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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1

Guatemala

과테말라라는 나라

중미의 주요 국가 중 하나인 과테말라. 수도 과테말라시티는 중미 최대의 도시이며,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가 많다. 과거에는 마야문명이 번성했던 땅이었다고 하며, 지금도 인구의 40%이상은 원주민이 차지해 20개가 넘는 마야계 언어가 사용된다고 한다. 특히, 과테말라는 수많은 화산을 가지고 있으며, 그 화산재성 토양으로부터 유래되는 자연환경은 훌륭한 커피를 만들어 낸다. 마야 문명의 유적과 안티구아의 화려한 거리 풍경에 매료돼 매년 많은 관광객이 과테말라를 찾고는 했다고 하지만, 코로나 이후 항상 번화했던 안티구아에서 사람이 사라졌다고 한다고 한다. 그 경제적 타격은 헤아릴 수 없으리라.

과테말라는 1500년경 스페인의 침략을 받았으며, 1800년경이 되어서야 과테말라는 독립했다. 그 후 1800년대 후반에 해외로부터 자본이 유입되며, 커피 생산에 있어서는 독일의 경제적 영향력이 증가하였다. 지금도 독일계 이민자들이 경영하는 농장이나 커피회사는 많이 남아 있다고 한다. 이후 독일의 영향력이 쇠퇴하고, 미국 회사에 과일 독점 권한이 부여되면서 미국의 영향력이 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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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의 커피 생산

과테말라에 커피가 들어온 것은 1700년대라고 한다. 원래는 예수회 선교사가 관상용으로 들여온 것이 계기라고. 당시 과테말라의 주요 산업은 남염과 코치닐염등 천연염료였으나, 합성염료의 발명으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커피산업이 1위로 올라서게 된다. 1880년대에는 과테말라 수출품의 90%를 커피가 차지했다고 할 정도라고 한다.

아시아의 국가 중에서는, 현재 미국에 이어 일본이 과테말라산 커피 수입국의 세계 2위이며, 총 수출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에 있어 과테말라의 커피는 친근한 존재이며, 반대로 과테말라에 있어서 일본은 중요한 수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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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와 빈곤

과테말라의 커피 생산은 코스타리카, 파나마와 함께 발전하고 있고, 대대로 이어지는 대규모 농장의 오너들은 잘사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세계 스페셜티 커피 시장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고, 프라이빗 옥션을 개최하는 농원도 존재할 정도라고 한다. 한편, 과테말라의 빈곤율은 50%가 넘고, 농촌으로 한정하면 70%를 더 넘는다고 한다. 그런 빈곤층이 대부분인 단기 노동자에게 스페셜티 커피의 수확자는 매우 벌이가 좋은 일로 여겨지지만, 그 근로 환경에는 많은 문제가 남아 있다.

어느 안티구아의 대농원을 방문했을 때 잊을 수 없는 광경을 보았다. 생산자 소유의 게스트하우스로 초대를 받아 점심을 대접받았는데, 그 집은 미국풍의 손님용 집이었고, 식사는 몇몇 하인이 서빙했다. 그 후, 사륜 구동의 고급차를 타고 커피 농장으로 안내를 받았다. 거기서 본 것은, 먼지투성이가 되어 일하는 많은 단기 노동자들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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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단기 노동자들은 수확자들이었다. 이들은 커피체리를 한 알씩 손으로 따낸 뒤, 잘 익은 체리만을 선별해 봉지에 담는다. 그리고 그 무게에 따라 임금이 지급받는다. 커피를 수확하는 시기는 1년에 한 번 밖에 없어서, 이들은 커피 시즌이 끝나면 이곳을 떠나 사탕수수 수확 등 다른 농작물을 수확하는 농장으로 떠난다.

잠시 자리에 있자, 그곳에는 아이들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들은 그 근처에서 어른들의 작업을 보고 있거나, 주위를 뛰어다니고 있었다. 커피 농장의 급경사면에 있는 이 작업장은 대형 트럭이 지나다녀 모래 먼지가 날리고 있기에, 어린이들에게 안전한 장소라고는 말하기 어려운 곳이었다. 하지만 먼지를 뒤집어쓰면서도 아이들은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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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들은 이 광경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저희들은 이런 근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우선 수확자들에게 아이들을 누군가에게 맡기고 일하러 와 달라고 부탁했어요. 하지만 그들은 가족을 갈라놓을 거냐며 저희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어요. 그 다음, 저희는 아이들을 맡길 보육원이나 학교를 설립하고, 일하는 시간에는 그곳에 아이를 맡겨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모르는 사람에게 아이를 맡기는 게 걱정스럽다며 그것도 들어주지 않았지요. 저희는 같은 과테말라 사람이지만 말하는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죠. 소통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단기 수확자에게 자녀의 안전과 교육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을 강제해야 할까. 자녀교육이 빈곤에서 벗어나는 열쇠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가족은 함께 지내는 것이 당연하다는 그들의 문화를 무시하는 것 또한 옳다고만 할 수 없다. 학교를 세우고, 기부를 한다고 해서 반드시 커피 생산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생활이 좋아지지는 않는다. 과테말라는 그런 현실을 목격하게 해주었다. 커피 생산국의 성지에도 빛과 그림자가 있는 것이다.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통해 생산자와 직접 소통한다면, 커피 생산지의 진실에 접근할 수 있다. 그래야만 비로소 우리는 문제의 근본을 깊이 이해하고 해결에 기여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것은 커피의 지속 가능성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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