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r
2021.07.13

Indonesia

인도네시아라는 나라

인도네시아는 13,000여 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고, 세계 4위의 인구 규모를 자랑하는 큰 나라다. 독립 당시 내걸었던 슬로건인 ‘다양성 속의 통합’에서 알 수 있듯이, 300개 이상의 민족이 공존하고, 500개 이상의 언어가 사용되는 다민족국가이다. 자와 섬, 수마트라 섬, 술라웨시 섬, 발리 섬 등 각각의 섬들에 문화적 다양성이 존재한다. 

기원전 1세기에 힌두교, 7세기에 불교가 전해져 번영했으나, 13세기 말부터 이슬람교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슬람교는 자와 섬을 중심으로 뿌리내려, 현재 약 90% 국민이 이슬람교를 믿고 있다. 그러나 종교 분포는 섬이나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면, 자와 섬은 힌두교도가 90%를 차지한다. 인도네시아 건국 5대 원칙인 ‘판차실라’에 ‘유일신 신앙’이라는 원칙이 있다. 이 원칙은 어느 종교인가는 관계없이, 하나의 종교를 믿는 것을 강제하는 것이다. 즉, 인도네시아인이라면 무종교일 수 없다. 종교에 대한 이러한 사고방식은 ‘다양성 속의 통합’이라는 슬로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이다. 

또, 인도네시아만의 독특한 문화 중 하나로 이름 짓기가 있다. 많은 인도네시아인이 성씨를 갖고 있지 않고, 원한다면 얼마든지 이름을 지을 수 있다. 하나의 이름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고, 여섯 개의 이름을 가진 사람도 있다. 예를 들면, 초대 대통령의 이름은 ‘수카르노’ 단 하나였다. 이건 모계, 부계, 양가의 가족을 모두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Spacer

인도네시아의 역사

16세기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자와 섬에 세워지면서 네덜란드의 식민지배가 시작됐다. 네덜란드의 지배는 약 340년간 이어졌는데, 1942년 태평양전쟁 와중에 일본이 인도네시아를 침공하여 네덜란드의 식민지배는 종결되었다. 그 이후로 3년간 일본군에 의한 통치가 이루어졌는데, 인도네시아인은 일본인을 열렬히 환영했다고 한다. 일본군은 인도네시아인에게 높은 지위를 부여하고 교육제도를 정비하였고, 인도네시아어를 공용어로서 지정하는 등 인도네시아의 독립을 지원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표면적인 것으로, 실제로는 일본군에 의한 강제노동과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지배가 있었다.

1945년, 인도네시아는 초대 대통령 수카르노에 의해 독립했다. 수카르노는 3번째 부인으로 일본인(데비 수카르노)을 맞이하는 등, 일본에 대해 우호적이었다.

인도네시아의 자연환경

인도네시아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열대우림을 가지고 있다. 수마트라 섬의 열대우림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그와 동시에,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열대우림이 사라지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이고, 최근 30년 동안 열대우림의 절반 이상이 소실되었다고 한다. 열대우림 소실의 주된 원인은, 제지 산업과 팜유 산업을 위한 무분별한 개발이라고 한다. 인도네시아의 삼림 벌채의 약 80%는 개발을 위해서 불법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며, 산불을 가장하는 등 부적절하게 토지가 개간되는 현실이다.

인도네시아의 생물 다양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인도네시아의 열대우림 소실은 지구 규모의 매우 큰 소실이라고 한다. 이 상황을 막기 위해 총대를 멘 것이 노르웨이 정부이다. 노르웨이 정부는 2010년 인도네시아 삼림 보존 파트너쉽을 맺고, 성과 보수로 10억 달러를 지원하는 것에 동의했다. 앞으로 특정 삼림이나 이탄지에 대해 새로운 개발을 허가하지 않는(삼림 개발 모라토리엄) 내용이라고 한다. 이 조치는 3번의 파트너쉽 연장을 거쳐 2019년에 종신 계약화 되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였지만, 보존된 삼림은 10%에 그친다고 한다. 삼림과 조화를 이루는 혼농임업 등 자연환경과 공존하며 생산할 수 있는 스페셜티 커피는 경제적 발전과 자연환경의 상충 관계(Trade-off)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Spacer

인도네시아의 커피 생산

17세기 말, 네덜란드인이 인도네시아에 인도산 커피 모종을 들여왔다. 인도산 커피 모종이 들어온 건 중남미보다 빨랐고, 인도네시아는 세계 3대 생산지 중에서 가장 오래된 생산지라고 일컬어진다. 참고로 중남미에서도 재배되는 품종 자바는 19세기 초 네덜란드인에 의해 에티오피아에서 직접 자와 섬으로 전해져, 그곳에서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인도네시아의 커피 생산량은 세계 4위의 규모를 자랑하고, 일본에서는 예전부터 만델링, 토라자, 자와 등의 상표로 유명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되는 커피 대부분이 로브스터종인데, 최근 몇 년간 아라비카종, 특히 스페셜티 커피의 생산도 발전하고 있다. 대규모 농장은 거의 없고, 95% 이상의 커피가 소규모 생산자에 의해 생산된다. 

인도네시아는 중남미나 아프리카보다 커피 생산지의 해발 고도는 높지 않지만, 기후 조건이나 정제 방식 등에 의해 독특한 테루아르(향미)가 느껴진다. 예를 들면, 수마트라 식(Wet hull)은 인도네시아만의 특별한 정제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커피 체리의 과육을 제거하고 발효를 통해 뮤실리지(점액질)를 떼어내어 파치먼트의 상태로 완전히 건조하여 탈곡한다. 이러한 방식은 고온 다습한 기후 조건 아래에서 더욱 빨리 정제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방식이며, 탈곡 중에 생두가 손상될 위험이 생기기도 한다. 수분을 함유한 상태가 오래가기 때문에 밝고 산뜻한 산미가 사리지는 대신 풍부한 바디감과 단맛이 훌륭한데, 흙 맛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러한 독특한 테루아르(향미)는 인도네시아 커피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라고 한다. 물론 지금은 워시드 등의 다른 정제 방식도 일반화되어 있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수마트라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 인도네시아에서는 많은 하이브리드 품종을 재배한다. 예로부터 교역의 요충지였던 인도네시아에는 에티오피아, 인도, 동티모르 등 세계 각지에서 커피가 전해져 여러 품종끼리 교배하기도 했다. 해발 고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인도네시아 커피 생산은 병충해에 취약했는데, 교배 등의 품종 개량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 노력했다고 한다. 

세계 3대 커피 생산지 중 하나이지만, 그에 비해 스페셜티 커피 생산자는 많지 않기에, 커피 생산국으로서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된다. 어떠한 결점도 느껴지지 않는 세련된 Clean Cup의 상태에서 느껴지는 인도네시아 커피 특유의 흙과 허브 내음은 과일과 꽃향기라는 플레이버 프로파일과 더불어 스페셜티 커피 팬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처럼 스페셜티 커피 위주로 시장이 변화한다면, 인도네시아 경제, 그리고 자연환경에도 분명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