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ICA GUIDE
aoma coffee 아오노 히로시

aoma coffee

아오노 히로시

커피가 가져다 준 새로운 인생. 커피 생산국에만 존재하는 풍요로움을 알게 된 가게 주인의 목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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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가 한창이던 2020년 7월, 오사카 센바 지역의 오피스 거리의 모퉁이에 오픈한 ‘aoma coffee’. 가게 내의 자리 수는 적기에, 지극히 커피 스탠드에 가까운 형태이다. 로스팅에 있어서는 다듬는 것을 중시한다는 가게주인 아오노 히로시씨에게 그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존칭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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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잡힌 가게를 만드려는 노력

「’사업적인 접객’ 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저는 우동을 좋아해서 우동집에 자주 가는데, ‘응 다음~ 거기 서있는 울 아들은 뭐 주문할텨?’ 같은 아줌마 스타일의 솔직하고 단순한 접객을 좋아해요.」

지극히 커피 스탠드에 가까운 스타일의 ‘aoma coffee’ 에는, 그렇게 말하는 아오노의 생각이 반영되어 있다. 오픈 초기에는 자리가 네 곳 정도 있었지만, ‘보다 편한 분위기로 가게를 만들고 싶다’ 라는 생각에, 간소한 의자만 두는 것으로 스타일을 바꾸었다고 한다. 근처에 있는 유명한 우동집에서 식사를 마친 뒤, 들르는 손님도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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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티셔츠에 반바지같은 가벼운 옷차림으로 가게에서 일을 하는 아오노의 마음가짐에는, 카페 문화가 발달한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에서 본 광경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카페에서 나오는 커피의 퀄리티가 높아, 오직 커피를 마시기 위해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좋아하는 바리스타에게 자신의 취향을 주문해 2잔, 3잔으로 리필하기도 했었죠. 무엇보다, 손님과 직원이 대등한 관계로 시원하고 기분 좋게 접객을 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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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아오노가 로스팅을 할때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은 ‘다듬는’ 것이다.

「콩(재료)의 개성을 살리면서, 다른 요소를 다듬어 균형을 잡으려고 해요. 스페셜티 커피를 내놓는 로스터분 중, 콩의 개성을 최대한 끌어내려고 노력하시는 로스터분도 계시지만, 저는 콩의 개성을 너무 많이 끌어올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콩의 개성이 너무 강해지면, 첫 인상은 좋아도 한 컵 전부를 마시는 것은 힘들어질 수 도 있습니다. 그런 원두라도 마시기 쉽게 만드는 것이 커피 가게의 일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콩의 개성을 끌어내기보다는 등을 툭 밀어주는 느낌으로 로스팅을 하고 있답니다. 다듬는 것은 콩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균형을 잡겠다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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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배전에 매료되다

현재 44살인 아오노가 커피 세계에 발을 내디딘 것은 30살 때의 일이다. 그때까지 음식점에서 일한 경험은 없었지만, 미래에는 카페를 창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카페 사업부가 있는 음식계 회사로 이직했다.

「하지만 커피를 좋아했던 건 아니에요. 오히려 홍차를 더 좋아했지요. 그때는 모두가 쓴 커피를 일부러 참아가며 마시고 있다고 생각했을 정도입니다. 제가 담당을 맡은 카페에서 파는 에스프레소를 마셔도, 약 같은 맛이 나서, 맛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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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카페나 커피 가게를 둘러보던 아오노는, 직접 볶은 스페셜티 커피를 파는 가게에서 지금까지의 상식을 뒤엎는 커피와 만나게 된다.

「깔끔하고 신선하며 신맛이 났습니다. 처음에는 맛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때까지 마셔 온 쓴 커피와는 전혀 다른 맛에 관심이 생겼어요.그게 약배전이라는 걸 안 건 한참 시간이 지난 뒤의 일이었습니다. 계속 마시다 보니 입이 점점 익숙해지고 맛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느새 커피의 세계에 빠지게 된 아오노가, 커피 전문점에서 일하고, 로스팅을 하고 싶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그 후, 오사카에서 몇 곳의 카페를 운영하는 ELMERS GREEN에 이직하였다. 새로 로스팅을 시작하게 된 점포의 약배전 담당으로, 콩을 볶는 날들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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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배전의 잠재력을 확신했던 아오노는, 일을 한지 2~3년정도 흐르자, ‘오사카 시내에서 약배전에 특화된 카페를 내자’ 며 회사를 설득했다.

하지만 그 시기는, 블루보틀 커피가 상륙하기도 전인 시절로써, 서드웨이브로 불리는 커피 열풍도 아직 불지 않은 시절이었다. 회사는 ‘그런 가게는 손님을 불러들일 수 없을 것’ 이라고 아오노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경영진에게 허락을 받아 약배전에 특화된 가게(EMBANKMENT Coffee)를 열 수 있었던 것은 입사한지 5년째가 되는 2017년 10월이었다.

