역에서 로스팅을 시작했다. 창업 당시에는 니카라과의 커피밖에 볶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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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과 아날로그 사이, 예술과 작품 사이

모리씨의 로스팅은 찬사를 받고 있는만큼, 기술적인 면도 질문을 하게 되었다.

「로스팅기는 빈티지 프로뱃을 두 대 씁니다. 오래된 것을 좋아해서, 좋아하는 자동차를 타는 것과 같은 느낌으로 이것을 선택했지요. 이 80년대 프로뱃은 실린더가 이중으로되어 드럼 자체에 열을 품지 않기 때문에, 생두가 잘 타지 않아 마음에 듭니다. 그래서 지금 쓰고 있는 두 대 모두 이중 실린더를 골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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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팅은 온도계의 숫자를 확인하면서 종이에 써놓은 계획대로 진행됩니다. 처음 볶는 커피일수록 감각에 의지해 볶고 있어요. 숫자만 볼 일은 일단 없죠. 커피는 디지털과 아날로그 사이, 예술과 작품 사이에 있는 느낌이랄까요. 지금은 저와 직원 둘이서 로스팅을 하고 있는데요, 프로필을 자주 공유하는 것은 물론, 매일 함께 커핑을 하며 맛을 맞추고 있답니다.」

로스팅 기록은 컴퓨터를 사용하는 로스터가 많다. 모리씨는 「종이에 손으로 직접 글을 쓰는 것은 슬슬 구시대적이라고 생각하긴 해요.」라고 웃으며 말하지만, 그런 감각을 통해 커피는 로스팅이 이루어진다. 그러한 커피 맛에는, 모리씨가 깊게 고찰해온 흔적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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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것’ 이란 무엇인가

커피 카운티의 커피는 독특한 맛이 있다. 모리씨에게 있어서 「맛있는 것」이란 무엇일까.

「전 클래식한 와인과 내츄럴 와인을 둘 다 좋아합니다. 둘의 차이점은, 클래식 와인은 다양한 요소로 채워져 있는 반면, 내추럴 와인은 빈 틈이 있는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빈틈이 있기 때문에 그 중심에 있는 자연의 맛이 잘 느껴집니다. 자연스럽게 만들어 진 것이라 함은 이른바 그랑뱅도, 내추럴 와인도 같은 결론에 도착하게 되지요. 그랑뱅은 에이징에 의해 깎여나가 중심의 요소만 보입니다. 그랑뱅이나 내추럴 와인이나 겉모습만 다를 뿐, 보이는 것은 똑같습니다.」

빈틈이 있고 중심에 있는 자연의 맛이 보이는 것. 자연스러운 목넘김이 있는 것. 이것은 커피 카운티의 커피 그 자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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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흐름을 잘못 파악하지 않도록

일본의 커피를 쭉 봐 온 모리씨는, 최근의 커피 동향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을까.

「변화의 스피드가 빠르다고 생각해요. 5년 전과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그러한 변화의 흐름을 잘못 파악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SCAJ의 위원회에 소속되어 있고, 젊은 세대와도 교류가 있기에, 세대 교체의 바람을 강하게 느낍니다. 옛날부터 유명하던 사람의 인기가 갑자기 식어버리는 등, 이런 식으로 입지가 변화하는 것도 굉장히 빠른 것 같습니다. 저도 잊혀져 버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느끼고 있지요. 최근의 가장 큰 변화로서는 역시 콩을 사는 방법이 바뀌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콩을 살 수 있게 되었고, 다양한 스타일의 로스터가 활동하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의 스페셜티 커피의 세계관은, 새로운 차원으로 크게 방향을 틀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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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해서

그런 모리씨는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커피 카운티로서 회사를 키울 생각은 별로 안 하고 있습니다. 저 스스로 가게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회사 안에서 스태프들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거나, 분점, 창업과 같은 형태로 자신들의 가게를 만드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어요. 서로 리스크를 짊어지지 않고 도전할 수 있기 때문에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로스팅은 50대나 60대가 되어도 계속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제가 로스팅을 계속할 것인지의 여부가 제 가게의 갈림길이 될 것 같습니다. 로스팅을 그만두고 경영에 집중하는 사람도 있고, 계속 로스팅을 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커피 카운티는 회사로서 조금씩 커지고 있기 때문에 경영자로서의 일도 증가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별로 경영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지금 회사는 미래에 누군가에게 맡기고, 저는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의 작은 로스터리를 운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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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카운티의 커피에는 늘 생산지의 풍경이 보인다. 그것을 계속 쫓는 모리씨의 모습에, 사람들도 계속 공감할 것이다. 아무리 빠른 속도로 커피 업계가 바뀌어도, 커피의 중심에 있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글 : 야마다 아야네
번역 : 박치언

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아침에 일어나면 우선 커피를 내리는데, 그것이 제 인생을 풍요롭게 해요. 약배전의 드립 커피를 잔에 넣고 아침 햇살과 함께 마시는 것을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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