「그때까지 주위의 스태프들과 자주 충돌하곤 했죠. 클래식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회사 안에서 약배전을 주장하고 있는 사람은 저뿐이었어요. 저는 아군이 없는 상황일수록 열정이 끓어오르는 사람이라, 지금 생각하면 고집이 세고 주위에 폐를 끼치고 있었을지도 몰라요. 지금은 둥글둥글하게 되었다고 할까요. 스스로 강배전을 할 생각은 없지만, 그것도 하나의 커피라서 받아 들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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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가져다 준 새로운 인생

아오노는 염색의 장인이었다. 디자인계의 대학을 졸업 후, 기술을 가진 직업을 가지고 싶어 교토의 염색 가게에 취직했다고 한다. 그런 그는, 염색 공장에서 하루 종일 누구와도 이야기하지 않고 묵묵히 작업을 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고 한다.

「당시는 지향하는 목표가 아무것도 없어, 기계처럼 담담하게 일하고 있었어요. 작업에 몰두하다 보니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게 되는 것이 기분 좋았습니다. 그래서 받은 월급으로 원하는 걸 먹거나 살 수 있으면 만족스러웠죠.」

그러나 서른이 가까워질수록 자신의 삶이 이대로 괜찮은가 하는 의문이 생겼다고 한다. 30대부터는 다른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아오노를 커피의 세계로 끌어당겼다.

「커피를 직업으로 하고 나서는, 음식을 생각하면서 먹게 되거나, 맛이 얼마나 있는지의 여부를 확실하게 정해보게 되었어요. 커피의 맛을 의식하게 된 것을 통해, 음식도 즐겁게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사람을 대하는 방식도 특이한 점 중 하나입니다. 저 혼자 무언가에 집중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도 좋다는 걸 느꼈어요. 오사카뿐 아니라 도쿄나 후쿠오카에서도 동업자 친구들이 많이 생겼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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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등한 관계를 찾아서

2019년, 콜롬비아의 커피 생산지를 열흘 정도 방문한 경험은 아오노의 가슴에 깊게 새겨져 있다고 한다. 현지인들을 만나보고 나서, ‘먹고살기 위해 커피를 만드는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 이라는 고정관념이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생산자들도 수출업자들도 인생을 즐기고 있었어요. 수출업자 사무실 사람들도 매일 만났는데 매일 포옹을 나누곤 했지요.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생산자들로부터는, 아직도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구나’ 라는 그들의 정열과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그런 식으로 제가 모르는 풍요로움을 보고 나서 깨달은 것은, 그들을 위해 커피로 뭔가를 해 주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우습다고 느꼈습니다. 그들과 대등한 관계를 맺고, 동일한 시선에서 커피를 바라보지 않으면 커피로 이어지는 의미가 없다고 느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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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가 한창이던 2020년 7월. ‘aoma coffee’ 를 오픈한지 반년이 흘렀다. 지금의 목표는, 커피 소비량을 늘려 특정 생산자로부터 일정량을 정기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정기적으로 콩을 구입할 생산자를 1년에 1명정도의 페이스로 늘려 가고 싶습니다. 로스팅을 시작한지 8년 정도 지나, 특정 생산자의 콩을 사고 싶어지는 경우가 생기게 되는데, 언젠가 그 생산자를 찾아가 ‘사실 4년 정도 계속 당신의 콩을 사고 있었습니다’ 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사람을 고용해 aoma coffee라는 브랜드를 성공시키는 팀을 만들어, 제대로 돈이 순환하는 비즈니스를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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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습니다. 커피가, 닫혀 있던 저의 인생을 열어 주었어요.」라고 아오노는 말한다.

「염색장인이던 20대 시절에는 아티스틱한 삶을 동경했어요. 커피로 말한다면, ‘바로 내가 이런 맛을 이끌어 낸 것이다’ 라고 생각하던 그 시절의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부끄러워지곤 하죠. 하지만 그런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이 있는 것 같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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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커피로 마시는 사람의 정서를 움직이고, 그것을 커피의 미래로 연결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지금의 아오노에 있어, 옛날과 같은 모습은 없다.

「어디까지나 생산자가 만들어준 맛있는 커피일 뿐입니다. 균형을 잘 잡아주어, 그 콩의 개성을 살려내고 손님이 맛있다고 해주시면 그것으려 끝이지요. 그 이유가 제 기술 덕분인지, 콩 덕분인지는 상관이 없습니다.」

대등한 관계에서 나오는 조화로운 세계에, aoma coffee의 개성이 깃들어 있는지도 모른다.

인터뷰, 글 : 나카미치 타츠야
번역 : 박치언

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휴일 아침과 같은 날에, 아내와 커피를 타고 있으면 핸드드립에 관심을 보이는 생후 30개월의 아들이 다가오곤 하는 일상이 있어요. 주로 친구 로스터에게 받은 콩을 가정용 밀에 갈아서 HARIO의 V60으로 내리고 있지요.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고 러프하게 내리는 것은, 손님들이 어떻게 커피를 느끼는지, 그 감각을 잊지 않기 위해서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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